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흔 2000안타 '베테랑의 품격'

데일리안 스포츠 = 이경현 객원기자

입력 2015.06.15 13:21  수정 2015.06.15 14:04

17년간 우여곡절 겪으며 꾸준한 활약

NC전서 2안타 때려내며 대기록 작성

홍성흔 2000안타 '베테랑의 품격'

홍성흔이 우타자 최초로 2000안타 고지를 밟았다. ⓒ 연합뉴스

두산 홍성흔(38)이 KBO리그 최초로 ‘우타자 2000안타’라는 대기록을 작성했다.

홍성흔은 14일 잠실야구장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 6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해 4타수 2안타를 기록했다.

2회말 첫 타석에서 2루수 뜬공에 그친 홍성흔은 3회말 강습 내야안타로 첫 손맛을 본 후 7회말 마지막 타석에서 최금강의 직구를 받아쳐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날리며 대망의 2000안타 고지를 밟았다.

홍성흔은 2루 베이스에 도착한 후 환호하는 관중들을 향해 고개 숙여 인사했고, 곧바로 대주자 장민석과 교체됐다. 홍성흔은 더그아웃에서 동료들의 축하를 받았다.

7회말 종료 후에는 김태형 감독과 주장 오재원이 선수단을 대표해 홍성흔에게 꽃다발을 건네며 대기록을 축하하는 시간을 가졌다. 경기장을 찾은 팬들이나 NC 선수들도 아낌없는 박수와 환호로 위대한 기록을 수립한 베테랑의 업적을 예우했다. 두산은 이날 홍성흔의 대기록과 더불어 경기도 6-2로 승리하며 기쁨이 두 배가 됐다.

홍성흔의 우타자 2000안타는 최근 이승엽의 400홈런과 더불어 한국 프로야구에서 베테랑의 저력을 보여주는 위대한 기록이다.

홍성흔은 지난 1999년 두산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해 올해로 17년차다. 2009년부터 4년 동안 롯데 자이언츠의 유니폼을 입기도 했지만 2013년 두 번째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은 뒤 친정팀 두산으로 복귀해 지금까지 활약하고 있는 대표적인 '베어스맨'이다.

홍성흔은 1999년 4월 30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서 프로 첫 안타를 기록한 뒤 날짜로는 16년 1개월 14일, 나이로는 38세 3개월 17일만이자, 프로 통산 총 1895경기 만에 대기록을 수립했다.

중장거리형 타자의 전형인 홍성흔은 데뷔 이래 지난해까지 1999년, 2003년, 2007년을 제외하고 무려 13시즌이나 세 자릿수 안타를 기록할 만큼 꾸준했다. 홍성흔 이전에 2000안타를 기록한 양준혁, 장성호, 이병규, 전준호는 모두 좌타자들이었다.

대기록의 주인공이 되기까지 고비와 우여곡절도 많았다. 홍성흔은 신인왕이자 국가대표 포수 출신으로 한 시대를 풍미했지만 2000년대 중반 이후 슬럼프에 빠지며 주전 경쟁에서 밀렸고 반강제로 포수에서 지명타자로 전업하는 우여곡절도 겪었다.

아픔은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지명타자 전향은 전화위복이 됐다. 30대 이후 타격능력이 만개한 홍성흔은 제2의 전성기를 맞게 된다. 홍성흔은 2008년부터 7년 연속 세 자릿수 안타를 기록 중이며 이 기간 두 번의 FA 대박을 터뜨리며 프로야구에 보기 드문 FA 모범생으로도 불리고 있다.

올 시즌도 고비가 있었다. 지난해 124경기에서 타율 0.315, 141안타 20홈런 82타점으로 건재를 과시했던 홍성흔이지만, 올 시즌에는 48경기에서 타율 0.247, 43안타 3홈런 24타점에 그치며 명성에 맞지 않게 부진한 모습이었다. 2000안타 기록을 의식한 것도 하나의 원인이었다.

하지만 홍성흔은 베테랑답게 서서히 자기 페이스를 찾아가고 있다. 최근 4경기에서는 홈런 2개 포함 16타수 7안타 8타점을 몰아치며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대망의 2000안타까지 달성하며 대기록의 부담에서도 해방된 홍성흔인 만큼 더욱 자신감을 얻게 될 가능성이 높다. 홍성흔이 살아날수록 두산 타선의 짜임새 역시 더욱 견고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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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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