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우승에 도전하는 KIA 타이거즈가 송은범(29)을 끌어안으며 전력 구성의 마지막 퍼즐을 맞췄다.
KIA는 6일 김상현과 진해수를 내주는 대신, SK로부터 송은범과 신승현을 받아오는 2:2 트레이드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여러 매체들을 비롯해 야구팬들은 두 팀이 갖게 될 여러 이해관계들을 따지고 있지만, 이번 트레이드는 KIA가 신의 한 수를 뒀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무게감이 한쪽으로 쏠린 것이 사실이다.
먼저 트레이드는 팀에 부족한 부분이 발생했을 때 협상이 이뤄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번 KIA와 SK의 트레이드도 마찬가지다. KIA는 허약한 뒷문을 보완할 불펜 투수가 필요했고, SK는 한 방을 때려낼 슬러거를 원했다.
하지만 9개 구단에 불과해 좁디좁은 시장 규모를 가진 한국 프로야구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내부 사정은 물론 트레이드를 타진하는 상대 구단의 상황도 파악해야 하기 때문이다. 즉, ‘우리 팀 선수가 이동했을 때 그 팀은 얼마나 전력에 보탬이 될까’는 반드시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결과적으로 SK는 내줄건 내주고 받을 것은 받았다. 제로섬 게임을 한 셈이다. 반면, KIA는 훨씬 더 많은 이득을 취했다. 마이너스가 사실상 없는 상황에서 올 시즌 전력 보강은 물론, 미래에 대한 투자라는 중장기적 대책까지 마련해 프로야구 트레이드의 역대급 승자로 남을 전망이다.
KIA는 약점 보강은 물론 고민거리였던 외야 교통정리를 동시에 해결했다. 올 시즌 KIA는 이용규와 김주찬이 외야 두 자리를 차지한 가운데 김상현, 나지완, 김원섭, 신종길 등 4명의 선수들이 포지션 경쟁을 벌였다. 이 중 만년 유망주였던 신종길은 올 시즌 자신의 잠재력을 폭발시켰고, 나지완은 팀의 미래를 책임질 거포, 그리고 지난 겨울 FA 계약을 맺은 김원섭은 리그에서 가장 빼어난 백업이라는 나름의 속사정을 지니고 있었다.
그렇다면 김상현은 어떨까. 2009년 KIA로 이적한 뒤 믿을 수 없는 괴력을 선보이며 팀을 우승으로 이끈 그는 내친김에 MVP까지 수상하며 신데렐라 스토리를 작성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잦은 부상이 문제였다.
게다가 KIA는 넘치는 외야 자원 정리가 반드시 필요했다. 결국 KIA 입장에서 장타력이 여전하고 MVP라는 특수성까지 곁들여진 김상현을 주저 없이 트레이드 카드로 사용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를 SK가 덥석 물었다.
김상현을 내주고 받아온 송은범은 KIA에 천군만마와 다름없다. 송은범은 선발부터 마무리까지 어떤 보직이든 안정적으로 소화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투수 중 하나다. 송은범 역시 부상이 잦다는 치명적인 약점을 안고 있지만 2007년 이후 매년 70이닝 이상을 소화하며 맡은 바 임무를 충실히 해내고 있다. 헐거워진 KIA의 뒷문은 송은범 하나로 고민이 말끔히 해결됐다.
게다가 올 시즌 후 FA 자격을 얻기 때문에 협상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다. 한국 프로야구의 FA 제도는 개방형이 아닌 원소속팀 우선 협상을 원칙으로 한다. 만약 송은범과의 협상이 틀어지더라도 최소한 그의 올 시즌 연봉(4억 8000만원)의 2배와 선수 1명이라는 짭짤한 수익을 챙길 수 있다.
물론 송은범은 내년 시즌에도 KIA 유니폼을 입을 가능성이 크다. 모기업으로부터 받는 자금 지원이 확실하기 때문이다. 올 시즌 김주찬을 4년간 50억원에 영입한 KIA는 송은범은 물론 FA 윤석민과 이용규까지 붙잡을 힘이 있다.
또한 내년에는 신축구장으로 옮겨 둥지를 새로 튼다. 따라서 구단 입장에서는 팬들에게 확실한 어필을 할 계기가 필요했다. 송은범의 영입은 제2의 타이거즈 왕조를 구축하기 위한 신호탄이라 해석해도 결코 과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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