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간다 수준'은 아니다" 위원장까지 나선 금융위
금융당국 "금융경쟁력 비합리적 평가받는 것은 옳지 않아"
한국 금융시장을 ‘우간다’수준으로 혹평한 세계경제포럼(WEF)의 국가경쟁력 평가에 대한 재논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금융권 내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우리나라는 WEF 평가에서 제도와 인프라, 고등교육 등 12개 분야 중 ‘금융시장 성숙성’ 항목이 87위로 가장 낮았다. 이는 지난해 보다 7계단 하락한 결과다.
이에 금융당국은 서둘러 해명에 나섰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8월 대국민 담화에서 WEF 평가 내용을 인용해 우리의 금융 경쟁력이 아프리카 우간다 수준이라고 질타했는데 올해는 순위가 더 떨어져 진급 진화가 필요한 입장이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지난 1일 기자간담회에서 “WEF 국가경쟁력 순위는 자국 기업인 대상의 설문조사 위주로 이뤄지기 때문에 만족도 조사 성격이 높고 국가 간 객관적 비교에는 한계점이 있다”며 “좀 더 객관적인 지표를 가지고 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임 위원장은 이어 “우리 금융부문이 국가경쟁력보다 떨어져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그러나 우리가 가지고 있는 경쟁력이 비합리적으로 평가받는 것 역시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금융위원회도 한국 금융의 ‘객관적 경쟁력’을 말해주는 지표를 내놨다. 금융위가 소개한 세계은행의 143개국 대상 금융이용 가능도 지표에 따르면 한국의 15세 이상 인구 중 계좌보유비율은 94.4%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94.0%보다 높다.
또 대출의 용의성 측면에서도 한국은 OECD 국가 대비 양호한 수준을 기록하고 있고, 국내 은행들의 BIS(국제결제은행) 자기자본비율도 모두 경영실태평가 1등급 기준을 충족하고 있다.
반면 KEF 평가의 금융시장 성숙도 가운데 세부 항목을 살펴보면 ‘은행 건전성’이 113위, ‘대출의 용이성’이 119위, ‘금융서비스 가격적정성’이 89위, ‘금융서비스 이용 가능성’이 99위로 바닥을 맴돌았다.
‘한국 금융수준’으로 비교된 우간다의 경우 금융시장 성숙도가 우리 보다 높은 81위였고, 국가경쟁력 종합평가 순위는 105위였다. 한국의 국가경쟁력 종합평가 순위는 지난해에 이어 26위를 기록했다.
이와 관련 임 위원장은 “금융서비스 이용가능성, 가격적성성, 대출용이성, 은행건전성 등 객관적 지표들은 WEF 순위에 비해 크게 양호한 상태”라고 말했다.
금융위는 내년 WEF 평가에서는 기획재정부 등과 협력해 WEF 금융부문 평가방법에 대한 평가 방식 변경 건의 등을 전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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