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을 최고의 시즌으로 만들 것으로 보였던 류현진(27·LA 다저스)이 뜻하지 않은 부상 악재를 만났다.
류현진은 14일(이하 한국시각), 터너 필드에서 열린 ‘2014 메이저리그’ 애틀랜타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5.2이닝 6피안타 3실점을 기록한 뒤 자진 강판했다.
이날 다저스가 2-3으로 패하는 바람에 류현진이 패전투수(시즌 6패)가 됐고, 지난달 14일 샌디에이고전 이후 5경기 연속 이어지던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실점 이하) 행진도 멈추게 됐다. 평균자책점은 종전 3.21에서 3.28로 올라갔다.
류현진은 직구 최고 구속이 93마일(약 시속 150km)까지 나왔지만 전반적으로 90마일 안팎에 머물렀다. 하지만 스트라이크존 구석구석을 찌르는 제구력이 일품이었다. 특히 우타자 바깥으로 흘러 나가는 체인지업과 새로운 주 무기인 고속 슬라이더의 각이 예리하게 형성되며 애틀랜타 타자들의 눈을 현혹시켰다.
비록 3실점하긴 했지만 정상적이었다면 류현진은 6회까지 책임질 수 있었다. 하지만 류현진은 갑작스러운 통증으로 더 이상 공을 던질 수 없었다.
류현진은 2사 후 주자 없는 상황에서 B.J. 업튼과 풀카운트 승부 끝에 9구째 공을 던지자마자 고통을 호소했다. 통증이 심각한 듯 곧바로 더그아웃에 이상 신호를 보냈고, 팀 닥터가 급히 달려와 류현진의 몸 상태를 살폈다.
진단 결과, 오른쪽 둔근 염좌 부상으로 밝혀졌다. 즉 근육 부상이다. 자세한 여부는 정밀 진단을 받아봐야 하며 부상자 명단(DL) 등재 역시 지금으로서는 섣불리 예측하기가 어렵다.
하지만 부상 부위가 햄스트링과 같은 근육 부상이라는 점은 다소 치명적으로 다가오고 있다. 물론 햄스트링 부상은 비교적 쉽게 치료가 가능하고 공백기도 그리 길지 않다. 문제는 한 번 부상했을 경우 재발의 위험성이 높다는 점이다.
과거 ‘코리안 특급’ 박찬호는 텍사스 이적 후 지긋지긋한 햄스트링 부상에 시달렸다. 이로 인해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며 ‘먹튀 논란’이 발생하기도 했다. 게다가 햄스트링 부상의 또 다른 공포는 언제든 다시 찾아올 수 있기 때문에 늘 부상 걱정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점이다. 이럴 경우 당연히 정상적인 투구가 불가능해진다.
올 시즌 류현진은 최고의 한해를 보내고 있었다. 지난 8일 LA 에인절스전에서 13승 달성에 성공한 그는 페이스대로라면 17승까지 거뜬히 챙길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좋은 컨디션을 유지한다면 2006년 왕치엔밍이 기록한 동양인 한 시즌 최다승(19승)까지도 바라보던 류현진이었다.
시즌 막판 부상 악재가 포스트시즌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다저스는 커쇼-그레인키-류현진-하렌-에르난데스의 선발 로테이션을 유지 중이다. 4~5선발이 다소 불안하지만 커쇼부터 류현진까지 이어지는 1~3선발은 메이저리그 최강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류현진이라는 든든했던 한 축이 무너지게 됐다. 류현진의 공백은 코레이아로 메우면 되지만 중량감에서 현저히 떨어질 수밖에 없다. 월드시리즈 제패를 위해서라도 류현진의 부상이 경미한 수준이길 다저스는 간절히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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