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KIA에서 SK로 트레이드된 김상현(33)과 넥센 4번타자 박병호(27)는 여러모로 비교대상이 된다.
우타 거포 유망주로 오랜 시간 기대를 모았지만 LG에서 주전경쟁에 밀려 오랜 시간 자리를 잡지 못하다가 이적 직후 기량이 만개해 인생 역전을 이룬, 이른바 ‘신데렐라 스토리’의 과정이 마치 쌍둥이처럼 흡사하다.
김상현은 2009년, 박병호는 2012년 프로야구 MVP에 선정됐다. 김상현은 당시 36홈런-127타점을 올리며 타이틀을 석권했다. 박병호도 31홈런-105타점으로 20-20(홈런-도루)까지 달성했다. 모두 풀타임 시즌 첫해 거둔 성적이다.
하지만 둘의 평행이론은 거기까지였다. 김상현은 MVP를 차지한 이듬해부터 계속된 부상과 슬럼프로 하향세를 그렸다. 2010년에는 그나마 21홈런을 터뜨리며 장타력을 과시했지만 무릎부상으로 수술대에 올랐고, 계속된 이적생들의 가세로 치열한 주전경쟁에 내몰리며 포지션을 전업하는 어려움을 겪었다.
더구나 김상현을 영입했던 조범현 감독이 2011시즌을 끝으로 팀을 떠나고, 선동열 감독이 새롭게 부임하면서 김상현 입지는 급격히 좁아졌다. 올 시즌 이미 주전 4번 자리는 나지완에 내줬다. 수비에서도 2011년부터 이범호에 주전 3루수 자리를 내주고 외야로 전업했지만, FA 김주찬 영입과 신종길의 성장 등으로 포화상태가 된 KIA 외야진에서 더 이상 김상현 자리는 없었다.
우승공신에서 계륵으로 전락한 김상현은 결국 좌완불펜 진해수와 함께 송은범-신승현과의 2:2 트레이드로 SK 유니폼을 입게 됐다. 트레이드 직전까지 올 시즌 성적은 24경기 출전에 타율 0.222 10타점. 만년 유망주였던 LG 시절 자리를 못 잡고 KIA로 옮겨 꽃을 피운 지 4년 만에 원점으로 되돌아온 듯한 김상현의 야구인생이다.
반면 박병호는 ´MVP 징크스´를 넘어 올해도 순항하고 있다. 박병호는 팀이 치른 26경기에 모두 4번타자로 출전해 홈런 1위(9개), 타점 3위(29)를 달리고 있다. 타율도 3할대(0.311). MVP를 차지한 지난 시즌 못지않은 빼어난 페이스다.
5월 들어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5경기에서 5홈런에 0.526(19타수10안타)의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우승후보로 꼽히는 데다 투수력이 좋은 삼성-KIA를 상대로 한 활약이라 더욱 돋보인다.
지난해 31개의 홈런을 터뜨린 박병호가 26경기에서 9홈런을 작렬, 현재 페이스라면 최대 40홈런 이상도 가능하다. 김상현이 MVP를 수상한 이듬해 부상과 상대 집중견제에 밀려 고전한 것과 달리 박병호는 올 시즌에도 건강한 몸 상태를 유지하고 있고, 선구안과 몸쪽 공에 대한 대응 능력이 더욱 향상됐다. MVP 출신임에도 이례적으로 지난해 다른 거포 1루수들에 밀려 WBC 국가대표 차출이 없었던 것도 박병호에게는 결과적으로 전화위복이 됐다.
김상현은 SK에서 제2의 전성기를 기약하고 있다. 올 시즌 팀타율 꼴찌에 허덕이며 거포 부재로 고전하고 있는 SK에서는 김상현 활약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김상현 역시 SK에서는 치열한 포지션 경쟁과 출장기회의 부담을 덜고 심리적으로 좀 더 안정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김상현과 박병호의 신데렐라 스토리의 2막은 결코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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