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파트너로 韓 낙점한 일라이 릴리…삼성까지 이어지는 '릴리 효과'

이소영 기자 (sy@dailian.co.kr)

입력 2026.03.11 14:22  수정 2026.03.11 14:27

릴리, 韓 바이오 산업 육성에 7500억원 투자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송도에 LGL 국내 거점 설립

비만약 협력도 강화…1위 빅파마의 전략적 파트너

일라이 릴리 관련 이미지. AI 이미지

글로벌 제약사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일라이 릴리가 한국을 차세대 바이오 산업의 전략적 요충지로 낙점하고 75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한다. 기술수출 계약을 넘어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국내 대기업과 협업해 ‘릴리발 K-바이오 생태계’를 직접 이식한다는 점에서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일라이 릴리는 최근 보건복지부와 ‘대한민국 제약·바이오 산업 발전 및 국민 건강 증진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번 MOU는 정부의 ‘K-바이오 글로벌 5대 강국 도약’ 비전과 릴리의 ‘혁신 의약품 신속 공급’ 목표가 맞물려 성사됐다. 릴리는 올해부터 2030년까지 총 5억 달러(약 7500억원)를 국내에 투자해 혁신 생태계 강화와 임상 유치 확대, 연구 환경 조성 등에 힘을 쏟을 계획이다.


릴리의 투자 계획 중 가장 파괴력 있는 대목은 국내 대표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인 삼성바이오로직스와의 ‘초밀착’ 오픈 이노베이션 동맹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10일 릴리와 파트너십을 맺고 글로벌 바이오 벤처 육성 플랫폼인 ‘릴리 게이트웨이 랩스(LGL)’ 국내 거점을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설립하기로 확정했다고 밝혔다. LGL이 미국 이외의 지역에 거점을 마련하는 것은 중국에 이어 한국이 두 번째다.


LGL은 2019년 릴리가 우수 바이오텍을 발굴하기 위해 출범시킨 프로그램으로, 단순한 실험 공간 제공을 넘어 직접 투자와 멘토링, 글로벌 네트워크 연결까지 지원하며 유망 바이오텍의 성장 전주기를 이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27년 준공 예정인 송도 제2바이오캠퍼스 내 ‘C랩 아웃사이드’에 LGL을 유치하고, 릴리와 공동으로 30여개의 입주사를 선발해 육성할 방침이다. 이는 삼성의 인프라와 릴리의 R&D 노하우가 결합해 국내 바이오 벤처를 글로벌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거대한 인큐베이팅 허브가 송도에 들어서는 것이다.


릴리가 두각을 드러내는 비만 치료제 생산 분야에서는 SK팜테코와의 협력이 핵심 축을 담당한다. 릴리는 SK팜테코를 통해 현재 주 1회 투여 제형에서 진화한 ‘월 1회 투여’ 방식의 차세대 비만 치료제 임상 시료 생산을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글로벌 빅파마의 행보는 국내 바이오텍들의 가치 재평가로도 이어지고 있다. 특히 릴리가 주목하는 장기지속형 주사제 기술을 보유한 펩트론 등 관련 종목들이 ‘릴리 효과’의 직접적인 수혜주로 부각되며 주가가 연일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펩트론 주가는 이날 오후 1시 50분 기준 전일 종가 대비 9.52% 오른 31만6500원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릴리의 이번 행보가 한국 바이오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꿀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과거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글로벌 빅파마의 주문을 받아 의약품을 만드는 생산 기지에 머물거나, 신약 후보물질 수출을 통해 계약금과 로열티를 챙기는 수준에 그쳤다면 이제는 공동 연구와 벤처 육성을 함께하는 ‘전략적 파트너’로 체급을 확장했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번 협약은 대한민국 제약·바이오 산업의 혁신 역량을 강화하고 국내 유망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가속화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 또한 “이번 릴리와의 협력은 글로벌 빅파마의 우수한 오픈 이노베이션 역량을 통해 국내 유망 바이오텍에 성장의 밑거름을 제공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유기적 상생 협력 모델의 확산을 통해 K-바이오의 지속 가능한 성장 모멘텀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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