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퀴아오vs메이웨더…한국복싱에 던져줄 선물

데일리안 스포츠 = 임재훈 객원칼럼니스트

입력 2015.04.29 14:48  수정 2015.04.29 21:52

썰렁했던 한국복싱에 모처럼 쏟아지는 관심

재기 향한 절호의 기회..치열한 고민해야

파퀴아오와 메이웨더의 경기는 한국 복싱계에도 복싱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환기시킬 수 있는 하나의 중요한 기회다. ⓒ 게티이미지

플로이드 메이웨더(38·미국)와 매니 파퀴아오(37·필리핀)가 펼칠 ‘세기의 대결’이 임박했다.

메이웨더와 파퀴아오는 다음달 3일(한국시각) 오전 11시 미국 라스베이가스 MGM 그랜드가든 아레나에서 세계 복싱사에 길이 남을 역사적인 맞대결을 펼친다.

체급은 웰터급(66.7kg). 메이웨더는 현재 세계복싱평의회(WBC) 웰터급 챔피언, 파퀴아오는 세계복싱기구(WBO) 웰터급 챔피언이다. 따라서 이들의 경기는 WBC-WBO 웰터급 통합타이틀전이 된다.

메이웨더는 선수생활 19년 통산 47전 47승(26KO) 전승을 달리며 WBC 웰터급과 슈퍼웰터급, 세계권투협회(WBA) 웰터급, 슈퍼웰터급 타이틀을 석권한 통합 챔피언이다.

오른손잡이로 능수능란한 아웃복싱을 펼치며 적중률 높고 빠른 펀치뿐 아니라 어깨로 상대 주먹을 방어하는 숄더 롤(shoulder roll)을 앞세운 수비로 현역 선수생활 통틀어 단 한 번도 제대로 된 강력한 펀치를 허용한 적이 없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런 이유로 경기를 치른 뒤에도 깨끗한 얼굴을 유지하는 메이웨더에게 붙은 별명이 ‘프리티 보이(pretty boy)’다.

복싱 역사상 최초로 8체급 석권의 위업을 달성한 파퀴아오는 필리핀의 국민적 영웅이자 아시아 복싱의 영웅이다.

왼손잡이로는 다소 특이한 인파이터로 위치와 각도를 가리지 않는 펀치 스킬에 파워 넘치는 연타능력이 전매특허인 파퀴아오는 통산 전적 64전57승(38KO)2무5패로 그야말로 산전수전에 공중전까지 모두 겪어본 베테랑 중의 베테랑이다.

이런 선수들의 경기를 생중계(SBS TV)로 볼 수 있다는 사실은 그 자체로 축복이라고 할 수 있다. 과거 무하마드 알리와 조지 포먼, 슈거레이 레너드와 토머스 헌즈 맞대결을 생중계로 지켜봤던 세대를 지금의 복싱팬들이 부러워하듯 지금으로부터 수 십 년이 지난 후 그때의 복싱팬들이 지금 메이웨더와 파퀴아오의 경기를 생중계로 지켜본 현재의 복싱팬들을 한 없이 부러워할 것이다.

하지만 이처럼 화려한 대결을 앞두고 잠시 국내 복싱의 현실을 들여다보면 깊은 한숨이 나오는 게 사실이다. 인기를 논하기조차 민망할 정도로 침체되어 있는 한국 복싱의 현실에서 불세출의 복싱영웅들이 펼치는 복싱 경기가 벌어지는 자체도 부럽지만, 천문학적 규모의 ‘머니게임’인 메이웨더와 파퀴아오의 경기는 그야말로 ‘남의 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달리 생각해 보면 이번 파퀴아오와 메이웨더의 경기는 한국 복싱계에도 복싱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환기시킬 수 있는 하나의 중요한 기회다. 이들의 경기를 생중계로 지켜보며 국내에도 복서로서의 꿈을 키울 예비 챔피언들도 생겨날 것이고, 잠시 격투기에 마음을 빼앗겼던 사람들이 다시 복싱으로 관심을 돌릴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파퀴아오와 메이웨더의 세기의 대결은 결코 경기가 끝났다고 해서 경기 당일 모든 것이 끝나는 경기가 아니다. 경기 이후 각종 미디어를 통해 쏟아지는 각종 뉴스와 뒷이야기로 한동안 그 여운이 지속될 것이다. 한국 복싱계는 그와 같은 분위기를 이어 받아 국내에 복싱 붐을 계속 일으킬 수 있는 콘텐츠를 생산할 필요가 있다.

다음달 16일 미국 LA에서 방어전을 치르는 무패의 ‘하프 코리언’ 세계 챔피언 게나디 골로프킨(카자흐스탄)을 이슈화 할 수도 있고, 6월 2일 태국에서 WBC 미니멈급(48㎏이하) 세계타이틀에 도전하는 배영길에게 대중들이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프로모션 할 수도 있다.

파퀴아오와 메이웨더의 경기를 국내에 독점 중계하는 SBS 배성재 아나운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대전을 계기로 한국에서도 복싱 붐이 다시 일었으면 좋겠다. 우리 선수가 복싱의 성지인 라스베가스에서 빅매치를 가지는 것은 스포츠를 중계하는 아나운서로서 꿈”이라며 “박지성, 손흥민, 기성용 선수의 경기를 중계하는 것도 축복인데 복싱에서도 그런 선수가 나왔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이와 같은 바람은 배성재 캐스터 개인의 바람만이 아닌 한국 복싱을 사랑하는 모든 국내 복싱 팬들의 바람이기도 하다. 그런 바람이 현실이 될 수 있는 조짐이 나타난다면 한국 복싱은 파퀴아오와 메이웨더에게 큰 선물을 받게 되는 셈이 된다. 결코 불가능한 일만은 아니다.

파퀴아오와 메이웨더의 경기 내용이 ‘소문난 잔치 먹을 것 없다’는 속설을 증명하는 내용일지 아닐지를 떠나 한국권투위원회(KBC)를 비롯한 국내 복싱계는 모처럼 만에 복싱에 쏟아지는 국내 스포츠팬들의 관심을 계속 복싱에 붙잡아줄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지 치열하게 고민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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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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