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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접은' 이대호-오승환, 당장 절실했던 것은


입력 2013.12.27 14:17 수정 2013.12.27 14:26        데일리안 스포츠 = 이경현 객원기자

오승환, 포스팅시스템 도전도 하지 않아

이대호도 결국 일본 잔류..부와 우승 급해

이대호는 한국 시절 오승환(사진)에 강했던 몇 안 되는 타자 중 한 명이다. ⓒ 연합뉴스

국내무대를 평정한 최고의 타자와 투수가 다음 시즌 일본무대서 재회한다.

국내 최고의 마무리 투수였던 오승환(2년 9억 엔)이 최근 한신에 입단한 데 이어 특급 타자 이대호(3년 20억엔)도 소프트뱅크로 이적하며 일본무대 잔류를 확정지었다. 거액을 챙긴 두 동갑내기 스타는 각기 새 소속팀의 우승청부사로 영입됐다는 공통점이 있다. 한신과 소프트뱅크는 공격적인 투자로 전력을 보강, 다음 시즌 강력한 우승 후보로 떠올랐다.

오승환이 속한 한신은 센트럴리그, 이대호의 소프트뱅크는 퍼시픽리그다. 팀당 4경기에 불과한 교류전, 혹은 일본시리즈에서나 맞대결을 볼 수 있다. 오승환이 승부처나 세이브 상황에서만 등판하는 마무리 투수임을 감안했을 때, 타순이 엇갈리면 아예 만날 기회가 없을 수도 있다. 그럼에도 맞대결이 성사된다면 그야말로 빅매치가 아닐 수 없다.

우승경험은 역시 오승환의 우위다. 오승환은 삼성에서 한국시리즈 우승만 다섯 번 차지했다. 우승을 확정짓는 순간의 마지막 투수도 모두 오승환 몫이었다. 반면, 이대호는 아직 우승경험이 없다. 롯데 자이언츠 시절 최고성적은 4강에 불과했고, 일본무대에 진출해서도 두 시즌 오릭스에서 활약했지만 팀 성적은 최하위권이었다. 이대호가 소프트뱅크 이적을 결심한데는 우승에 대한 의지도 크게 작용했다.

이대호는 한국 시절 오승환에 강했던 몇 안 되는 타자 중 한 명이다. 타자들에게 공포의 대상이었지만 이대호를 상대로는 총 26차례 대결에서 3홈런 8안타(타율 0.320)를 얻어맞았다. 물론 탈삼진 8개도 있다.

둘의 일본행을 놓고 국내 팬들의 평가는 다소 엇갈리고 있다. 일본무대에서 최고수준의 대우를 보장받은 것은 그만큼 한국야구의 위상을 높인 것이라고 볼 수 있지만, 한편으로 류현진이나 추신수처럼 한국야구 투타를 대표하는 선수들이 더 큰 무대인 메이저리그에서의 활약을 기대한 것도 사실이다. 일본무대에서 오랫동안 활약한 선수들도 대체로 마무리가 좋지 못했다는 것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오승환은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의 관심을 모았지만 정작 포스팅시스템에 도전도 해보지 않았다. 이대호 역시 마지막까지 메이저리그 진출의 가능성을 열어두는 듯했지만 위험부담이 큰 미국행보다 안정적인 일본 잔류를 선택했다.

이들은 기량이나 경험 면에서 최전성기라고 할만하다. 물론 2년 뒤 다시 미국 무대 진출을 타진하는 것도 이론적으로는 가능하지만 확률은 희박하다. 30대 중반으로 접어드는 시기에 굳이 모험을 걸 가능성이 낮기 때문이다. 2006년 요미우리와 장기계약을 하며 메이저리그 진출의 꿈을 접었던 이승엽의 사례를 떠올리게 한다.

메이저리그를 포기했다면 일본무대에서라도 최고가 되는 것만이 아쉬움을 떨쳐내는 길이다. 저마다 팀의 우승을 노리는 오승환과 이대호로서는 그 길목에서 한번쯤 마주칠 수밖에 없는 운명이다. 일본행을 택한 그들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입증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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