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TF 출범에 업계 줄줄이 소집…전방위 압박
인건비·물류비 상승에 중동 사태까지 맞물려 부담↑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소비자들이 장을 보고 있다.ⓒ뉴시스
국내 식품업계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고환율 기조가 장기화하고 인건비·물류비 등 제반 비용이 상승하면서 수익성 방어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여기에 최근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의 무력 충돌로 국제 정세 불확실성까지 확대되면서 원자재, 에너지, 물류비 가격 변동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담합·독과점 구조와 유통 단계의 불합리한 관행을 전면 점검하기 위해 태스크포스(TF)를 공식 출범시키고, 식품업체와 잇달아 물가 점검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4일 CJ제일제당, 대상, 오뚜기 등 식용유 업체들과 비공개회의를 진행한 데 이어 5일에는 농심, 삼양식품 등 라면 업체들과 회의를 진행했다.
농식품부가 식품업체와 회동을 갖는 것은 담합 조사를 받은 제분·제당 업체들이 지난달 밀가루와 설탕 가격을 인하한 이후 처음이다.
앞서 공정거래위원회는 교촌에프앤비, 다이닝브랜즈그룹, 롯데GRS 등 직영·가맹점 사업을 운영하는 7개 외식기업과 ‘가격인상 등 정보제공 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이재명 대통령 역시 “설탕값이 내렸는데 소비자들이 혜택을 보지 못하면 안 된다”, “고급이라는 이유로 바가지를 씌우는 것을 그만하고 가격 낮은 표준 생리대로 살 기회를 줘야 한다” 등 연일 물가 안정과 관련한 메시지를 내놓고 있다.
식품업계는 제품별 원가 구조에 차이가 있는 데다 내수 침체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인건비·물류비·에너지 비용 등 제반 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가격 인하 여력이 충분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특히 일부 품목의 경우 밀가루·식용유·설탕 등 1차 원재료가 제품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아 해당 가격이 하락하더라도 최종 판매가 인하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업계는 여전히 높은 기타 원재료 가격과 물류비, 인건비 등이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여기에다 중동 사태로 국제유가와 물류비 상승에 대한 불확실성까지 커지고 있다. 전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되면서 유가 급등과 환율 상승 가능성도 현실화되고 있다.
국제유가 상승 흐름이 이어질 경우 그 여파는 해상·항공 운송비 전반으로 번질 가능성이 크다. 이는 해외에서 들여오는 농산물과 가공식품 등의 조달 비용을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하며, 환율까지 오르면 원화 기준 수입단가 상승 압력은 더욱 커진다.
특히 수입 의존도가 높은 제분업계는 구조적으로 외부 변수에 민감하다. 최근 담합 조사와 공정거래위원회의 가격 인하 요구 이후 수익성 방어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유가와 환율 변수까지 겹치며 경영 부담이 한층 가중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제 정세 불확실성이 장기화될 경우 유가와 환율 변동성이 커지면서 비용 부담이 상당해질 수 있다”며 “정부의 일률적인 가격 인하 요구보다는 기업들이 인하 여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세제·물류비 지원 등 보완책도 함께 논의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이 일정 수준의 수익성을 유지해야 투자와 고용도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지속 가능한 정책 접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0
0
기사 공유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