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늘 함께하는 모바일의 특성상 사운드는 일상에서 사용자들의 감성을 충족시키는 데 더없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또 한 회사의 브랜드 이미지 개선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요소로 부각되고 있다."
18일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만난 윤중삼 사운드랩 책임디자이너는 스마트폰 사운드의 가치를 이와 같이 평가했다.
현재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는 전국민의 75%수준인 총 3700만명에 이른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스마트폰 사운드는 요즘 사람들이 가장 자주 듣는 소리 중 하나가 됐다. 때문에 듣는 순간 단번에 제품을 떠올리게 하는 브랜드 이미지를 만드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기도 한다.
특히 최근 삼성 모바일의 대표 사운드인 '오버 더호라이즌(Over the horizon)'은 세계적인 가수 퀸시존스, 아이코나팝를 비롯해 국내 아이돌그룹 씨엔블루, 인피니트 등 여러 뮤지션과의 콜라보레이션 앨범을 발매하는 등 사운드로 갤럭시의 브랜드 가치를 문화의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있다.
'숨은 악공' 사운드 디자이너는?
삼성전자의 사운드랩은 모바일 제품군을 비롯해 가전제품, 카메라, PC, 의료기기까지 삼성에서 출시되는 모든 전자제품의 사운드 디자인을 담당하고 있다. 윤 책임은 사운드랩에서 사운드 디자이너로 활약하고 있으며 갤럭시의 대표 사운드 '오버 더 호라이즌'을 만든 장본인이기도 하다.
사운드 디자인은 작곡을 비롯해 녹음, 음원 편집 등 말그대로 소리를 만드는 작업이다. 사운드 디자이너는 사용자의 선호 스타일을 비롯해 디바이스의 외관, 재질, 그래픽 이미지, 회사의 디자인 철학 등을 근거해 다양한 장르의 링톤과 파워사운드·터치사운드 등의 기능음을 제작한다.
윤 책임은 자신의 사운드 디자인 철학에 대해 "가장 중요한 것은 과하지 않으면서도 소비자의 감성에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는 사운드를 만드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소리는 공기 중에 떠다니는 매우 자연스러운 파동인데 이 소리에 무언가 덧입혀진다면 듣는 이에게 불편함을 줄 것"이라며 "때문에 소리가 강하게 느껴지지는 않지만 무의식적으로 편하게 전달될 수 있는 아날로그 감성을 담은 소리를 구현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특히 스크린 터치사운드나 문자 입력음 등을 제작할 때 가장 많은 노력이 들어간다. 윤 책임은 "이 사운드들은 0.1초 밖에 되지 않지만 노출빈도도 가장 높아 어떻게 감성적으로 차별화를 둘지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윤 책임은 갤럭시 S3의 스크린 언락(unlock)에 쓰인 소리를 만들었던 에피소드를 들려줬다.
윤 책임은 "당시 물방울 소리를 만들어야 했는데 현존하는 수많은 물방을 사운드는 이미 고유함이 없어 새로운 물방울소리를 만들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했다"며 "결국은 오렌지 주스를 빨대로 불었을때 기포가 터지는 소리를 에디팅해 소리를 완성했다"고 말했다.
벨소리 넘어 문화 콘텐츠로…
사실 사운드 디자인 분야는 아직 대중에게 생소한 분야다. 하지만 실생활에서 사운드 디자인이 접목된 분야는 대중이 인식하는 것 이상으로 많다.
윤 책임은 "현재 삼성전자 등 전자업계를 비롯해 게임·자동차 등 산업분야에서 사운드 전문 인력을 두고 있다"며 "영화관에서 영화 관람 직전 나오는 사자 울음소리도 중요한 사운드 디자인 요소이며 컴퓨터 광고 첫 부분에 나오는 징글도 유명한 사례"라고 말했다.
이어 향후 모바일 기기 시장에서 사운드 디자인의 가치는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 책임은 "갤럭시기어와 같은 웨어러블(입는) 기기의 확대와 시각장애인을 위한 서비스 등이 강화되면서 소리를 통해 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가 확대될 것"이라며 "콘텐츠 측면에서도 기기 내의 사운드를 언제 어디서나 들을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이미 전세계적으로 삼성전자의 갤럭시 시리즈를 대표하는 사운드가 된 '오버 더 호라이즌'을 하나의 문화 콘텐츠로 발전시킬 것이라는 포부도 밝혔다.
윤 책임은 "내가 만든 곡이 이용자들에게 사랑 받을 때가 디자이너로서 가장 행복하다"며 "가끔 고객창구를 통해 곡 구매와 작곡가 정보에 대한 문의가 들어오는데 구매를 할 수 없다는 답변을 드려 아쉬운 마음이 들 때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 모바일의 브랜드사운드가 더 많은 이용자들에게 사랑을 받기 위해 뮤직마케팅 등 다양한 방법을 고민 중"이라며 "단순한 벨소리가 아닌 하나의 문화 콘텐츠로서 향후 곡들을 모아서 앨범 형식으로 론칭하고자 하는 바람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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