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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기 달음박질' 알롭스키, 괴수 앞에서 송곳니 포효?


입력 2014.09.14 06:04 수정 2014.09.14 06:11        데일리안 스포츠 = 김종수 기자

UFC 헤비급 챔피언 출신으로 과거의 명성 상당 부분 잃어

어렵게 찾아온 기회..날카로운 타격과 화력에 한가닥 희망

[UFC]실바-알롭스키 ⓒ UFC

'핏불' 안드레이 알롭스키(35·벨로루시)가 UFC 재정착을 위한 달음박질에 들어간다.

14일(한국시각) 브라질 브라질리아 닐슨 넬슨 체육관서 열리는 ‘UFC Fight Night 51-실바 vs 알롭스키’가 그 무대다. 상대는 안토니오 실바(34·브라질)로 다른 무대에서 자신에게 패배를 안겼던 인물이다.

전 UFC 헤비급 챔피언 출신 알롭스키는 한때 UFC를 대표하던 간판스타 중 하나였다. 에밀리아넨코 표도르, 미르코 크로캅, 안토니오 호드리고 노게이라 등을 앞세운 프라이드가 전 세계를 MMA헤비급을 대표하던 시절, 팀 실비아와 함께 UFC 헤비급의 자존심으로 꼽힌 파이터다.

덥수룩한 수염에 흡혈귀를 연상케 하는 뾰족한 송곳니 마우스피스에서도 드러나듯, 특유의 개성을 바탕으로 헤비급 흥행을 책임졌다. 표도르가 한창 맹위를 떨치던 시절 강력한 대항마로 꼽히기도 했다.

하지만 현재는 과거의 명성을 완전히 잃은 지 오래다. 20대 때만 해도 강한 화력을 바탕으로 어떤 상대와도 해볼 만한 포스를 선보였지만 30대에 접어들기 무섭게 위력을 완전히 상실했다.

‘핏불’이라는 별명이 말해주듯 한창 때의 알롭스키는 옥타곤에 들어서기만 하면 상대를 사냥하듯 물어 뜯어버렸다. 펀치와 로우킥을 쉬지 않고 던지며 상대를 사정권으로 끌어들인 후 폭풍 같은 펀치와 킥 연타로 눕혔다.

하드펀처 스타일은 아니었지만 경쾌한 스텝과 어우러진 속사포 같은 타격은 상대적으로 타 체급에 비해 느린 선수가 많을 수밖에 없는 헤비급에서 굉장한 강점으로 작용했다.

그래플링 기량도 떨어지지 않았다.

상대의 클린치나 테이크다운을 막는 뛰어난 방어능력은 물론 기회가 왔을 때 벼락 같이 작렬하는 서브미션도 일품이다. 목-팔-하체 등 빈틈만 보이면 잡히는 대로 꺾어 탭을 받아내는 능력도 충분했다. 폭풍같은 타격과 서브미션의 조합이 잘 이뤄졌다는 점에서 ‘UFC판 표도르’로 불리기에 손색이 없었다.

단순히 성적만 놓고 보면 알롭스키는 큰 하락세에 있지 않은 것으로 보일 수도 있다. 2011년부터 치렀던 10경기에서 알롭스키는 2패만 당했다. 특유의 짧고 정확한 펀치는 물론 하이킥까지 터뜨리며 상대를 잡아먹었다. 위태위태하기는 했지만 '더 하이브리드(The Hybrid)' 브랜든 샤웁(31·미국)과의 ‘유리턱 매치’에서도 승리했다.

그럼에도 팬들을 불안하기만 하다. 최근 알롭스키가 따낸 많은 승수는 강자들을 상대로 가져온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더욱이 UFC 헤비급 챔피언출신이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군소 단체 승리는 썩 자랑할 만한 경력은 아니다.

‘러시아군 최강병사' 세르게이 하리토노프(34·러시아)전 패배에서도 알 수 있듯, 여전히 맷집과 힘이 좋은 인파이터들에게는 먹잇감 신세를 면하지 못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실바와의 대결은 알롭스키에게 부담스러운 한판이다. 수준급 타격과 주짓수 실력을 겸비한 그는 묵직한 신체에서 나오는 파워를 바탕으로 상대를 마무리 짓는 능력이 뛰어나다.

최상위권 강자는 아니지만 어지간해서는 중간급 선수들에게 이변을 허용하지 않는 안정된 전력을 갖춘 파이터다. 가장 최근 경기에서 맷집의 대명사 마크 헌트와 난타전 끝에 무승부를 기록하기도 했다. 알롭스키가 전면전을 벌일 상대는 결코 아니다.

알롭스키로서는 내구력으로 상대가 안 된다. 이길 수 있는 방법은 자신의 장점인 화력을 십분 살려 공격으로 승부를 봐야한다. 벤 로스웰-로이 넬슨 등 맷집 좋기로 유명한 파이터들도 넉아웃으로 잡아낸 경험이 있는 만큼 날카로운 타격만 살아난다면 실바도 충분히 때려눕힐 수 있다. 연이은 패배로 인한 잃었던 자신감을 되찾을 수 있느냐가 키포인트다.

과연 알롭스키가 괴수 실바의 목덜미를 물고 부활의 송곳니를 드러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종수 기자 (asd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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