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예정돼 있던 KBO리그 5경기는 태풍의 영향으로 모두 취소됨에 따라, 올 시즌 우천 취소된 경기는 총 55경기에 이른다.
야외 스포츠인 야구의 특성상 해마다 우천 취소 경기로 인한 일정 조정은 불가피하다. 하지만 올해의 경우 여러 변수가 겹치면서 부담이 더 커졌다. 가뜩이나 빡빡한 일정에 선수들의 혹사 부담까지 높아지면서 경기력 저하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올해부터 10구단 체제가 들어서면서 팀당 144경기 체제로 리그 일정이 재편됐다. 경기 수는 늘었는데 전반기 우천취소 경기는 같은 기간 지난 시즌의 두 배에 육박한다. 그 부담은 고스란히 후반기 일정으로 넘어간다. 포스트시즌과 한국시리즈 일정을 고려하면 늦어도 10월 초까지는 정규시즌을 모두 마쳐야 하지만 현재로서는 상황이 녹록치 않다.
더구나 우천취소 경기가 앞으로 얼마나 더 증가할지 불투명하다.
7~8월에 본격적인 장마철에 돌입하면서 앞으로 우천 취소 경기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우천 취소 등 9월 13일 이후 경기 일정은 올스타전 이후 편성될 예정이지만 구단마다 잔여 경기 수나 홈-원정 이동거리 등이 달라 형평성을 맞추는 게 더 어렵다.
KBO는 일단 대안으로 후반기 잔여 일정동안 월요일 경기나 더블헤더의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현장에서는 월요일 경기는 어쩔 수 없다고 해도 더블헤더만큼은 최대한 피하고 싶은 분위기다. 선수단 운영이나 입장 수익 등 여러 가지 면에서 손해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한편 정규시즌 일정이 늦어질수록 포스트시즌과 국제대회 일정에도 영향을 미친다. 10구단 체제가 들어서면서 포스트시즌의 규모도 더 커졌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비롯하여, 한국시리즈 마지막 7차전까지 열린다고 가정하면 포스트시즌 일정만 한 달이 소요된다.
여기에도 올해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포스트시즌 일정을 11월까지 여유 있게 잡을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11월 8일 개막하는 프리미어 12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야구는 일찌감치 프로 선수들을 총망라한 최정예 대표팀을 구성하겠다는 방침이지만, 프로야구 일정이 뒤로 밀릴수록 대표팀 구성에도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프리미어 12 일정이 갑작스럽게 진행되면서 당초 올해엔 별다른 국제대회가 없다고 안심하고 있었던 한구야구만 발등의 불이 떨어진 상황이 됐다.
결국 가장 피해자는 선수들이다. 이미 지난해보다 16경기를 더 치러야 하는 빡빡한 스케줄에 연이은 우천취소로 불규칙한 후반기 경기일정이 선수들을 기다리고 있다. 소속팀은 물론 비시즌에는 대표팀 출전도 유력시되는 스타급 선수들의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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