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 원더스 구단 측은 11일 “작은 성과에도 불구하고 구단을 3년간 운영하면서 창단을 제의했던 KBO와 구단 운영에 대한 방향이 다르다는 것을 반복해서 확인했다”며 “아쉽지만 한국 최초의 독립야구단 고양원더스는 2014년 시즌을 끝으로 여기서 도전을 멈추고자 한다”고 발표했다.
지난 2011년 9월 창단한 원더스는 경기도 고양에 둥지를 틀고 ‘열정에게 기회를’이라는 슬로건 아래 인프라가 부족해 꿈을 포기해야 했던 선수들에게 재기의 기회를 마련해줬다.
원더스는 그동안 KBO 퓨처스 팀들과 교류 경기를 치렀으며, 2012년 20승 7무 21패(0.488), 2013년 27승 6무 15패(0.643), 2014년 43승 12무 25패(0.632)의 눈에 띄는 성적을 기록했다. 특히 2012년 5명, 2013년 12명, 2014년 5명 등 총 22명의 선수를 프로구단으로 이적시키는 등 새로운 기회의 장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코칭스태프를 비롯해 선수들 모두가 각자의 길을 걷게 됐지만 이 가운데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른 이는 역시나 김성근 감독이다. 성적반등을 노리는 구단들 입장에서는 자유의 몸이 된 야신에게 앞 다퉈 러브콜을 보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984년 OB 베어스(현 두산)를 시작으로 태평양, 삼성, LG, SK의 지휘봉을 잡았던 김성근 감독은 근성의 야구를 선보이며 한국 야구 발전에 큰 공헌을 한 인물로 통한다. 프로통산 1234승(1036패 57무)을 거둬 김응용 한화 감독에 이어 역대 최다승 2위를 기록 중이기도 하다.
특히 리빌딩과 성적,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는 점이야 말로 김성근 감독이 지닌 최대 매력이다. 김 감독은 2007년 SK에 부임한 뒤 4년 동안 세 차례 우승과 한 번의 준우승이라는 위업을 달성했다. 그러면서 SK는 프로야구에 몇 안 되는 왕조의 깃발을 내걸었다.
하지만 반대급부도 만만치 않다. 현장의 목소리를 강조한 김 감독은 그동안 맡았던 팀마다 프런트와 갈등을 일으켰고 경질 수순을 밟았던 게 대부분이었다. 김성근 감독이 양날의 검으로 불리는 이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성근 감독은 대부분의 팀들이 탐낼만한 지도자임에 분명하다. 확고한 자신의 야구 철학을 그라운드에 고스란히 녹여내고 있으며, 무엇보다 그가 손을 댄 선수들은 몇 단계 발전 과정을 이뤄 두터운 선수층 확보로 이어지고 있다.
공교롭게도 올 시즌이 끝나면 사령탑의 계약기간이 만료되는 구단들이 다수 나온다. 선동열 감독의 KIA와 이만수 감독의 SK, 그리고 김응용 감독이 이끄는 한화가 그들이다. 또한 중도 교체설이 나온 롯데 김시진 감독은 물론 두산 송일수 감독도 자리가 위태롭기는 마찬가지다.
올 시즌이 끝나면 SK 최정과 김강민을 비롯해 삼성 안지만, 배영수, 롯데 장원준, KIA 송은범, LG 박용택, 이동현 등 굵직한 FA 선수들이 쏟아져 나온다. 하지만 이들을 뒤로 하고 단기간에 성적을 급상승시켜줄 김성근 감독이야 말로 스토브리그 최대어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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