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억 비만 인구 잡아라"…일라이 릴리, 中 먹는 비만약 생산에 4조원 투입

이소영 기자 (sy@dailian.co.kr)

입력 2026.03.15 06:00  수정 2026.03.15 06:00

경구용 비만 치료제 '오포글리프론' 현지 생산 체계 구축

향후 10년간 총 30억 달러 투입…생산 규모 점진적 확장

중국 비만 관련 이미지. AI 이미지

일라이 릴리가 중국 시장 공략을 위해 역대급 투자에 나선다. 일라이 릴리는 차세대 경구용 비만 치료제로 주목 받는 ‘오르포글리프론’의 현지 생산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향후 10년간 총 30억 달러(약 4조4000억원)를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15일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일라이 릴리는 최근 공식 위챗 계정을 통해 중국 내 공급망 역량을 전면 확장하고 경구 고형제 생산 및 공급 시스템을 확립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번 투자의 핵심은 최초의 등록 경구용 소분자 GLP-1 수용체 작용제인 오르포글리프론의 생산 능력을 확보하는 데 있다.


릴리는 이번 투자를 ‘내부 확장’과 ‘외부 협력’의 투트랙 전략으로 추진한다. 우선 기존 쑤저우 공장의 기술력과 인재를 활용해 인크레틴 주사제 생산 능력을 계속 확대하는 한편, 베이징에 경구 고형제 생산 라인을 추가해 혁신 의약품의 현지 제조를 촉진한다.


외부적으로는 현지 파트너사와의 협력을 강화한다. 그 일환으로 릴리는 중국의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인 파마론 케미컬에 2억 달러(약 3000억원)를 투자하는 전략적 협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기술 역량 강화를 지원하고 향후 개발 단계에 따라 생산 규모를 점진적으로 키워나갈 방침이다.


릴리가 이처럼 천문학적인 금액을 투입하는 배경에는 중국의 거대한 만성질환 시장이 있다. 현재 중국 내 제2형 당뇨병 환자는 약 1억4800만명, 과체중 및 비만 인구는 5억명 이상으로 추산된다. 릴리 측은 중국 정부의 ‘국가 체중 관리의 해’ 정책과 만성질환 예방 전략에 부합하도록 혁신 신약의 공급 속도를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릴리는 최근 수년간 중국 시장에 공을 들여왔다. 2024년부터 2025년 사이 쑤저우 공장 확장에 2억 달러를 투자하고 중국 의료혁신센터를 설립했으며, 베이징과 상하이에 ‘릴리 게이트웨이 랩스(LGL)’를 세워 바이오 스타트업의 임상 전환을 지원했다. 이번 발표를 포함하면 릴리의 대중국 총 투자액은 약 60억 달러(약 9조원)에 육박한다.


릴리는 “혁신적인 의약품이 환자에게 더 빠르게 도달할 수 있도록 지역 공급 능력을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있다”고 밝히는 동시에 면책 조항을 통해 “오르포글리프론은 아직 중국에서 승인되지 않은 임상 약물로, 승인되지 않은 약물이나 적응증에 대한 사용을 권장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한편, 기대를 모으고 있는 오르포글리프론은 오는 4월 10일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중국에서는 2025년 말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에 시판 허가 신청을 완료했으며, 현재 약 40개국에서 규제 당국의 심사 절차를 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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