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동석 문제 발언 연일 쏟아지지만
'친문' 윤건영 외 현역 의원들 '조용'
지도부는 인사검증 논란 확산 차단
대통령실 여론·당내 반응 지켜볼 듯
최동석 신임 인사혁신처장의 문재인 전 대통령 등에 대한 '막말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다만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친문 대 친명 구도로 균열, 이재명 정부의 인사 검증 시스템 논란 확산 등을 이유로 관련 발언을 자제하는 분위기다.
28일 정치권에 따르면 최동석 인사혁신처장은 임명 한 달 전인 지난달 20일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문재인 전 대통령을 향해 "문재인은 대통령감이 아니다"며 "지금도 책을 팔면서 책장사하고 나라가 이 꼴이 됐는데 그거에 대한 책임 의식은 찾아볼 수가 없다"고 비판했다.
문재인 정부 인사들도 전방위로 공격했다. 최 처장은 "임종석 (전 비서실장)은 학습 능력이 없어서 배우질 못한다"고 했다. 이낙연 전 총리에 대해서는 허우대는 멀쩡해서 당시 평가는 좋았다고 비하했고, "문재인과 조국을 보면 어떻게 이렇게 무식할 수 있을까"라며 조국 전 민정수석과 문 전 대통령을 싸잡아 비판하기도 했다.
최 처장은 2021년 12월 발간한 저서 '성취예측모형'에서도 문 전 대통령에 대한 비판을 서슴지 않았다. 자신이 만든 성취예측모형에 따라 주요 정치인을 '한국 문명을 발전시킨 사람들'과 '한국 문명을 퇴보시킨 사람들'로 나눴는데, 이재명 대통령은 96점으로 한국 문명을 발전시킨 사람으로 꼽혔고, 문재인 전 대통령은 -70점으로 퇴보시킨 사람으로 꼽혔다. 문 전 대통령의 점수는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60점)보다도 점수가 낮았다.
이번 막말 논란은 최 처장이 과거 문 전 대통령을 겨냥한 "모든 고통의 원천"이라는 발언이 드러난 것이 시발점이었다. 민주당 인사들에 대한 막말들도 하나둘씩 수면 위로 드러나며 논란은 일파만파 커졌다.
최 처장은 지난해 6월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에 대해서는 "20년 동안 이한열 열사 끌어안고 있는 그거 하나로 해먹었다"고 말했다. 2021년 3월에는 페이스북에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관련해 "민주당의 가장 큰 문제는 정성호 같은 인물들이 너무 많기 때문"이라면서 "왜 이리 XX 같은가"라고 욕설을 적었다.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지난 22일 '문재인이 모든 고통의 원천'이라고 한 최 처장의 과거 발언을 두고 "치욕스럽기까지 하다"고 공개 비판에 나섰다. 그러나 이후 민주당이 친문 대 친명 구도로 분열되는 모습으로 비춰지는 게 부담스러운 탓인지 윤 의원은 그 뒤로는 발언 수위를 낮췄다.
윤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최 처장 임명과 관련해 "어떤 선택을 할지는 임명권자의 판단"이라면서 "논란이 되는 인사가 있다면 사전에 이런저런 사정을 설명하고 이 사람이 필요한 이유를 제시하는 게 국민적 공감대를 얻는 데 용이할 텐데 이번엔 그런 과정이 생략됐다"고 조심스럽게 지적했다.
당 지도부는 '강선우 사태' 이후 이재명 정부의 인사 검증 시스템 논란이 또 다시 확산될 조짐을 보이자 차단에 나섰다. 민주당 원내 핵심 관계자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최 처장 관련 논란에 대해 "대통령께서 충분히 고민하고 (임명)하셨을 테니 인사 문제에 이러쿵저러쿵 얘기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박상혁 원내소통수석부대표도 YTN 라디오에서 "공직사회의 '철밥통' 이미지, 이런 부분을 깨려면 인사혁신처가 주도적으로 혁신안을 만들어야 하고, 대통령께서 그런 부분을 아주 중요한 인사 포인트로 생각해 임명한 것"이라고 옹호했다.
대통령실은 최동석 막말 논란에 대해 "입장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강선우 전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임명 하루 전 '보좌진 갑질' 논란으로 여론 악화가 극단으로 치닫자 '임명 강행'에서 기류가 바뀐 것으로 전해졌던 만큼 최 처장의 향후 거취에도 귀추가 주목된다.
대통령실이 강선우 사태 당시처럼 여론을 지켜보고 원내 지도부와 국회의원 개개인의 의견을 취합해 낙마 여부를 결정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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