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경기 남겨두고 시즌 20호 홈런..산술적으로 35개도 가능
레그킥 타법 적응 효과 톡톡..홈 펜스 거리 단축도 한몫
이대호, 홈런 35개도 가능 '어떻게 살아났나'
이대호(33·소프트뱅크)가 드디어 20홈런 고지에 올라서며 최다홈런 경신 가능성을 높였다.
이대호는 21일 일본 야후오크돔서 열린 지바롯데와의 2015 일본프로야구 홈경기에서 시즌 20호 홈런을 터뜨리는 등 2타수 1안타 1볼넷 2타점 활약으로 3-0 승리를 이끌었다. 시즌 타율 0.332.
소프트뱅크는 시즌 전적 51승28패3무로 퍼시픽리그 1위를 질주, 2년 연속 리그 우승 가능성도 높였다.
5번 지명타자로 출전한 이대호는 2회말 1사 상황에서 첫 타석에 들어섰지만 상대 선발 이시카와 아유무에게 삼진을 당했다. 두 번째 타석이었던 4회말 2사 1·2루에서는 볼넷으로 출루했지만 홈은 밟지 못했다.
기다리던 홈런은 세 번째 타석에서 터졌다. 1-0 앞선 6회말 2사 1루에서 이시카와의 바깥쪽으로 흐르는 슬라이더(시속 128km)를 통타, 중월 투런 홈런을 쏘아 올렸다. 공이 배트에 맞는 순간, 홈런임을 직감할 정도의 큰 타구였다. 전반기 마지막 경기였던 지난 15일 니혼햄전에 이은 2경기 연속 홈런이자 시즌 20호 홈런이다.
시즌 20호 홈런을 친 이대호는 일본프로야구 한 시즌 개인 최다홈런 4개를 남겨두고 있다. 이대호는 오릭스 시절인 2012-2013시즌 2년 연속 24개의 홈런을 기록했다. 지난 시즌 소프트뱅크로 이적해서는 19개에 머물러 홈런에서는 다소 아쉬움이 남았던 것이 사실이다.
이대호는 올 시즌 82경기에서 20홈런을 기록했다. 경기당 0.244개의 홈런을 터뜨린 셈이다. 지금 추세로 봤을 때는 개인 최다홈런을 넘어 30홈런 고지도 훌쩍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따라서 소프트뱅크의 남은 62경기에 모두 출전한다고 가정한다면 산술적으로는 35개의 홈런도 가능하다.
사실 이대호의 시즌 초반은 잔인했다. 한때 타율이 0.109까지 떨어지며 1할대 붕괴 위기에도 놓일 정도의 슬럼프였다. 4월까지 이대호의 타율은 0.221에 불과했다. ‘일본 챔피언’ 소프트뱅크의 5번 타자로 낙제점이었다. 메이저리그(MLB)에서 고전하고 있는 ‘절친’ 추신수(33·텍사스) 못지않은 참담한 수준이었다.
하지만 5월의 이대호는 투수들에게 공포의 대상으로 바뀌었다. 5월 21일 라쿠텐전에서 연타석 홈런을 때리면서 2할 타율 진입에 성공했다. 멀티 홈런을 때려낸 것도 2013년 6월 이후 1년 10개월만이었고 연타석 홈런은 일본 진출 후 처음이다.
이대호가 이처럼 급격하게 살아나기 시작한 것은 올 시즌 바꾼 레그킥 타법 적응이 끝났기 때문이다. 왼쪽 다리를 들어 올리면서 타이밍을 맞추는 레그킥 타법을 도입한 이대호는 시즌 초반 타이밍을 맞추는데 어려움을 겪으면서 타격감까지 떨어졌다.
강정호의 타격폼이기도 한 레그킥 타법은 일장일단이 있다. 타격 시 앞발을 들었다 놓는 동작으로 타구에 힘을 실을 수 있어 파워를 극대화시킬 수 있지만 하체 움직임이 심하기 때문에 빠른 공에 대처하는 능력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이대호가 자신의 타격 영상을 수차례 돌려보면서 약점을 찾았고 이를 통해 타이밍을 맞추면서 홈런과 타율을 모두 끌어올렸다.
또 홈구장의 펜스거리 조정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지난해까지 야후오크돔은 홈에서 펜스까지 길이가 좌우 100m, 중앙 122m였다. 높이는 국내에서 가장 높은 사직구장 보다 1m 높은 5.85m에 달했다. 하지만 이번 시즌을 앞두고 펜스를 5m가량 당겼고, 높이도 4.2m로 내렸다. 홈런포에 불을 붙인 이대호가 어디까지 올라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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