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새 수목드라마 ‘뿌리 깊은 나무’를 통해 16년만의 브라운관 복귀를 앞둔 배우 한석규가 공백기간 동안 출연관에 확고한 변화를 맞게 된 특별한 계기에 대해 털어놨다.
한석규는 장태유 감독의 사극드라마 ‘뿌리 깊은 나무’에서 태종의 셋째 아들이자 조선 4대 임금 세종대왕 역을 맡아 시청자들과 오랜만의 만남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1990년 KBS 22기 성우로 데뷔한 뒤 연기자로 전향, 드라마 ‘여명의 눈동자(1991)’, ‘아들과 딸(1992)’, ‘파일럿(1993)’, ‘서울의 달(1994)’ 등에 출연하며 90년대 시청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던 그지만, 이후 16년동안 영화를 통해서만 얼굴을 비춰왔기에 복귀작을 향한 팬들의 관심도 그 어느때보다 뜨겁다.
한석규는 그동안 영화 ‘음란서생(2006)’, ‘눈에는 눈, 이에는 이(2008)’, ‘백야행-하얀 어둠 속을 걷다(2008)’, ‘이층의 악당’(2010) 등 여러 작품에 출연했지만, 지난 1995년 이진석 감독의 ‘호텔’ 이후 약 16년 동안 방송에서는 광고를 제외한 어떤 작품에도 출연하지 않아 많은 궁금증을 자아왔다.
이에 한석규는 “드라마 작품을 하지 않은 게 16년이 되니 많은 분들이 그에 대해 언급하셨는데, 사실 내겐 그 숫자가 큰 의미는 없다. 장르 구분에 대해서는 별 관심도 없을 뿐더러, 그저 연기라는 큰 틀 안에서 생각하고 싶었다”며 “처음 배우의 꿈을 꾼 것은 고등학교 2학년 때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란 뮤지컬을 보고 큰 인상을 받고 난 이후였다. 그땐 뮤지컬이나 연극무대에 오히려 더 관심이 많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는 “그렇게 TV 출연을 쉬고 있던 와중에 한번은 큰 충격을 받게 된 계기가 있었다”며 “예전엔 낚시를 하러 춘천에 자주 가곤 했다. 어느날은 낚시 준비 차 새벽에 장을 보는데 슈퍼 할머니가 날더러 대뜸 ‘홍식아, 이 한심한 놈아’ 하시는 거였다”고 말했다.
‘홍식이’는 그가 동료 연기자 최민식, 채시라, 김원희 등과 함께 출연한 드라마 ‘서울의 달(1994)’ 속 캐릭터 이름으로, 주로 TV 드라마만 가까이서 접한 어르신 분들은 그가 연기활동을 중단한 것으로 오해하셨던 것.
한석규는 “그 할머니께서 ‘나도 이렇게 열심히 하는데 왜 인생을 그렇게 한심하게 사냐’고 하시며 물건 값을 받지 않으셨다”며 “순간 내가 ‘훅 갔구나’하는 생각이 들어 아찔했다”고 털어놨다.
당시 큰 충격을 받게 된 한석규는 그동안 TV드라마에 자주 얼굴을 비추지 않았던 점에 대해 다시금 되돌아보게 됐고, 이로 인해 더욱 큰 고심 속에 차기작을 선택하게 된 셈.
이처럼 특별한 계기로 출연관에 대한 생각을 전환한 뒤 한석규가 처음으로 선택한 복귀작 ‘뿌리깊은 나무’는 왕과 백성 한명이 연합해 한글 창제를 막고 집현전을 철폐하려는 세력에 맞서 성공하게 되는 과정을 그린 이야기다.
한석규는 “세종대왕은 어떻게 보면 모든 국민이 가장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또 잘 몰랐던 분이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많은 분들이 세종대왕에 대해 형상화 된 부분만 알고 있고, 나 또한 그랬다”며 “세종대왕이 어떤 가족사와 개인사를 갖고 왕이 됐으며, 왜 한글을 만들며 굳이 ‘사서 고생’하는 길을 선택하셨을까”하는 질문이 자꾸 되더라“고 설명했다.
또 “그런 많은 궁금증을 주는 역사속 인물을 내 몸을 통해 시청자분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며 “연기하면서 가장 괜찮은 지도자 상이 뭘까 항상 생각한다. 나중에라도 내가 연기한 세종대왕이 우리나라에 좋은 지도자라 아닌가 다시금 생각해보게 하는 것이 내 욕심”이라고 밝혔다.
‘뿌리 깊은 나무’는 픽션과 정통 사극을 결합시킨 신개념 사극인 만큼, 극중 한석규가 연기하는 세종대왕은 기존에 사람들이 알고 있었던 온화하고 근엄한 이미지 뿐 아닌, 가끔은 비속어도 사용하는 등 여러 모습을 보여준다.
한석규는 “한 사람 속에는 선과 악 여러 감정이 들어가 있는데, 세종대왕 역시 모든 게 섞여들어가 있는 사람이라 생각한다”며 “사람들이 미처 생각지 못했던 세종대왕의 면면을 시청자들에게 보여드리고 싶은데, 다행히 이번 작품에서 그런 점들이 부각되고 또 다뤄져서 기쁘다”는 소감을 밝혔다.
오는 10월 5일 방송되는 ´뿌리깊은 나무´에 출연하는 배우 한석규, 신세경, 장혁.
한편, 신세경, 한석규, 장혁 외에도 송중기, 백윤식, 김기범 등이 출연하고, 드라마 ‘바람의 화원’, ‘쩐의 전쟁’, ‘101번째 프로포즈’ 등을 연출한 장태유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이 드라마는 10월5일 9시 55분 첫방송된다.[데일리안 연예 = 강내리 기자]naeri100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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