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 하락-하남 상승…경기 토허제 지역, 실수요 따라 ‘희비’

이수현 기자 (jwdo95@dailian.co.kr)

입력 2026.03.16 06:00  수정 2026.03.16 06:01

대출 부담 적은 중저가 주택 관심↑vs 고가 주택은 가격 약세

“보유세 등 정책 불확실성…‘갭 메우기’ 시장 지속”

과천시 과천역 인근 아파트 모습. ⓒ연합뉴스

경기도 내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역인 과천과 하남 주택 시장이 상반된 흐름을 보이고 있다. 15억원 이하 중저가 주택이 많은 하남은 집값 상승폭이 커지는 가운데 고가 주택이 많은 과천은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


실수요자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고 정부가 초고가 주택 대상 보유세 강화 등을 예고한 점이 원인으로 꼽히는데 향후 추이가 주목된다.


16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3월 2주(9일 기준) 주간 아파트가격동향에 따르면 하남 아파트값 상승률은 0.43%를 기록해 4주 연속 상승 폭을 키웠다. 지난해 10월 넷째 주(27일 기준) 기록했던 0.57% 이후 가장 높은 주간 상승률이다.


KB부동산이 조사한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지수에서도 하남 아파트값은 지난주보다 0.725% 상승하며 오름폭을 키웠다. 광명(0.912%)과 안양 동안구(0.861%)에 이어 경기 아파트값 상승률 3위 기록이다.


그와 달리 과천 아파트값은 약세가 이어졌다. 한국부동산원 통계 기준으로는 직전 주 대비 0.05% 하락하며 4주 연속 내림세를 나타냈다. KB부동산 조사에서도 0.145%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하남과 과천은 지난해 정부의 10·15대책에 따라 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됐다. 이들 지역 내 아파트를 매수하려면 자금조달계획서를 제출해야 하고 청약 당첨자는 3년 실거주 의무에 묶인다. 또 무주택자 담보인정비율(LTV)은 70%에서 40%로 줄었다.


그럼에도 두 지역의 가격 흐름은 상반된다. 과천은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와 함께 가격 약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하남은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두 지역 주택 가격대가 다른 점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실수요자가 진입할 수 있는 가격대라면 수요가 몰리며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지만 투자 수요가 많은 고가 주택은 일부 가격 조정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정부는 지난해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최대 한도를 6억원으로 제한했다. 또 가격대에 따라 15억원 초과 25억원 이하 주택은 4억원, 25억원 초과 주택은 2억원만 대출받을 수 있다. 이에 실수요자가 최대 한도로 대출받을 수 있는 15억원 이하 주택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하남에서 가격이 오르고 있는 단지도 10억원대 초반 가격대가 다수다. 망월동 '미사강변파크뷰' 전용 74㎡는 지난 5일 10억9500만원에 거래돼 신고가를 기록했다. 같은 지역 '미사강변하우스디더레이크'도 지난 5일 전용 84㎡ 평형이 신고가인 12억5000만원에 손바뀜했다.


생애 처음으로 주택을 매수한 수요자들도 하남에 많았다.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1~2월 하남 내 집합건물(아파트·오피스텔·빌라 등)를 매수한 생애 첫 부동산 구입자는 총 726명이다. 월평균 363명으로 지난해 월평균(255명)을 크게 웃돌았다.


그와 달리 과천은 대부분 주택 가격이 6억원을 받을 수 있는 15억원을 넘겨 무주택 실수요자의 주택 매수가 어렵다. 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1월 기준 과천 아파트 중위 매매가격은 21억1100만원을 기록했다. 거래된 주택 절반 이상이 4억원 이내로만 주담대를 받은 셈이다.


남한산성에서 내려다 본 하남 미사지구.ⓒ연합뉴스

업계에서는 실거주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는 과정으로 보고 있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 전문위원은 “고가 아파트가 밀집한 지역은 가격이 약세를 보이고 있고 중저가 아파트 시장은 실수요자가 몰리는 ‘갭 메우기’가 이어지고 있다”며 “서울에서도 지난해까지는 한강 벨트와 재건축 단지가 집값 상승을 이끌었다면 지금은 그 외 지역이 뒤 따라 오르고 있다”고 진단했다.


세금 또한 수요자가 고가 주택 매수를 망설이게 하는 요인이다. 지난해 주택 가격 상승률이 높았던 지역은 올해 보유세 등 세금 부담이 클 예정이다. 정부가 초고가 주택에 대해 보유세를 강화하는 세제 개편을 준비 중이라고 밝힌 만큼 비싼 주택을 보유하고 있을수록 세금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


오는 18일부터는 공동주택 공시가격 열람이 시작된다. 공시가격은 보유세를 부과하는 기준이 되는 만큼 공시가격에 따라 보유세 부과 대상과 액수가 정해진다. 공시가격에 주택 시세를 반영하는 공시가격 현실화율은 지난해와 같은 69%로 같아 주택 가격이 많이 오른 단지일수록 보유세 부담이 크다.


전문가들은 주택 시장에 불확실성이 큰 만큼 단기간 갭 메우기 시장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 연구원은 “공시가격 발표를 앞두고 있고 세금규제 강화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하다”며 “단기간 내 시장 분위기가 반전되는 것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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