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가격 반등에 주가도 급등…삼성·SK, 슈퍼사이클 기대

임채현 기자 (hyun0796@dailian.co.kr)

입력 2025.10.09 10:00  수정 2025.10.09 10:00

삼성·SK·마이크론, 범용 D램 생산 비중 축소

삼성전자·SK하이닉스 3분기 실적에 쏠린 눈

ⓒ데일리안AI 이미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이달 말 발표할 3분기 실적을 앞두고 시장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AI 서버 확산으로 촉발된 메모리 반도체 호황 조짐이 성적표에 어떤 변화를 불러올지가 관건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증권가에서는 SK하이닉스가 HBM(고대역폭메모리) 시장 선점 효과로 3분기 영업이익이 10조원을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지난 2분기 영업이익 9조2129억원에 이어 분기마다 신기록을 세울 것이란 관측이다.


삼성전자의 DS(반도체)부문 역시 3조~5조원대 영업이익이 예상된다. 다수 증권사는 약 4조원 안팎을 전망치로 제시하며, 낸드플래시와 파운드리 부문의 기여도에 주목하고 있다.


업황 개선의 직접적 신호는 가격이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9월 PC용 DDR4 8Gb(1Gx8) 범용제품의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6.3달러로 전달보다 10.53% 뛰었다.


해당 제품 가격이 6달러를 돌파한 것은 2018년 1월 이후 6년 8개월 만이다. 고정거래가격은 메모리 업체와 수요 기업이 정기 협상을 통해 정하는 대량 거래 가격으로, 실질적 업황을 보여주는 지표다.


AI 서버 도입 확대가 가격 반등을 이끌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대규모 연산을 처리해야 하는 AI 환경에서는 기존 대비 수배 이상의 메모리가 요구된다. 서버 업체들이 HBM을 중심으로 고성능 메모리를 앞다퉈 도입하면서 범용 D램 가격까지 끌어올렸다.


글로벌 3대 메모리 업체인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은 모두 HBM 생산능력 확대에 집중하면서 상대적으로 범용 D램 생산 비중이 줄어든 점도 공급 부족을 키운 요인으로 꼽힌다.


주가에도 기대감이 즉각 반영됐다. 지난 9월 한 달 동안 SK하이닉스 주가는 29.18% 뛰었고 삼성전자는 20.37% 상승했다. 특히 HBM 후발주자인 삼성전자는 실적 부진 여파로 위축됐던 투자심리가 D램 가격 상승 사이클과 차세대 HBM 기대감에 힘입어 반전 조짐을 보이고 있다.


다만 변수가 없는 것은 아니다. PC와 스마트폰 등 전통적 수요처의 메모리 소비는 여전히 부진한 상황이며, 글로벌 경기 둔화로 IT 수요 회복 속도도 더디다. 여기에 미·중 반도체 갈등이 재점화될 경우 공급망 전반에 불확실성이 확대될 수 있다.


그럼에도 업계는 대체로 낙관론에 무게를 두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AI 서버 도입이 이제 시작 단계에 불과하다”며 “호황이라 단언하긴 어렵지만, 메모리 슈퍼사이클의 문턱에 들어선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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