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 레이블’ 시대에 돌아온 이수만, 1인 주도형 기획 통할까 [D:가요 뷰]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입력 2026.03.26 13:58  수정 2026.03.26 13:58

신생 기획사 A2O엔터, 매주 '잘파 오디션' 진행

3년의 경업금지 만료 후 본격 국내 행보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가 신생 기획사 A2O엔터테인먼트 코리아를 통해 첫 공개 오디션인 ‘A2O 잘파 오디션’ 개최를 알리며 국내 케이팝 시장 복귀를 공식화했다. 2023년 하이브에 SM엔터테인먼트 보유 주식을 매각하며 체결한 3년간의 경업금지 약정이 지난달 만료된 데 따른 첫 행보다.


ⓒ뉴시스

이수만은 경업금지 기간에도 A2O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해 중화권 걸그룹 A2O 메이를 제작하는 등 해외 활동을 꾸준히 이어왔다. 이제 제약을 벗고 본격적인 국내 복귀를 선언한 만큼, 케이팝 산업의 기틀을 다진 그의 귀환이 현재 가요계 지형에 미칠 파장 역시 주요 관심사로 떠올랐다.


이수만이 시장을 떠나 있던 지난 3년 동안 케이팝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제작 기조는 근본적인 변화를 겪었다. 과거 특정 개인의 역량에 집중됐던 제작 방식에서 벗어나, 권한과 책임을 분산하는 멀티 프로듀싱 및 멀티 레이블 체제가 표준으로 자리 잡은 모양새다.


이러한 변화는 대형 기획사들의 행보에서 명확히 드러난다. 이수만의 친정인 SM엔터테인먼트는 1인 의존도를 낮춘 ‘SM 3.0’ 체제를 도입했다. 현재 5곳의 멀티 프로덕션 제작 센터(원, 프리즘, 레드, 네오, 위자드)를 구축해 시스템 중심의 의사결정 구조를 확립했다. 이를 통해 라이즈, 하츠투하츠 등이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했다.


하이브 역시 빅히트뮤직, 빌리프랩, 쏘스뮤직, 플레디스, KOZ, 어도어 등 산하에 독립적인 권한을 가진 여러 레이블을 두는 시스템을 통해 규모를 확장하고 있다. 각 레이블이 고유의 색깔을 가진 아티스트를 동시다발적으로 기획하고 론칭하는 구조다. 앞서 JYP엔터테인먼트 또한 프로덕션을 4개의 본부로 나눈 바 있다. 이를 통해 1인 프로듀서 체제를 벗어나 더 신속하고 효율적인 시스템을 만들었다.


결국 이수만의 이번 복귀는 현재 시장을 장악한 ‘멀티 레이블 시스템’과 그가 고수해 온 ‘1인 주도형 기획’ 간의 경쟁력을 확인하는 직접적인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멀티 레이블 체제는 콘텐츠 소비 주기가 극도로 짧아진 현 케이팝 시장에서 제작 속도를 끌어올리고 기획 실패에 따른 리스크를 분산하는 데 최적화돼 있다.


반면 1인 주도형 기획은 프로듀서 한 명이 음악, 퍼포먼스, 비주얼, 세계관 등 제작 전반을 세밀하게 통제한다. 아티스트의 정체성을 뚜렷하게 구축하고 일관된 디테일을 유지하는 데 강점이 있지만, 제작 과정에 병목 현상이 발생해 콘텐츠 생산 속도가 지연될 수 있다는 구조적 한계를 지닌다. 따라서 A2O엔터테인먼트가 선보일 결과물이 거대 기획사들의 물량 공세와 빠른 트렌드 변화 속에서도 유효한 파급력을 지닐지가 관건이다.


이와 함께 공백기 동안 이수만이 지속적으로 강조해 온 인공지능 및 융합 기술이 실제 케이팝 콘텐츠로 어떻게 구현될 것인지도 관전 포인트다. 이수만은 음악과 첨단 기술의 결합을 차세대 케이팝의 핵심 동력으로 제시해 왔다. A2O엔터테인먼트의 향후 행보 역시 단순한 아이돌 그룹 론칭을 넘어, 새로운 기술이 접목된 형태의 콘텐츠를 선보일 가능성이 높다. 다만 이러한 기술적 시도가 대중이 공감할 수 있는 음악 및 퍼포먼스와 조화를 이뤄 상업적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진화한 기술을 접목한 1인 기획 모델이 대형 기획사들의 멀티 레이블 구도에 어떠한 균열을 일으킬지, 그리고 과거의 제국을 떠나 재편된 시장에 돌아온 그가 대중음악 생태계에 어떠한 산업적 가치를 증명해 낼지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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