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유출 우려에 삼성·LG도 보안 전면 배치
로보락 점유율 50% 돌파·신제품 10일 매출 280억
로보락 신제품 S10 맥스V 울트라.ⓒ로보락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이 연매출 1조원 돌파를 눈앞에 두면서 가전업계의 대표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다만 경쟁의 키워드가 흡입력과 물걸레 성능에서 보안과 서비스로 옮겨가는 와중에도, 시장 주도권은 아직 중국 업체들이 쥐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약 8500억원 규모였던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은 올해 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2023년 약 4300억원 수준과 비교하면 2년 만에 두 배 이상 커진 셈이다. 성장을 이끈 것은 흡입과 물걸레를 결합하고, 세척·건조·먼지 비움까지 자동화한 200만원 안팎의 프리미엄 제품군이다.
이 시장은 사실상 중국 업체들이 키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22년까지만 해도 로보락 등 중국 브랜드가 올인원 제품을 앞세워 국내 시장의 80%가량을 점유했다. 당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먼지 흡입과 비움 중심 제품에 머물며 존재감이 제한적이었으나 최근 들어 '보안'을 중심으로 판도가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
로봇청소기가 집 안 구조와 생활 패턴을 인식하는 AI 가전으로 진화하면서, 데이터 유출과 해킹 우려가 구매 판단의 핵심 요소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이에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보안 체계를 전면에 내세운 신제품으로 반격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2026년형 '비스포크 AI 스팀'에 녹스(Knox) 기반 보안과 IoT 보안 인증을 강조했고, LG전자도 로보킹 AI 올인원 제품군에 자체 보안 체계와 서버 전송 데이터 암호화 등을 내세우고 있다.
ⓒ삼성전자
다만 그럼에도 여전히 해당 시장은 중국 업체들이 장악 중이다. 로보락은 지난해 국내 판매액 기준 점유율이 50%를 넘어섰고, 2022년 이후 4년 연속 1위를 기록 중이라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20~30% 수준, LG전자가 10%대 수준까지 따라붙은 것으로 보지만, 여전히 선두와의 격차는 적지 않다는 평가다.
눈에 띄는 대목은 중국 업체들도 한국 소비자 눈높이에 맞춰 '보안'을 전면에 내세우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로보락은 지난달 공개한 플래그십 'S10 맥스V 울트라'에 대해 UL솔루션즈의 IoT 보안 평가 최고 등급인 '다이아몬드'를 받았다고 강조했다. 한국 시장에서 제기된 개인정보 우려를 의식해 공식 홈페이지에 '트러스트 센터'를 열고, 3월부터 출장 A/S를 시작하는 등 서비스 체계도 손질하고 있다.
실제 판매 성적도 여전히 강했다. 로보락은 S10 맥스V 울트라가 출시 10일 만에 누적 매출 28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작 초기 판매보다 약 30% 높은 수준이다. 보안 이슈가 소비자 화두로 부상했지만, 브랜드 인지도와 제품 완성도, 서비스 확대가 결합되며 중국 1위 업체의 우위가 쉽게 흔들리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결국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은 단순한 청소가전 경쟁을 넘어, "누가 더 안전하게 집 안 데이터를 다루고 사후서비스까지 책임질 수 있느냐"를 겨루는 단계로 넘어갔다는 분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로선 보안이 새로운 경쟁 변수로 떠올랐는데, 다만 아직까지 시장 지배력 자체를 곧바로 바꿀 정도의 결정타가 되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로봇청소기가 앞으로 스마트홈의 핵심 단말로 자리 잡을수록 이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청소 성능만이 아니라 공간 인식, 다른 가전과의 연결, 개인정보 보호와 A/S까지 함께 평가받는 제품이 된 만큼, 국내 업체들의 추격이 이어지더라도 당분간은 중국 업체들의 강세가 쉽게 꺾이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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