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요양시설 문턱…보험사 추가 진입 가로막는 ‘제도적 칸막이’ [기자수첩-금융]

김민환 기자 (kol1282@dailian.co.kr)

입력 2026.03.06 07:04  수정 2026.03.06 07:04

고령 인구 1000만 시대…요양 인프라 부족 현실

민간 역할 필요성 커지지만, 보험사 참여 확대는 제한적

초고령사회에 접어들면서 요양시설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지만 공급 확대 속도는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KB라이프

초고령사회에 접어들면서 요양시설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지만 공급 확대 속도는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보험사들이 요양사업에 일부 진출했지만 제도적 제약으로 다른 보험사의 추가 참여는 여전히 제한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의 20%를 넘어서며 우리나라는 이미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고령 인구가 1000만명을 넘어선 가운데 1인 가구 증가 흐름 속에서 70대 이상 고령 1인 세대 비중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돌봄 수요가 구조적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는 인구 구조다.


실제 돌봄 수요와 공급 간 격차도 점차 커지고 있다. 케어닥이 발표한 ‘2025년 노인돌봄공백지수’에 따르면 노인 돌봄 공백 수준을 나타내는 지수는 197로 집계돼 2008년 대비 약 두 배 수준으로 확대됐다.


노인 돌봄과 주거를 함께 제공하는 시설의 입소 가능 정원도 전체 노인의 약 2.7% 수준에 그쳐 상당수 고령층이 입소 대기나 자택 돌봄에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요양시설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민간 영역의 역할도 자연스럽게 주목받고 있다.


특히 보험사는 장기 자본을 기반으로 시설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간병·치매 보험의 현물 서비스나 연금 상품과 연계한 실버 케어 모델을 구축할 수 있어 요양 산업의 핵심 참여자로 거론돼 왔다.


금융지주 계열 생명보험사들은 이미 요양사업에 진출해 시설을 운영하고 있으며 삼성생명도 관련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늘어나는 고령 인구를 고려하면 현재 수준만으로는 요양시설 공급이 충분하다고 보기 어렵다는 시각이 많다.


이러한 공급 확대의 걸림돌로는 제도적 제약이 꼽힌다.


현행 노인복지법 시행규칙에 따르면 일정 규모 이상의 노인의료복지시설을 설치하려면 사업자가 토지와 건물을 직접 소유해야 한다.


안정적인 시설 운영을 위한 취지지만 현실에서는 막대한 초기 투자 부담으로 이어진다는 지적이 많다.


특히 부지 가격이 높은 수도권에서는 사업성이 크게 떨어지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시설을 운영하더라도 수익 구조는 제한적이다. 장기요양보험 체계에서 인정되는 비급여 항목이 제한돼 있어 서비스 차별화를 통한 수익 확보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자금 조달 구조는 금융지주 계열 보험사들에게는 또 다른 제약 요인이다.


현행 금융지주회사법은 특정 계열사의 부실이 그룹 전체로 전이되는 것을 막기 위해 자회사 간 신용공여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은행을 계열사로 둔 금융지주 소속 보험사들은 요양시설 건립 과정에서 같은 그룹 내 은행으로부터 대규모 자금을 빌리거나 보증 지원을 받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결국 이미 시장에 진출한 금융지주 계열사들조차 추가 시설 확충을 위해서는 외부 차입이나 자체 자금에만 의존해야 하는 구조적 한계에 부딪혀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초고령사회 대응은 더 이상 먼 미래의 과제가 아니다.


늘어나는 돌봄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서는 공공 인프라 확대와 함께 민간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제도적 환경을 마련하는 고민도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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