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 대표팀 공격수 크리스티안 벤테케(25)가 마침내 리버풀에 입성, 리버풀의 공격수 잔혹사를 끊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리버풀은 23일(한국시각)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벤테케 영입 소식을 공식 발표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계약 기간 5년, 이적료 3250만 파운드(약 580억 원)다. 리버풀은 애스턴 빌라에 바이아웃 금액을 지불하며 쟁쟁한 경쟁자들을 제치고 벤테케 영입전에서 승리했다.
리버풀 입단 후 벤테케는 "이 곳에서 우승하고 싶다. 골을 터뜨리며 팀을 정상으로 이끌겠다"며 당찬 포부를 밝혔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그늘에 가렸지만 올 여름 리버풀 역시 여느 때보다 분주한 이적시장을 보내고 있다. 호베르투 피르미누 영입으로 2선 공격을 강화한 리버풀은 팀의 고질적 약점으로 지목된 최전방 공격수 수급에 나섰고, 마침내 벤테케를 손에 넣는 데 성공했다.
애초 리버풀은 벤테케 이적료로 2500만 파운드를 책정했다. 그러나 빌라는 바이아웃 금액을 지급해야 벤테케를 보내겠다는 뜻을 보냈다. 라힘 스털링 이적으로 이미 거금 4900만 파운드를 손에 넣은 리버풀은 애스턴 빌라의 요구를 수용, 바이아웃 금액으로 벤테케 영입에 성공했다.
분명 비싼 가격이지만 리버풀로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을지 모른다. 벤테케의 이적료는 리버풀 간판 공격수였던 수아레스는 물론 토레스보다도 훨씬 비쌌지만 리버풀로서는 공격 구심점 마련을 위해 과감한 투자를 했다. 이는 지난 시즌 부진의 원흉이었던 공격진 잔혹사를 끊겠다는 각오다.
리버풀 원톱 잔혹사의 시작은 지난 2011년 1월 뉴캐슬 유나이티드에서 이적한 앤디 캐롤로부터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리버풀은 아약스로부터 '남아공 월드컵 스타' 루이스 수아레스를 영입하며 기대에 부풀었지만 간판 공격수 페르난도 토레스가 돌연 첼시로 이적, 공격진에 비상이 걸렸다. 이에 리버풀은 급한 불을 끄기 위해 무려 3500만 파운드의 이적료를 지급하며 캐롤을 영입했다.
영입시점은 괜찮았다. 혜성같이 등장한 캐롤은 당시만 해도 ‘수려한 외모의 잉글랜드 출신 공격 유망주’로 불린 핫한 선수였다. 비싼 이적료지만 이미 ‘차세대 시어러’로 불렸던 캐롤에 대한 팬들의 기대감 또한 남달랐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리버풀의 예측은 실패였다.
한 시즌 반 동안 캐롤이 기록한 골은 단 6골이다. 최악의 시간을 보낸 캐롤은 2012-13시즌에는 웨스트햄 유나이티드로 임대 이적했고, 다음 시즌에는 1500만 파운드 이적료로 안긴 채 리버풀과 결별했다. 리버풀로서는 캐롤을 제대로 써보지도 못한 채 2000만 파운드의 이적료를 손해 본 셈이다.
이후에도 마찬가지였다. AS 로마에서 이적한 이탈리아 기대주 파비오 보리니는 기대주 수준에만 그쳤으며, 팀 내 입지 굳히기에 실패했다. 지난해 여름 야심차게 영입한 마리오 발로텔리 역시 성격뿐 아니라 실력 역시 온순해졌다.
이외에도 이아고 아스파스와 리키 램버트 그리고 디보크 오리지까지 리버풀이 영입한 공격수 대다수는 제대로 된 활약 없이 방황해야 했다. 캐롤 실패 후 특급 공격수 영입에 주저했던 게 원인이었다. 이들 중 어느 누구도 리버풀을 다시금 빅클럽 대열에 합류시킬 자원은 없었다.
이런 점에서 리버풀의 벤테케 영입은 고무적이다.
2012년 프리미어리그 입성 후 벤테케는 꾸준한 활약을 통해 빌라 간판 공격수로 우뚝 섰다. 지난해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월드컵 출전이 좌절됐지만 이후 꾸준한 재활을 통해 부활에 성공한 벤테케다.
무엇보다 벤테케는 철저한 자기관리 자랑하며 잔부상이 적은 선수로도 유명하다. 이런 이유로 새 시즌 벤테케가 과연 기대치에 부응할 수 있을지 전 세계 축구팬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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