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스크루즈는 출시 전부터 싼타페의 길이를 늘인, 일명 '싼타페 롱바디'로 널리 알려졌던 차다. 실제, 맥스크루즈의 길이는 싼타페보다 20cm 이상 길다.
소비자들은 실용성을 중시하는 SUV 차종에서는 덩치가 클수록 당연히 탑승인원과 적재능력이 월등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자동차 제조사들도 보통은 그런 선입견에 맞춰 제품을 구성한다.
하지만, 최근 맥스크루즈 시승을 통해 이같은 선입견은 깨졌다. 시승차를 받아보니, 웬걸. 좌석이 6개밖에 없었다. 동생 격인 싼타페도 7명은 타는데, 맥스크루즈가 6인승이라니.
3열로 구성된 시트가 각 열마다 두 개씩이다. 보통 3열 시트의 차량은 2열좌석 가운데 접이식 시트가 있는데 맥스크루즈엔 그게 없이 좌우에 독립식 시트가 떡 하니 놓여있다.
물론, 20만원짜리 옵션을 추가하면 2열 좌석에 접이식 시트를 추가할 수 있지만, 현대자동차는 시승차로 6인승을 제공했다. 통상 기자들에게 제공되는 시승차는 가장 좋은 상태의 차량(보통 최상위트림에 풀옵션)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접이식 시트 옵션을 제외한 6인승이 맥스크루즈에 가장 최적화된 형태라는 얘기다.
잠시 다른 차 얘기를 해보자. 11인승 그랜드카니발과 코란도 투리스모, 7인승 싼타페와 쏘렌토의 공통점은 맨 뒤쪽 열 좌석이 유명무실하다는 점이다.
이런 11인승 차량의 4열과 7인승 차량의 3열은 성인이 앉기에도 비좁고, 안으로 들어가기도 불편하다. 2열 시트를 접고 들어가야 하니 타고 내릴 때 2열 좌석 탑승자도 불편하다.
한마디로 탑승인원을 늘리기 위해 억지로 박아 놓은 시트다. 좁은 공간에 시트를 빼곡히 박아놓다 보니 맨 뒤쪽 시트를 접지 않으면 트렁크 공간도 사실상 전무하다.
맥스크루즈 실내모습. 2열시트가 좌우 독립식으로 배치된 6인승 모델이다.
하지만 맥스크루즈는 다르다. 2열과 3열의 레그룸을 각각 충분히 확보하고도 뒤쪽에 상당한 넓이의 트렁크 공간이 확보된다.
현대차가 '캡틴시트'라 이름 붙여놓은 2열의 독립시트는 실제 '캡틴'이 된 기분을 느낄 만큼 넓고 안락하다. 무엇보다 두 개의 시트 사이에 3열로 오갈 수 있는 공간이 있어 탑승시 시트를 접고 뒤쪽부터 차곡차곡 들어가는 '짐짝' 취급을 받지 않아도 되는 게 마음에 든다.
물론, 3열 좌석 역시 오가기도 편하고, 시트 크기나 레그룸 넓이도 성인이 앉기에 충분하다.
좌석 하나를 포기함으로써 나머지 6명에게 안락함과 럭셔리한 기분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효과를 얻었다. 결코 손해 보는 장사는 아니다.
2열의 좌우 독립 시트는 공간 활용의 융통성도 넓혀준다. 각기 하나씩 접거나, 펴거나, 밀거나, 당기는 식으로 탑승객 숫자와 화물 크기에 따라 다양한 시트 배치를 가능케 한다.
고급 세단이나 고가 수입차에서나 볼 수 있는 고급 사양들도 맥스크루즈가 단지 '실용성'을 위해 만들어진 차는 아니라는 점을 느끼게 해준다.
스마트키를 소지한 운전자가 차량에 접근할 경우 퍼들램프 등이 자동 점등되는 웰컴 시스템과, 뒤쪽 해치가 자동으로 여닫히는 파워 테일 게이트,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 220V 인버터 등이 그것이다.
동력성능도 만족스럽다. 최고출력 200ps, 최대토크 44.5kg·m의 2.2ℓ 디젤 엔진은 고속 주행이나 경사로에서 2t에 육박하는 덩치를 움직이는 데 전혀 무리가 없다. 4WD 모델에만 장착된 구동선회제어장치(ATCC)는 코너링시 안정성을 높여준다. 4WD 모델 기준 11.3km/ℓ의 연비도 덩치를 감안하면 나쁘지 않은 수준이다.
다만, 같은 심장을 얹은 싼타페 2.2ℓ 모델과 비교하면 순발력이 다소 떨어진다. 힘은 같은데 중량은 더 나가니 애초에 싼타페만큼의 움직임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일 수 있다.
엔진소음을 비롯한 정숙성도 싼타페보다 다소 떨어진다는 느낌이 든다.
맥스크루즈의 디자인은 얼핏 보면 싼타페와 큰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늘어난 길이를 어색해보이지 않도록 하기 위해 곳곳에 볼륨감을 불어넣었다. 싼타페보다 한층 키운 그릴이 대표적이다. 전체적으로 큼직해 보이는 앞모습만으로도 싼타페와의 차급 구분은 확연하다.
전반적으로 맥스크루즈는 넓은 공간을 가졌으면서도 그 공간을 최대한도로 맞춰 억지로 사용하기보다는, 여유 있고 럭셔리하게 사용하려는 소비자에 적합한 차로 평가할 수 있겠다.
그런 취지에서 맥스크루즈의 차량 특성을 훼손하는 20만원짜리 7인승 시트 옵션은 별로 추천하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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