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쟁] 설마했던 고유가 현실로?…시장 이목은 각국 중앙은행으로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입력 2026.03.17 07:15  수정 2026.03.17 07:15

'안정적'이던 WTI 100달러 돌파

글로벌투자은행 '최악 시나리오'

국제유가 150달러 돌파 가능성

고물가 우려에 중앙은행 입장 촉각

미국 텍사스주의 한 시민이 조경 기름통에 기름을 채우고 있다(자료사진). ⓒAP/뉴시스

미국·이란 전쟁 장기화 가능성이 커지는 가운데 시장이 외면하고 싶었던 고유가 우려가 심화되며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위축되고 있다.


두바이유는 물론 상대적으로 안정적 흐름을 보이던 서부텍사스유(WTI)까지 100달러를 돌파한 만큼, 고유가에 따른 인플레이션 가능성에 대한 시장 참가자들의 관심이 높아질 전망이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62.61포인트(1.14%) 오른 5549.85에 장을 마쳤다.


전쟁 불확실성으로 외국인 투자자들이 위험 회피 심리를 강화했음에도 개인 및 기관 투자자 매수세에 힘입어 상승 마감했다.


코스피는 반등에 성공했지만, 핵심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 관련 긴장감이 고조됨에 따라 급등한 유가가 세계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거란 우려가 확대되는 추세다.


호르무즈 해협은 해상 원유 교역량의 34%, 액화천연가스(LNG) 교역량의 20%를 차지하는 전략적 요충지다.


파국을 원치 않는 미국과 이란이 출구전략을 모색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지만,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최악의 시나리오'를 상정할 경우, 유가가 최대 15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고유가는 물가 상승으로 직결돼 경기 악화는 물론 중앙은행의 긴축 전환을 촉진할 수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시장 참가자들은 각국 중앙은행이 전쟁 관련 고유가 국면을 어떻게 평가하는지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는 처지다.


실제로 미국은 물론 유럽연합, 일본, 호주, 브라질 등 각국 중앙은행이 이번 주 통화정책 회의를 개최한다.


전병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요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회의가 예정돼 있다"며 "중앙은행이 지정학적 리스크의 파급 효과를 어떻게 해석하는지, 분기별 경제 전망과 가이던스를 통해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각국 중앙은행들은 기존 정책 기조를 유지하되, 지정학적 불안정성에 따른 공급망 불안 및 경기 하방 리스크를 경계하는 신중한 입장을 피력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상황 판단은 시장이 기대해 온 금리 인하 횟수 및 시점 등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준은 신중한 태도를 보이겠으나 시장 입장에서는 전쟁 장기화 가능성을 가격에 반영할 수밖에 없다"며 "실제로 연방 기금 금리(FF) 선물 시장 관련 연내 금리 동결 가능성은 39.1%까지 급등했다"고 말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제롬 파월 의장(자료사진) ⓒAP/뉴시스

고유가로 인한 인플레이션 우려로 글로벌 채권 금리가 상승 압력을 받는 가운데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통화정책 후퇴(긴축)' 기조가 확인될 경우, 위험자산 선호 심리도 움츠러들 수밖에 없다.


관련 맥락에서 호주의 추가 금리 인상, 일본의 조기 금리 인상 가능성 등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증권가는 최근 유가 급등 여파로 일본은행(BOJ)이 금리 인상 시점을 기존 6월에서 다음 달로 앞당길 거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호주중앙은행(RBA)도 오는 17일 개최되는 통화정책 회의를 계기로, 올해 들어 두 번째 금리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


류진이 KB증권 연구원은 "이란 사태로 유가가 급등한 이후 시장은 BOJ의 4월 인상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며 "시장은 오는 17일 예정된 RBA 통화정책 회의에서 약 60% 확률로 인상을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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