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병 투척' 강민호, 75억 몸값에 포함된 책임감

데일리안 스포츠 = 이경현 객원기자

입력 2014.09.01 07:43  수정 2014.09.01 08:28

팀에 악영향 미칠 수도 있는 어리석은 행동 지적

어려울 때도 흔들리지 않는 책임감 있는 자세 요구

강민호가 '물병 투척' 행동에 대해 사과했다. ⓒ 연합뉴스

국가대표 포수 강민호(29·롯데)가 물병 투척 사건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사건이 벌어진 후 하루 만에 공식사과를 했고, 팬들이나 특정 대상을 향해 던진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지만 대중의 반응은 싸늘하다. 가뜩이나 롯데가 내우외환으로 분위기가 좋지 않은 가운데 경솔한 행동을 했다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당초 "LG 팬들을 향한 것 아니냐"는 의혹과 달리 당시 강민호의 어긋난 행동은 판정에 대한 불만 때문이었다.

물병투척 사건이 벌어진 지난달 30일 잠실 LG전에서 롯데는 2-3으로 끌려가던 9회초 2사 1·2루 기회를 잡았지만, 마지막 타자인 정훈이 삼진으로 물러나며 석패했다. 롯데 벤치는 심판의 스트라이크 판정에 격앙된 반응을 나타냈다. 강민호의 물병을 던지는 모습도 그때 생생하게 포착됐다.

롯데 김시진 감독은 사과의 뜻을 전하며 강민호를 지난달 31일 LG전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했다. 강민호는 경기 전 3루 쪽 롯데 더그아웃에서 나와 "감정조절을 못 했다. 팬들을 실망시켜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롯데는 강민호가 빠진 가운데 LG를 5-2로 제압하고 전날의 패배를 설욕했다.

강민호는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 ‘글러브 투척’으로 화제가 됐다. 당시에도 심판과의 갈등이 빌미가 됐다. 심판의 스트라이크존 판정에 화가 난 강민호가 영어로 심판에게 질문하는 과정에서 의사소통상의 오류로 퇴장 판정을 받았다. 강민호는 화를 참지 못하고 경기장을 빠져나가면서 글러브를 더그아웃 쪽으로 세게 집어던졌다.

당시 강민호의 행동은 오히려 국내 팬들에게는 지지를 받았다. 국제 경기였고, 심판의 노골적인 텃세와 편파판정에 대한 공감대가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때와 달리 이번에는 강민호의 경솔함을 탓하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강민호는 판정의 당사자도 아니었고 심판에 항의하는 방식도 설득력이 없었기 때문이다. 더구나 롯데가 최근 4강 싸움으로 예민한 상황에서 고참급 선수로서 팀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는 행동이었다.

강민호는 정신적으로 힘든 한 해를 보내고 있다.

지난 겨울 FA 역대 최고액 선수라는 화려한 타이틀을 달고 롯데와 재계약을 맺으며 기대를 키웠지만, 극도의 부진으로 2군과 1군을 오르내리는 등 실망스러운 시즌을 보내고 있다. 시즌 초반 우승후보로 꼽혔던 롯데가 지금 4강 싸움조차 힘겹게 이어가고 있는 현 상황과 맞물려 핵심전력인 강민호 부진에 대한 질타가 더욱 거세진 것도 사실이다.

스타에겐 남들보다 더 큰 책임감이 따른다. 강민호는 올 시즌 부진에도 어쨌든 국내 최고의 포수 중 한 명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대호와 조성환이 떠난 롯데의 몇 남지 않은 프랜차이즈 스타 중 하나고, 2014 인천 아시안게임 국가대표로도 발탁돼 무거운 책임감을 안고 있다.

이런 때일수록 강민호가 더욱 정신적으로 흔들려서는 곤란하다. 강민호에게 걸린 75억의 몸값과 국가대표 포수라는 타이틀은 그에 걸맞은 상징성과 기대치까지 포함한 것이다. 한 번의 실수로 어쩌면 많은 것을 얻을 수도 앗아갈 수도 있다.

롯데가 아직 4강 싸움을 포기하지 않은 이상 강민호 역시 지금 시점에서 무엇이 팀을 위해 가장 기여하는 길인지 다시 한 번 냉철하게 돌아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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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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