KAIST, 세계 최초 단일 세포 ‘트라이모달 멀티오믹스’ 개발

김지현 기자 (kjh@dailian.co.kr)

입력 2026.03.04 09:18  수정 2026.03.04 09:18

유전자 발현·후성유전·게놈 3차 동시 분석

치매·암 등 질병 원인 입체 규명

AI 기반 160만개 뇌세포 분석 성공

세포당 ‘50원’ 초저비용 구현

초정밀 단일세포 분자지도.ⓒKAIST

국내 연구진이 구글어스로 지구를 확대하듯, 세포 속 유전 설계도를 입체적으로 동시에 해독하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구현했다. 암과 치매, 파킨슨병 등 복잡 질환 연구의 판을 바꿀 성과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생명과학과 정인경 교수 연구팀이 미국 듀크대학교 야루이 디아오 교수팀과 공동연구를 통해 단일 세포에서 유전자 발현(전사체), 후성유전체, 게놈 3차 구조를 동시에 분석하는 세계 최초의 초정밀 분자지도 해독 기술 ‘scHiCAR’를 개발했다고 4일 밝혔다.


세포의 상태를 결정하는 핵심은 결국 유전자의 작동 방식이다. 유전자는 단순히 켜지고 꺼지는 스위치가 아니다.


어떤 유전자가 실제로 작동하는지, 왜 작동하는지, 어떤 공간 구조 속에서 작동하는지가 함께 맞물려 세포의 운명을 결정한다.


기존 기술은 이 정보를 각각 다른 세포에서 따로 얻은 뒤 사후에 맞춰야 했기 때문에, 미세한 변화가 왜곡되거나 누락될 수 있었다.


연구팀은 전사체, 후성유전체, 3차 게놈 구조 등 이 세 가지 유전 정보를 단일 세포에서 동시에 분석하는 통합 정밀 분석 기술인 ‘트라이모달 멀티오믹스’ 기술을 구현했다.


여기에 인공지능(AI) 분석을 접목해 정확도와 재현성을 크게 높였다. 그 결과 세포 내부의 유전 정보를 한 장의 입체 지도처럼 읽어내는 통합 분석 플랫폼을 완성했다.


특히 세포 하나당 분석 비용을 약 0.04달러(한화 약 50원) 수준으로 낮추는 데 성공했다.


이를 통해 생쥐 뇌 조직 내 160만 개 세포에 대한 고해상도 분자지도를 구축했다.


이는 질병 유전자가 언제, 어디서, 어떤 구조 속에서 켜지고 꺼지는지를 세포 단위에서 정밀하게 규명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연구팀은 해당 기술을 뇌 조직과 근육 재생 과정에 적용해 22개 주요 세포 유형의 서로 다른 유전자 작동 원리를 밝혀냈다.


특히 근육 줄기세포가 재생되는 과정에서 유전자의 입체 구조가 동적으로 변화하며 세포 운명을 결정하는 과정을 단일 세포 수준에서 실시간으로 추적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노화 및 난치 질환 치료 전략 개발의 핵심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정인경 교수는 “이번 연구는 세포를 관찰하는 수준을 넘어 세포 내부 유전체 설계도를 정밀하게 읽고 제어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며 “파킨슨병과 암 등 복잡 질환의 발생 기전을 밝히고 환자 맞춤형 신약 타깃을 발굴하는 데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바이오테크놀로지’에 지난달 19일 자로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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