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는 11일 전주체육관서 열린 '2014-15 KCC 프로농구' 2라운드 창원LG전에서 69-88 완패했다. 지난 4일 전자랜드를 꺾고 힘겹게 3연패 사슬을 끊자마자 또 3연패에 빠진 KCC는 5승9패로 6위에 머물렀다.
KCC의 최근 경기력은 매우 실망스럽다. LG는 이날 정상 전력이 아니었다. 주포 데이본 제퍼슨이 결장했고 컨디션이 좋지 않은 토종센터 김종규도 약 12분 출전에 그쳤다.
하지만 이날 KCC는 리바운드 싸움에서 LG에 철저히 밀렸다. 풀타임 소화한 LG 노장 센터 크리스 메시에게 무려 24점-20리바운드를 허용했다. 메시 한 명에게 공격 리바운드를 내준 것만 9개. 부진했던 문태종은 KCC전에서 20점을 올리며 올 시즌 최다득점을 기록했다.
KCC는 하승진이 홀로 15리바운드를 잡아냈지만 영양가는 떨어졌다. 페인트존에서 몸싸움에 밀리고 상대의 도움 수비에 막힌 하승진은 고작 7득점에 그쳤다. 드숀 심스가 18점을 올리며 그나마 숨통이 트였지만 하승진으로 향하는 공격루트가 막힌 KCC 경기력은 답답하기 이를 데 없었다.
KCC는 올 시즌 다크호스로 거론됐다. 최장신센터 하승진의 복귀로 거는 기대가 컸다. 2009년, 2011년 KCC에 두 번의 우승컵을 안긴 하승진은 '높이의 농구'를 상징하는 보증수표였다.
하지만 하승진 곁에는 마이카 브랜드, 테렌스 레더, 크리스 다니엘스 등 그동안 든든한 골밑 파트너들이 있었다. 국내 선수들도 추승균, 강병현, 전태풍 등 물샐틈없는 라인업으로 뒤를 받쳤다.
내구력이 약한 하승진이 풀타임을 소화하기 어렵거나 부상공백이 있을 때도 동료들이 든든히 뒤를 받쳤다. KCC가 시즌 출발이 좋지 않을 때도 플레이오프로 갈수록 강한 모습을 보이며 슬로우 스타터라는 평가를 받았던 이유다.
올 시즌 현재 하승진 곁에는 믿을만한 동료가 부족하다. 김민구 부상공백 속에 김태술 역시 체력부담과 잔부상으로 고전하고 있다. 하승진은 2년 공백기가 무색하게 골밑에서 나름 분전하고 있다. 우려했던 체력도 나쁘지 않고, 개인기록은 더블-더블에 근접하다. 하지만 팀은 정작 하승진 효과를 충분히 누리지 못하고 있다.
하승진의 부담을 덜어줘야 할 외국인 선수 심스와 윌커슨은 빅맨이라기보다 득점에 능한 포워드형에 가깝다. 빅맨 수비가 약한 이들은 10점을 넣으면 15점을 주는 유형의 선수들이다. 굳이 스타일이 겹치는 둘을 동시에 뽑을 필요가 없었다. 하승진 외에 마땅한 토종빅맨도 없는 KCC로서는 만일 하승진마저 부상으로 빠진다면 골밑이 완전히 열릴 위험이 높다.
하승진은 컨디션이 좋을 때도 장단점이 뚜렷하다. 기동력이 떨어지고 활동범위가 좁다. 하승진이 많은 시간 출장하거나 두 자릿수 리바운드를 걷어내도 KCC는 정작 높이싸움에서 상대에 열세를 드러내는 경기가 많다. 하승진만으로 제공권을 장악하는데 한계가 있음을 보여준다.
현재 KCC는 지금이 최상의 전력에 가깝다. 슬로우 스타터라는 평가를 받았던 2009~2011년에는 부상자들의 복귀라는 기대치가 있던 것과 다른 부분이다. 조속히 팀을 재정비하지 못하면 올 시즌 전망도 불투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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