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가수찾기? '복면가왕' 편견에 날린 하이킥

부수정 기자

입력 2015.05.25 09:58  수정 2015.05.25 10:06

지난달 5일 첫 방송 이후 시청률 상승세

'진짜 사나이 시즌2'와 연이은 흥행 효과

'황금락가 두통썼네', '딸랑딸랑 종달새', '화생방실 클레오파트라', '질풍노도 유니콘'. 지난 몇 주 동안 주말 저녁 시간대 포털 사이트를 점령한 실시간 검색어들이다. MBC '일밤-복면가왕'(이하 '복면가왕') 출연자들의 개성 넘치는 닉네임이기도 하다.

'복면가왕'은 가면을 쓴 가왕을 골라내는 미스터리 음악쇼다. 지난 설 연휴 파일럿으로 방송돼 큰 인기를 끌었다. '일밤'이 '아빠 어디가2'에 이어 후속으로 편성한 '애니멀즈'의 처참한 실패를 만회하고자 4월 정규 편성했다. 효과는 기대 이상이다.

지난주 방송에서 '복면가왕'은 시청률 9.6%(닐슨 코리아·전국 기준)를 나타냈다. 전작 '애니멀즈'가 나타낸 종영 시청률 2.5%보다 네 배 상승한 수치다. 이러한 선전은 이후 방송되는 '진짜 사나이2'에도 영향을 미쳤다. 같은 날 11% 두 자릿수 시청률을 기록한 것. 방송계에서는 '애니멀즈'로 부진의 늪에 빠졌던 '일밤'이 '복면가왕'으로 기사회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복면가왕'의 가장 큰 재미는 '복면' 쓴 가수를 추리하는 것이다. 무대를 보고 나면 "노래를 정말 잘하는 저 사람, 도대체 누굴까?"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단순히 노래를 잘하는 가수를 뽑는 것에서 나아가 가수의 정체를 궁금해하는 시청자들의 흥미를 자극한 게 주효했다.

민 PD는 방송 전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을 들으면서 누구 노래냐고 물어본 경험이 있을 것"이라며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 프로그램"이라고 소개했다.

민 PD의 기획 의도는 적중했다. 방송이 끝날 때마다 누리꾼들은 가왕의 정체를 알아내기 위해 추리를 시작한다. '황금락카 두통썼네'가 나왔을 때 누리꾼들은 인터넷 커뮤니티에 f(x) 루나라는 단서를 하나둘씩 올리며 추측했고 결국 예상과 딱 들어맞았다. 가면을 벗은 순간 내가 지목한 가수가 나왔을 때 느끼는 쾌감이 꽤 짜릿하다.

MBC '일밤-복면가왕'이 최근 시청률 상승세를 보이며 인기를 얻고 있다. ⓒ MBC

시청자들의 참여도도 높다. 시청자 게시판엔 '복면가왕'에 나왔으면 하는 숨겨진 가수들을 추천하는 글들이 이어진다. 한 시청자는 "좋은 음색을 지닌 가수들이 나왔으면 한다"며 "출연 여부를 꼭 고려해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복면가왕'은 '편견 없이 노래 실력으로 승부한다'는 메시지까지 전한다. 민 PD는 "다양한 목소리를 찾는 게 목표다. 이런 목소리들을 편견 없이 들었을 때 어떤 느낌일까 생각했다. 보다 극적으로 보이기 위해 대결이라는 장치를 쓴 것이지 가왕을 뽑기 위한 자리를 아니다"고 설명했다.

'복면가왕'을 통해 재조명된 이들은 루나를 비롯해 걸스데이 소진, 아이비, 지나, 가희, 홍석천, 육성재 등 다양하다. 특히 아이돌 그룹 멤버들은 반전 가창력을 선보이며 재평가받았다. 루나가 이렇게 노래를 잘 불렀던 가수였는지, 육성재가 발라드를 이토록 호소력 있게 소화할 수 있으리라고 어느 누가 생각했을까.

오로지 목소리만으로 인정받은 출연자들이 흘린 눈물도 억지스럽지 않다. 지나는 "그간 너무 보이는 것에 치중해 걱정했다. 누가 내 목소리를 알아줄까 생각했다. 백지영 언니가 내 목소리를 알아준 게 기뻤다"고 눈물을 쏟았다.

루나는 "가면을 쓰고 무대에 서면 자유로울 것 같았는데 목소리만으로 감정을 표현하는 게 힘들었다"며 "'복면가왕'을 통해 나도 많이 성장했다"고 눈물을 보였다.

'여성스러울 것 같다'는 편견을 딛고 무대에 오른 홍석천은 '복면가왕'의 매력을 이렇게 설명했다. "편견 때문에 좌절한 분들이 많아요. 저도 그들 중 한 사람이죠. 겉모습 말고 상대방의 진실한 모습을 알려고 노력하면 새로운 모습을 볼 수 있죠. 이런 게 '복면가왕'의 매력이 아닐까요?"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