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이사회서 황상연 대표 내정, 박재현 연임 불발
신동국, 송영숙 법정 공방 지속…본사선 피켓 시위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12일 이사회를 마치고 서울 송파구 한미약품 본사를 나서고 있다. ⓒ데일리안 이소영 기자
한미약품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가 12일 이사회를 열고 한미약품의 인적 쇄신을 공식화했다. 한미사이언스가 임기가 만료된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이사의 연임을 무산시키고, 황상연 HB인베스트먼트 PE 부문 대표를 새로운 한미약품 대표 후보로 내세웠다. 사실상 한미사이언스 최대주주인 신동국 회장 중심의 경영 체제로 재편된 것이다.
이날 한미사이언스와 한미약품은 서울 송파구 한미약품 본사에서 이사회를 열고 차기 이사 선임 안건을 논의했다.
현재 한미약품 이사회 구성원 10명 중 5명의 임기가 만료되는 가운데 ▲박재현 대표 ▲박명희 사내이사 ▲윤영각 사외이사 ▲윤도흠 사외이사 등 주요 이사진 대부분의 교체가 결정됐다. 임기 만료 대상자 중 연임이 결정된 인사는 ▲김태윤 감사위원장이 유일하다.
한미사이언스는 황상연 대표 외에 ▲김나영 한미약품 신제품개발본부장 ▲채이배 전 국회의원 ▲한태준 겐트대 글로벌캠퍼스 총장을 신규 이사로 선임키로 했다.
핵심은 박재현 대표의 연임 불발과 황상연 대표의 영입이다. 한미약품 전문경영인인 박재현 대표와 신동국 회장 사이의 갈등이 본격화 된 가운데 신 회장 측 인물이 차기 대표로 결정된 것이다. 이에 대주주 양측이 인적 쇄신 방향에 대해 일정 부분 합의를 이뤘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그간 박재현 대표는 신동국 회장의 경영 간섭과 성추행 가해 임원 비호 논란을 정면으로 비판하며 대립각을 세워왔다. 특히 주력 제품인 ‘로수젯’의 원료를 검증되지 않은 중국산으로 대체하려 했다는 의혹을 폭로하며 대주주 측과 충돌했다.
하지만 한미약품 지분 41.42%를 보유한 한미사이언스가 이사회에서 황상연 대표를 최종 선택함에 따라 박재현 대표 체제도 변화를 맞이하게 됐다. 2023년 박재현 대표가 취임한 이후 3년 만이다.
오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황 대표 선임이 확정되면 한미약품은 창사 이래 외부 인사를 첫 대표로 선임한 사례가 된다. 새 대표로 내정된 황 대표는 LG화학 연구원을 거쳐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과 종근당홀딩스 대표를 지낸 인물로, 사실상 신동국 회장 측의 신임을 받는 인사로 분류된다.
한미약품 임직원들이 12일 서울 송파구 한미약품 본사에서 신동국 회장의 경영 개입을 반대하는 피켓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데일리안 이소영 기자
이날 이사회와 맞물려 대주주 간의 법적 공방도 본격화됐다. 서울중앙지법은 송영숙 회장 등이 신동국 회장을 상대로 제기한 600억원 규모의 위약벌 청구 소송 첫 변론기일을 5월로 연기했다. 송 회장 측은 신 회장이 4자 연합의 결의 사항인 시니어 케어 사업 추진을 일방적으로 번복하고 지분을 담보로 교환사채를 발행하는 등 주주 간 계약을 위반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법정에서 원고 측 대리인은 신 회장의 행위를 ‘상도덕에 어긋나는 계약 위반’으로 규정하며 비판을 이어갔다. 특히 경영진 인사를 둘러싼 갈등이 소송전으로 번지면서 2029년까지로 예정됐던 4자 연합은 사실상 와해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다.
경영진 교체가 이뤄지면서 오는 정기 주주총회는 새로운 이사진 체제에 대한 주주들의 최종 판단을 확인하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한편, 이날 한미약품 본사에서는 신동국 회장의 경영권 개입에 반발하는 임직원들의 집회가 진행되는 등 갈등 상황이 지속되면서 신 회장 주도로 재편되는 경영진에게는 내부 갈등을 어떻게 추수를 수 있을지도 큰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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