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꺾은 북한 여자축구 '여자 박지성 11명?'
전반 초반부터 경기 내내 미스터리한 체력으로 공수가담
작지만 단단했고 이타적 플레이도 돋보여..일사불란 그 자체
‘역대전적 1승1무13패’
북한 여자축구가 또 한국을 울렸다.
한국 여자축구 대표팀은 29일 오후 8시 인천 문학경기장서 열린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북한과의 준결승에서 동점골을 허용하고 전반을 1-1로 마친 데 이어 후반 48분 허은별에게 결승골을 내주며 1-2 역전패했다.
한국 여자축구는 북한과의 상대전적 1승1무13패의 절대 열세를 극복하지 못했다. 박은선은 빠졌지만 지소연의 합류로 사상 첫 금메달에 대한 기대를 키웠던 한국은 베트남과 동메달을 놓고 싸우게 됐다. 북한은 다음달 1일 일본과 금메달을 놓고 다투게 됐다.
북한의 최대 미스터리는 체력이다.
북한은 전반 시작부터 강한 체력을 바탕으로 쉼 없이 달렸다. 또 10명의 필드 플레이어가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동료가 뛰쳐나간 자리를 메우고 공격수도 수비에 가담했다. 스타는 없지만 조직력이 돋보였다.
피지컬도 빼놓을 수 없다. 작지만 단단했다. 한국 선수들과의 어깨 싸움에서 밀리는 법이 없었다. 왕성한 체력과 다부진 힘, 이타성은 ‘여자 박지성’ 11명을 떠올리기 충분했다.
이런 북한을 맞아 한국은 정교한 패스와 개인전술로 맞섰다. 특히, 지소연의 활약이 돋보였다. 세련된 드리블과 번뜩이는 창의적 움직임으로 북한 수비진을 흔들었다. 후반 종반 현란한 드리블과 크로스바를 강타한 슈팅은 지소연이 왜 ‘지메시’로 불리는지 단적으로 보여줬다.
그러나 천하의 ‘지메시’도 북한의 조직력 앞에 무릎 꿇었다. 축구는 팀 대 팀이 격돌한다. 북한 11명이 한국 11명보다 팀 전술이 우수했음은 분명한 사실이다. 북한 여자축구는 여전히 폐쇄적이지만 배울 부분이 많다. 선수들이 어떻게 훈련했는지 90분 동안 지치지 않는다. 이는 남자축구도 마찬가지다.
한국축구는 북한보다 환경적으로 우수하다. 기술을 갖춘 스타플레이어를 다수 보유하고 있다. 체계적인 유소년 정책의 산물이다. 두 가지가 융화된다면 '어마무시'한 팀이 될 수도 있다. 그렇지 못한 현실은 못내 서글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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