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직 메시’ 아르헨티나…이유 있는 결승전 고배

데일리안 스포츠 = 박문수 객원기자

입력 2015.07.05 21:35  수정 2015.07.05 21:36

칠레와의 결승전, 승부차기 끝에 1-4 패배

단조로운 전술-메시의 의존증으로 전력 노출

메시만을 고집한 아르헨티나는 단조로운 전술을 노출하고 말았다. ⓒ 게티이미지

이쯤 되면 징크스다. 아르헨티나가 또다시 결승전에서 패했다. 벌써 결승전 5경기 연속 패배다.

아르헨티나는 5일(한국시각) 칠레 산티아고에서 열린 ‘2015 코파 아메리카’ 칠레와의 결승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1-4 패했다. 이변이다. 경기 전부터 아르헨티나의 압도적인 승리가 점쳐졌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결과는 정반대였다.

감독의 안일한 전술, 그리고 메시를 제외한 모든 공격진의 침묵 탓에 아르헨티나는 또다시 무관에 그쳤다. 무엇보다 전통의 강호 브라질과 우루과이가 자멸하며 천금 같은 우승 기회를 얻었지만 예상치 못한 칠레에 발목이 잡히며 무관 탈출에 실패했다.

사실 아르헨티나의 결승전 패배는 예견된 일일지도 모른다. 마르티노 감독은 8강전서부터 똑같은 전술로 경기에 임했다. 선수들 움직임도, 메시의 미드필더 활용도 한결 같았다. 매 경기 같은 전술과 움직임으로 경기에 나섰으니 상대로서는 전력 분석에 용이할 수밖에 없었다.

화려한 선수진을 자랑하는 아르헨티나는 이번 대회에서도 다양한 옵션을 보유했지만 마르티노 감독은 모험보다는 안정성을 택했다. 유벤투스의 순항을 이끈 카를로스 테베스와 로베르토 페레이라를 보유했음에도 공격진 구성은 변함 없었고, 중원과 미드필더진 역시 마찬가지였다.

이러한 안일함은 안정성이 아닌 상대에 전력을 완전히 노출하는 셈이 됐다. 냉정히 말해 최근 아르헨티나는 메시를 보유한 것 외에는 눈에 띄는 장점이 없는 게 현실이다. 화려한 선수진을 갖췄지만 실상은 '빛 좋은 개살구'에 가깝다.

무엇보다 골칫거리는 메시를 제외한 공격진들이 클럽에서와 달리 대표팀 유니폼만 입으면 집단 부진에 빠진다는 점이다. 이번 대회에서 메시는 미드필더로 변신하면서 주연보다는 조연의 역할을 수행, 해결사가 아닌 조력자로 완전히 변신했다.

문제는 메시 앞 선에 있는 공격수들의 부진이다. 특히 곤살로 이과인은 지난 월드컵에 이어 이번 대회에서도 기대 이하의 활약을 펼치며 패배의 원흉이 됐다. 이날 후반 29분 세르히오 아구에로와 교체 투입된 이과인은 결정적인 기회 때마다 득점포를 가동하지 못했으며 승부차기에서는 허공으로 공을 날리며 아쉬움을 더했다.

반면 칠레는 다양한 전술 변화를 통해 우승이라는 최고 성과를 얻어냈다. 대회 내내 칠레는 스리백과 포백을 오가며 수비진에 변화를 줬고 결승전에서도 스리백이 아닌 포백을 들고 나오며 변화된 모습을 선보였다. 상대에 따라 여러 옵션을 장착한 칠레는 이날 아르헨티나를 상대로도 효과적인 봉쇄법을 보여주며 대회 첫 우승의 기쁨을 누릴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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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문수 기자 (pmsuzuki@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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