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 트레이드와 외국인 선수 선발에서 무수한 성공사례를 남기기 때문이다. 오죽하면 야구계에서는 ‘KIA와 선수 거래를 하지 마라’라든지 ‘용병을 선발할 때 KIA 스카우트를 따라다녀라’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실제로 LG로부터 데려온 이용규와 김상현은 팀에 없어서는 안 될 핵심 선수들이며, 다니엘 리오스를 비롯해 마크 키퍼, 아퀼리노 로페즈, 세스 그레이싱어는 한국무대를 주름잡은 특급 용병들로 기억된다.
하지만 그런 KIA도 피해가지 못한 것이 있으니 바로 ‘FA 잔혹사’다. 지난 1999년 FA 제도가 도입된 이래 대부분의 구단들은 큰돈을 들여 영입한 자유계약 선수들과 좋은 인연을 맺지 못했다. 그나마 최근 들어 롯데 홍성흔과 LG 정성훈 정도만이 투자 대비 효율을 높이고 있다.
물론 KIA의 프런트는 LG나 삼성과 달리 FA 시장에서 소극적인 태도를 취해 ‘먹튀’ 발생 가능성을 최대한으로 떨어뜨렸다. KIA의 첫 FA 계약은 2000년 ‘가을까치’ 김정수로부터 시작된다. 당시 38살의 노장투수에게 원소속 구단인 해태(KIA 전신)를 포함해 어느 구단에서도 러브콜이 오지 않았다. 결국 1년간 5000만원에 계약한 김정수는 ‘괘씸죄’까지 더해 SK로 트레이드된 뒤 현역 생활을 접었다.
이후 KIA는 FA 제도 도입 5년만인 지난 2004년, 최대어였던 마해영을 4년간 총 28억원에 영입한다. 더불어 조규제와도 4억 5000만원의 적당한 금액에 2년 계약을 맺었다.
결과는 대실패였다. 이전해 삼성에서 38홈런을 기록했던 마해영의 파워는 온데간데없었고, 2년간 고작 23홈런만을 기록한 뒤 LG로 트레이드됐다. 조규제 역시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고 계약기간이 끝나자 은퇴 수순을 밟았다.
KIA는 1년 뒤인 2005년, 이번에는 심재학에게 3년간 18억을 투자한다. 특히 2004년 트레이드로 KIA 유니폼을 입은 심재학은 22홈런-81타점의 활약을 펼쳤기 때문에 주가가 높은 상황이었다. 그러나 이는 ‘FA로이드’에 불과했다. FA 계약을 맺자마자 심재학의 홈런은 반 토막이 났고 백업선수로 간간이 출전하다 2008년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했다.
2006년에는 이종범과 장성호라는 거물급 선수가 FA를 선언했다. KIA는 장타력이 눈에 띄게 떨어진 이종범을 2년간 18억원에 붙잡았고, ‘스나이퍼’ 장성호에게는 팀 역사상 최대인 4년 42억원을 베팅했다.
그나마 이들과의 계약은 실패사례로 남지 않았다. 하지만 장성호와는 실력과 별개인 문제로 끝맺음이 좋지 못했다. KIA는 지난 2007년 메이저리거 최희섭을 데려오는데 성공했다. 그러자 포지션 중복 문제가 겹쳤다.
결국 장성호가 외야수를 겸업하게 됐지만 문제는 제 기량이 나오지 않았다는 점이다. 여기에 잔부상까지 겹쳐 출전 횟수가 줄어들자 장성호는 두 번째 FA로 풀린 2010년, 계약금도 없이 3억원 삭감된 굴욕적인 계약을 맺은 뒤 구단 측에 트레이드를 요청, 한화로 떠났다.
2009년 포수 김상훈은 KIA의 우승 효과를 톡톡히 누린 케이스다. 김상훈은 FA를 앞둔 2009시즌, 12홈런-65타점을 기록하며 우승반지와 포수 부문 글러브까지 차지했다. 여기에 10년간 팀에 공헌했다는 프랜차이즈 스타 프리미엄까지 붙었다.
KIA는 김상훈과 계약금 8억원에 연봉 2억 2500만원에 계약했다. 당시에는 FA 다년 계약금지 조항에 걸려 비교적 적은 액수로 공개됐지만, 실제로는 3+1년에 총액도 최대 26억원에 이르는 대형 계약이었다. FA 계약 후 김상훈의 성적은 예년 수준으로 돌아왔고, 지난해 발생한 부상은 올 시즌까지 이어지고 있다.
KIA 역대 FA 계약자.(*는 추정치)
이범호 역시 답답하기는 마찬가지다. 지난해 KIA는 일본에서 복귀한 이범호와 계약기간 1년, 계약금 8억원+연봉 4억원에 계약했다. 이범호 역시 다년계약 금지 조항에 해당되기 때문에 총액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올 시즌 연봉이 4억 9500만원으로 껑충 뛰었다.
지난해 이범호는 일본에서의 부진을 잊은 듯 연일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팀 타선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했다. 성적도 타율 0.302 17홈런 77타점으로 합격점이었다. 그러나 뜻하지 않은 부상이 찾아왔다. 이전 시즌 일본에서 고작 48경기 출전에 그쳤다가 복귀 후 무리하게 뛴 결과였다.
이범호의 공백은 생각보다 컸다. 8월까지 선두다툼을 벌이던 KIA는 이범호 부상 이후 성적이 떨어져 4위로 마감했고, SK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도 장타력 부재로 고작 1승만을 따내는데 그쳤다. 올해도 이범호는 아직 모습을 비추지 않고 있다.
지난 시즌이 끝나고 프로야구는 무려 17명의 FA 신청자가 나왔다. KIA는 선동열 감독 영입과 함께 광주구장의 흙을 교체하는 등 겨우내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였지만 FA 시장에는 눈을 돌리지 않았다.
하지만 올 시즌 후부터는 다시 FA에 신경을 쏟아야 한다. 선수영입은 차치하더라도 소속 선수들이 대거 FA 자격을 얻기 때문이다.
일단 이번 시즌 후 대상자는 유동훈과 김원섭, 이현곤이다. 모두 팀에 없어서는 안 될 주전급 선수들이다. 내년에는 에이스 윤석민과 톱타자 이용규가 대박의 꿈을 품고 FA 시장에 나온다. 모그룹인 KIA 자동차의 넉넉한 지원으로 자금은 문제되지 않지만 과연 이들 모두를 잡을지는 미지수다.
그동안 KIA는 팀 내 FA 선수에게 그다지 큰 미련을 두지 않았다. 1999년 삼성으로 이적한 이강철을 비롯해 홍현우, 진필중이 떠나도록 내버려뒀다. 또한 FA 선수들에 대한 선동열 감독의 시각 역시 좋은 편은 아니다.[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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