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사 회장의 선임과정에서 체계적 검증이 필요한 시점

데스크 (desk@dailian.co.kr)

입력 2026.03.11 08:11  수정 2026.03.11 08:11

금융지주사 회장 선임과정서 검증 미흡이 국민경제적 손실로 귀결

JP모건 체이스 등 선진국 금융사의 철저한 인사 검증 체계 참조해야

다단계 검증, 독립 평가위원회 등의 도입 시급

2026 WBC(월드 베이스볼 클래식)에서 한국 야구 대표팀은 17년 만에 8강 진출의 쾌거를 이뤘다. 경기 마지막까지 투혼을 불사르는 선수들의 모습에 많은 국민들이 감동의 순간을 경험했다.


하지만, 최선을 다한 선수들의 모습과 달리 감독의 잦은 판단 착오와 실수로 인해 어려운 경기를 했다는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특히 일본전 7회말 투수 교체, 그리고 대만전 후반 무리한 선수 교체가 패배로 직결됐기 때문이다. 자칫 지난 2023 WBC 대만전에서 감독의 투수교체 지연으로 참패한 사례를 그대로 재현하는 듯 했다.


다행히 선수들의 투혼과 열정으로 극적인 8강 진출을 이루어내면서 감독의 실수가 묻혔지만, 과연 감독 선임이 적합했는지 여부는 야구팬들 사이에서 아직도 논란이다.


스포츠에서 감독의 한 순간 선택이 국가적 자존심을 좌우하듯, 국내 금융지주 회장의 선임도 금융기업의 운명을 결정짓는다.


이번 대표팀 감독의 경험 및 역량 부족이 초래한 문제점을 반면교사로 삼아, 국내 금융지주사 회장 선임과정에서의 체계적 인사 검증을 한층 강화해야 한다.


부적합한 금융지주 회장의 선임은 경제적 재앙을 초래한다. 국내 금융지주사는 지배 구조상 주주총회와 이사회가 회장을 뽑지만, '낙하산' 인사와 정치적 로비가 만연하는 등 문제점이 많다.


금융 분야의 전문성이 떨어지는 회장에게 지주사 전략을 맡기는 우를 더 이상 범해서는 안 된다.


2020년대 초, 모 금융지주사는 비금융 출신 '낙하산' 회장을 선임했지만, 대기업 임원 출신인 회장은 핀테크와 AI 뱅킹의 물결을 전혀 예측하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디지털 전환 프로젝트를 지연시켰고, 시장 점유율을 뺏겨 금융 그룹 전체 순이익이 급감했다. 이는 전문성이 결여된 부적합한 '인맥 선임'으로 인해 주주 가치 훼손과 예금자 불안을 키운 전형적 사례다.


미국 JP모건체이스는 CEO 선임에서 이사회의 'CEO 벤치마킹 위원회'를 통해 6개월간 성과, 리더십, 위기 대응 능력을 다각도로 평가한다.


내부 임원·외부 전문가·주주 피드백을 종합하며, 최소 15년 금융 경력과 글로벌 M&A 성공 사례를 필수 기준으로 삼는다.


이로써 JP모건체이스는 2008년 금융위기 극복과 디지털 투자로 높은 수준의 ROE(자기자본이익률)를 창출하는 등 안정적 경영성과를 창출할 수 있었다.


영국 HSBC는 CEO 선임 과정에서 '준법 경영 지침(code of conduct)'을 토대로 윤리성과 풍부한 경험을 철저히 심사한다.


2025년 신임 회장 선출 시에도 아시아 시장에서 15년 이상의 실무 경력을 지닌 인재만 후보로 검토했으며, 정치적 로비나 인맥 중심 인사를 원천 차단했다.


이러한 체계적 접근은 아시아 지역 매출 30% 성장을 이끌었고, 글로벌 금융위기 속에서도 안정적 경영성과를 유지한 원동력이 됐다.


국내 금융지주사 회장도 철저한 인사 검증을 위해 다단계 후보 검증 프로세스 도입이 필요하다. 글로벌 인재 데이터베이스 확보를 통해 내부 낙하산 인사를 최소화하고, 최소 6개월간의 시범적 경영 평가 기간을 마련해 리더십을 테스트해야 한다.


다음으로 금융위기나 규제 변화를 시나리오별로 검증함으로써 회장의 위기 대응 능력을 미리 확인할 필요도 있다.


이러한 과정은 경험 부족한 초보 리더의 선임 리스크를 줄일 수 있으며, JP모건체이스의 벤치마킹 위원회 모델을 참고할 만하다.


다음으로 회장 선임을 위한 독립 평가위원회를 신설하고, 위원회에 주주, 외부 전문가를 포함시킨다.


회장의 연임 시에는 재임 3년간의 성과 보고서를 의무 공개하고, 주총 전 공청회를 통해 이해관계자 의견을 수렴한다.


HSBC의 '준법 경영 지침'처럼 정치적 로비를 배제하는 규정을 법제화하면 신뢰성을 높일 수 있다.


회장 보상 체계를 연임·성과에 연계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회장의 성과평가가 장기 주주 가치와 연동되도록 설계하고, 실패 시 퇴임 의무 조항을 도입한다.


금융당국(금융위원회)이 주도하는 법제화로 지주사별 인사 규정을 표준화하고, 매년 감사 결과를 공개 의무화한다.


결론적으로 국내 금융지주사의 회장 선임은 더 이상 인맥이나 정치적 영향력에 좌우되어서는 안 된다.


JP모건체이스와 HSBC처럼 전문성과 윤리성을 기반으로 한 다단계 검증 절차, 독립 평가위원회, 성과 연계형 보상체계가 도입돼야 한다.


체계적이고 투명한 인사 검증 시스템이 정착될 때 비로소 금융지주사는 안정적 경영과 주주 신뢰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글/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jyseo@smu.ac.kr/rmjise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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