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추경’ 유류세 대신 직접 지원…취약계층·현장·수출 겨냥 [추경, 명분과 계산②]

김소희 기자 (hee@dailian.co.kr)

입력 2026.03.20 07:00  수정 2026.03.20 07:00

취약계층 에너지비·생활비 지원 전면에

운송·농어업·수출기업 대상 맞춤형 지원 거론

지역화폐·에너지바우처·유가보조금 확대 논의

유가 상승과 물가 부담 확대를 나타낸 그래픽. ⓒ챗GPT

중동 전쟁 발발로 추진되는 추가경정예산은 유류세 인하보다 취약계층과 운송현장, 농어업인, 수출기업 등에 재정을 직접 투입하는 방향으로 짜일 것으로 보인다. 기름값 자체를 낮추기보다 유가 상승으로 부담이 커진 계층과 업종을 중심으로 지원하겠다는 구상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앞서 17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중동 상황 장기화를 전제로 최악의 시나리오까지 대비해야 한다며 취약계층과 수출기업 지원을 위한 ‘전쟁 추경’의 신속한 편성을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유류세를 추가로 인하하는 방식보다 추경을 통해 직접 지원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10일 국무회의에서도 대통령은 석유 최고가격제 집행, 에너지 세제 조정, 소비자 직접 지원, 금융·재정 지원을 함께 검토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유류세 인하를 일률적으로 적용하기보다 취약계층 중심의 차등 지원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이번 추경의 앞단에는 취약계층에 대한 생활비와 에너지 비용 지원이 놓일 가능성이 크다. 전기요금과 난방비 등 필수 지출 부담을 낮추기 위한 바우처 확대나 직접 지원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 물가 상승에 따른 생활비 부담 완화도 함께 거론된다.


현장 지원도 주요 축으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화물차와 택배 등 운송·물류 분야는 유가 상승의 영향을 직접 받는 구조다. 유류비 부담을 덜어주는 지원이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


농어업인 역시 연료비 비중이 높다는 점에서 지원 대상에 함께 거론된다. 대중교통과 물류비 부담 완화도 같은 맥락에서 논의되고 있다.


기업 지원 역시 이번 추경의 핵심 축으로 꼽힌다.


대통령이 별도로 언급한 수출기업을 중심으로 물류비와 원가 부담을 덜어주는 자금 지원이 검토되고 있다.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정책금융 확대와 운영자금 공급도 함께 거론된다. 중동 리스크로 수출 차질과 비용 증가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이 반영된 흐름이다.


이와 함께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에 따른 정유사·주유소 손실 보전,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한 에너지바우처 확대, 지역화폐를 활용한 소비 지원 방안도 추경에 포함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에너지바우처의 경우 전기·가스·유류비 등 에너지 비용을 직접 보전하는 방식으로 고유가 부담이 큰 취약계층 지원 수단으로 거론된다.


지역화폐 역시 지원금이 지역 내에서만 사용되도록 설계해 전통시장과 골목상권 소비로 이어지게 하는 방식으로 한다. 단순 현금 지원보다 내수 진작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방안으로 함께 언급된다.


소상공인과 한계기업을 대상으로 한 경영안정자금 확대, 수출기업 물류비 및 운영자금 지원, 농어업인 유류비 부담 완화, 화물차 등 운송업계 유가보조금 보강 등도 포함 가능성이 거론된다.


또 공공요금 동결에 따른 재정 보전, 농축수산물 할인 지원 확대 등 물가 안정과 직결된 사업들도 추경 검토 대상에 오르고 있다는 관측이다.


정부는 비축유를 3개월간 단계적으로 방출하고 석유공사 해외 생산 원유를 국내로 들여오는 방안을 추진하는 등 수급 안정 조치를 병행하고 있다.


기획예산처 관계자는 “중동 상황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고 고유가에 따른 현장의 부담을 덜 수 있도록 관계부처와 협의해 추경안을 신속히 마련한 뒤 최대한 이른 시일 안에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라며 “구체적인 내용과 규모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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