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스마트TV, 반강제 개인정보 수집 물의

남궁민관 기자

입력 2013.12.04 16:11  수정 2013.12.04 17:48

개인정보 수집·이용 약관 동의 안하면 인터넷 사용 못해

소비자 "정보 제공 선택·편의 무시한 처사" 반발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LG트윈타워.
최근 개인 이용정보 무단 수집으로 영국에서 곤혹을 치뤘던 LG전자가 국내 스마트TV 이용자에게도 반강제적으로 개인 정보 수집·이용 동의를 받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LG전자 스마트TV로 인터넷을 이용할 때 개인 정보의 수집 및 이용 약관에 동의하지 않으면 인터넷을 아예 사용하지 못하게 돼 있기 때문이다. 특히 몇몇 제품은 인터넷뿐만 아니라 기본적인 TV 환경설정 조차 이용할 수 없어 이용자 편의를 무시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경쟁업체인 삼성전자의 경우는 이 같은 약관 동의가 없어도 애플리케이션 구매를 제외한 기본적인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 등을 사용할 수 있다.

4일 업계와 시청자 등에 따르면 최근 LG전자 스마트TV를 켜면 이용약관이 변경돼 재동의를 해야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다는 안내문이 나온다.

공지된 약관에는 스마트TV를 사용하기 위해서 개인 회원에 가입해야 하며 가입정보를 비롯해 인터넷 이용 쿠키, 시청정보 등 개인정보 수집에 동의를 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또 이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 스마트 기능의 일부를 사용하지 못한다는 내용도 들어있다.

지난해 7월부터 LG전자 스마트TV를 이용하고 있는 김모씨의 경우 이같은 개인정보 수집에 동의하지 않아 현재 인터넷 기능뿐만 아니라 간단한 TV 환경설정, 외부입력, 기타설정 등 기본 기능조차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 메뉴 버튼만 누르면 약관에 동의하라는 안내 화면으로 자동으로 넘어가기 때문이다.

김모씨의 LG전자 스마트TV에서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에 동의를 구하는 약관이 떠있다.

LG전자 관계자는 "현재 LG전자의 스마트TV는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 약관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 인터넷 등은 사용이 제한돼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LG전자의 입장에 대해 김씨는 이러한 약관 동의 절차 자체가 소비자의 선택권과 편의를 무시한 태도라고 주장했다.

김씨는 "약관에 동의하지 않으면 인터넷 사용뿐 아니라 환경 설정조차 못하게 하는 것은 소비자에게 동의를 강요하는 것과 다름없다"며 "최소한 소비자가 동의 여부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LG전자는 이러한 소비자의 입장은 무시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약관 재동의 상황에 대해서 "처음 TV를 샀을 당시 서비스 기사가 TV를 설치하면서 동의여부를 묻지도 않고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 약관에 동의를 한 것 같다"며 "애초에 이런 약관이 있다는 걸 알았다면 동의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TV 판매량은 지난 8월까지 153만대로 집계 됐으며 4분기 TV시장 성수기를 감안하면 올해 200만~250만대 가량이 판매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TV시장을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양분하고 있다는 점과 LG전자 TV 중 70% 가량이 스마트 기능을 탑재한 점을 감안하면 올해 LG전자는 100만대 가량의 스마트TV를 판매한 것으로 추산된다.

문제는 스마트TV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의 대부분이 처음 스마트TV를 샀을 때의 김씨처럼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 약관에 대해 정확히 인지하지 못하고 동의할 수 있다는 점이다.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는 지난달 20일 'taesan long'이란 아이디를 가진 네티즌의 'LG전자 개인정보 강제 수집하는 법'이라는 동영상이 올라오기도 했다. 동영상을 보면 TV를 시청하는 도중 약관에 동의하라는 안내가 뜨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보통 소비자들의 경우 아무 생각없이 이같은 상황에서 약관에 동의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 LG전자의 스마트TV 이용을 위해 회원에 가입하면 아이디를 비롯해 이름, 생년월일, 주소, 전화번호 등의 기본정보가 수집된다. 또 개인정보 수집 약관에 동의하면 쿠키, 접속로그, 서비스 이용로그, 시청정보, 통계데이터 등이 자동 수집된다.

수집된 개인정보는 개인별 맞춤 마케팅과 광고, 콘텐츠 제공에 이용되며 이용자는 약관 동의 후 TV 설정에서 쿠키와 시청정보에 대한 수집을 거부할 수 있다.

때문에 LG전자는 이와 같은 정책에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스마트폰을 개통할 때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에 동의하는 것과 같은 사안이라고 보면 된다"며 "처음에 약관에 동의를 하더라도 추후에 개인 설정을 통해 수집 거부를 설정할 수 있기 때문에 약관에는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앞서 LG전자 서비스센터 역시 김씨의 항의에 대해 "약관은 법적 검토를 거쳐 만들었으며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고 답한 바 있다. 또 TV 환경 설정이라도 할 수 있게 조치를 취해달라는 요청에는 "구형 리모컨을 보내줄 테니 해결해 보라"고 답한 상태다.

한편 LG전자는 지난달 영국법인에서 스마트TV를 통해 이용자의 시청 채널 정보를 수집했다는 영국 BBC방송의 보도에 따라 이를 인정하고 문제를 수정하기 위해 펌웨어를 업그레이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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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민관 기자 (kunggij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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