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의 새로운 에이스 양현종은 12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롯데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2피안타 무실점 8탈삼진을 기록하며 시즌 2승째를 챙겼다.
양현종의 호투에 힘입어 KIA도 3-0 승리, 3연패 탈출과 더불어 5할 승률 복귀(6승 7패)를 눈앞에 뒀다. 특히 전날 KIA는 롯데에 20점이나 내주며 분위기가 가라앉았지만 양현종이 연패 스토퍼로 나서며 에이스의 소중함을 깨닫게 했다.
아직 시즌 초반이기는 하지만 양현종의 페이스는 크게 주목할 만하다. 올 시즌 3경기에 등판한 양현종은 20이닝을 던지는 동안 실점이 고작 2점(1자책)에 불과, 0.45의 평균자책점을 기록 중이다. 그러면서 삼진은 벌써 21개나 솎아내 구위를 실감케 하고 있다. 당연히 평균자책점과 탈삼진 부문 1위를 내달리는 양현종이다.
그러나 ‘잘 나가는’ 양현종을 바라보는 KIA팬들의 시선이 마냥 흐뭇한 것만은 아니다. 바로 1년 전 행보와 쏙 빼닮았기 때문이다.
양현종은 지난해 전반기, ‘완벽’이라는 말을 제외하면 설명이 힘들 정도로 뛰어난 퍼포먼스를 펼쳤다. 전반기 14경기에 나서 9승 1패 평균자책점 2.30을 기록, 그야말로 압도적인 성적을 이어나갔다.
하지만 6월말, 부상으로 2군에 내려간 뒤 8월에 다시 복귀했으나 전반기의 모습을 되찾지 못했다. 급기야 옆구리 통증까지 재발해 다시 한 달을 재활에 매달려야 했다. 이후 시즌 막판 모습을 드러냈지만 더 이상의 승수 추가는 없었고, 20승을 바라보던 양현종은 두 자리 수 승수 달성마저 실패하고 말았다.
많은 아쉬움이 남는 시즌이었다. 그러면서 일각에서는 양현종이 보다 철저한 관리를 받았어야 했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실제로 양현종은 6~7이닝을 소화해도 투구 수가 100개를 훌쩍 뛰어넘는다. 이는 볼넷이 많기 때문으로 지난해에도 경기당 볼넷은 2.53개에 달했다. 즉, 소화 이닝에 상관없이 매 경기 완투에 가까운 투구 수를 기록한다는 점이다.
시간을 두고 부상을 다스려야 했음에도 조기에 복귀한 점 역시 뼈아프다.
양현종은 지난해 8월, 두 번째 부상이 찾아왔을 때 그대로 시즌을 마감하는 듯 보였다. 부상 부위가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다. 선동열 감독 역시 “양현종이 괜찮다 해도 복귀하려면 한 달 이상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양현종은 예상보다 훨씬 이른 시점에 복귀했고, 선 감독은 “선수가 1군 등판을 원했다. 물론 상황을 보고 긴 이닝을 던지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염려했다. 하지만 양현종은 복귀전에서 3이닝 8피안타 4실점으로 무너졌다.
올 시즌 최상의 몸 상태라고는 하지만 부상은 늘 예기치 않은 상황에 찾아오는 법이다. 다행히 등판 간격은 5일 및 6일 휴식을 보장받고 있다.
그러나 불안요소도 있다. 바로 KIA의 마운드가 벌써부터 균열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KIA는 양현종과 홀튼을 제외하면 믿고 맡길 선발 투수가 없다. 송은범은 부진하며 김진우도 돌아오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급기야 외국인 투수 카드 1장을 헐거워진 불펜 보강에 사용한 KIA다.
선발이 허약하면 에이스급 투수들의 등판이 앞당겨질 수밖에 없다. 또한 KIA는 불펜마저 위태롭기 때문에 선발투수들의 긴 이닝 소화를 요구하는 팀이다. 자칫 무리한 등판은 부상을 유발할 수 있다.
지난해 양현종의 공백은 곧 KIA의 추락을 의미했다. 양현종이 로테이션에서 이탈한 사이, 선두권을 내달리던 KIA는 거짓말 같이 8위로 곤두박질쳤다. 올 시즌 부활한 양현종이 잘 나갈 때 보다 철저한 관리가 요구되는 KIA의 현주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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