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휘발유 1724원 상한 설정…30년 만에 석유 최고가격제 도입

김성웅 기자 (woong@dailian.co.kr)

입력 2026.03.12 19:56  수정 2026.03.12 19:57

12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 게시된 유가 정보. ⓒ뉴시스

중동 전쟁으로 국제유가가 급등하자 정부가 1997년 유가 자유화 이후 30년 만에 석유 최고가격제를 도입해 13일 0시부터 시행한다.


산업통상부는 12일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주재로 열린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장관 태스크포스(TF)’ 회의에서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 계획을 발표했다.


최고가격 상한은 보통휘발유 리터당 1724원, 자동차용 경유 1713원, 실내 등유 1320원이다.


도서 지역은 운송비를 고려해 5% 범위 내에서 별도 가격을 적용한다. 도서 지역 상한은 보통휘발유 1743원, 자동차용 경유 1732원, 실내 등유 1339원이다. 고급휘발유는 선택적 소비재라는 점을 고려해 적용 대상에서 제외했다.


최고가격 산정 방식은 ‘기준가격×변동률+제세금’이다. 기준가격은 중동 사태 이전 평시에 형성된 정유사의 주간 단위 세전 공급가격을 적용한다.


변동률은 싱가포르 석유제품 가격(MOPS) 변동 비율을 반영하되, 정부는 최근 급등한 MOPS보다 낮은 변동률을 적용할 계획이다.


여기에 교통·에너지·환경세, 개별소비세, 부가가치세 등 제세금을 더해 최종 가격을 정한다. 최고가격은 유가 반영 시차 등을 고려해 2주 단위로 재설정한다.


최고가격제는 정유사가 주유소에 공급하는 도매가격에만 적용된다. 주유소 판매가격에는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지역별 임대료 차이와 경영전략·운영방식 등이 달라 전국 1만 300여 개 주유소를 일률적으로 규제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대신 정부는 가격 상승이 과도하거나 매점매석이 의심되는 주유소를 공표하고, 담합·품질·세무 등 범부처 조사를 통해 위법 사항이 적발되면 과태료·영업정지 등으로 엄정 대응할 방침이다.


국내 공급 물량이 해외로 빠져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 수출도 제한한다. 수출 물량은 원칙적으로 전년 같은 기간 수준으로 제한한다.


매점매석 금지 고시도 13일부터 5월 12일까지 시행하며 필요 시 연장한다. 정유사는 휘발유·경유·등유 월간 반출량을 전년 같은 기간의 90% 이상으로 유지해야 한다. 위반 시 물가안정법상 시정명령과 함께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최고가격제 시행으로 발생하는 정유사 손실은 재정으로 분기별 보전한다. 정유사가 손실액을 자체 산정해 공인회계법인 검증을 거쳐 정산을 요청하면 정부는 ‘최고가격 정산위원회’ 심의를 거쳐 손실액을 검증하고 정산한다. 자영업자, 농민 등 에너지 취약계층에 대해서는 에너지바우처 등을 통한 별도 지원도 검토한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가격 상승폭이 과도하거나 매점매석이 의심되는 주유소에는 공표, 조사, 법적 대응으로 이어지는 신속하고 엄정한 관리체계를 운영할 것”이라며 “에너지 취약계층에 대한 추가 지원도 신속히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국내 석유 가격이 안정세로 접어들었다고 판단하면 최고가격제를 해제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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