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마다의 사정으로 우승을 꿈꾸는 류중일 감독(오른쪽)과 김태형 감독. ⓒ 연합뉴스/삼성 라이온즈
삼성과 두산이 2년만의 한국시리즈 리턴 매치에서 서로 다른 기적을 꿈꾸고 있다.
두 팀은 올해 역대 5번째 한국시리즈 맞대결을 펼치게 됐다. 종전 시리즈 전적은 2승2패로 호각세. 두산이 1982년과 2001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거머쥐었고, 삼성은 2005년과 2013년 반지를 손가락에 걸었다.
공교롭게도 한쪽이 한국시리즈 우승 기록을 추가할 동안 다른 한쪽이 무관의 세월을 보낸 것도 기묘한 인연이다. 삼성은 총 8회 우승(한국시리즈 우승은 7회)으로 두산(3회)에 크게 앞서고 있다. 올해 상대 전적도 11승 5패로 삼성의 우위였다.
양 팀 모두 한국시리즈에 마주칠 동안 우여곡절이 많았다. 역대 최초 통합 5연패에 도전하는 삼성은 한국시리즈를 코앞에 두고 전대미문의 악재를 만났다.
프로야구를 강타한 도박 파문으로 윤성환 안지만 임창용 등 주축 선수들이 대거 엔트리에서 제외되는 직격탄을 맞았다. 이들은 모두 삼성 마운드의 핵심 투수들. 도박 사태의 후유증으로 올해 프리미어 12를 앞둔 대표팀에도 비상이 걸리며 이래저래 삼성 선수들을 바라보는 여론이 좋지 않다. 류중일 감독의 지도력과 위기관리 능력이 진정한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다.
두산도 2년 만에 한국시리즈로 복귀할 때까지 험난한 과정을 거쳤다.
두산은 2013년 한국시리즈에서 삼성에 4차전까지 3승 1패로 앞서나가 3경기를 내리 패하며 다잡은 우승컵을 내주는 쓰디쓴 경험을 해야 했다. 이후 김진욱과 송일수, 두 명의 감독이 1년 만에 연달아 지휘봉을 내려놓는 교통정리가 필요했고 지난 시즌에는 포스트시즌 진출조차 실패했다.
두산은 올해 3위로 포스트시즌에 복귀했지만 당초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으로 준PO부터 출발했다. 하지만 가을야구에 접어들면서 넥센과 NC를 상대로 연달아 명승부를 연출해내며 극적인 한국시리즈 진출에 성공했다. 넥센과의 준PO 4차전, NC와의 PO 5차전 등에서 열세이던 승부를 뒤집으며 '미라클 두산'의 저력을 다시 한 번 확인시키기도 했다.
양 팀 모두 의미 있는 피날레를 꿈꾸고 있다. 삼성은 올해 우승할 경우 대망의 통합 5연패라는 역사를 달성한다. 더구나 내년부터 삼성이 홈구장을 수성구에 지은 라이온즈파크로 이전하게 됨에 따라 올해가 대구구장에서 치르는 마지막 한국시리즈다. 일부 주축 선수들의 공백에도 삼성 선수들이 유종의 미를 거두려는 의지는 어느 때보다 충만하다.
두산은 3위로 한국시리즈에 진출해 우승하는 기적을 꿈꾸고 있다. 역대 한국시리즈 사상 3위팀이 우승을 차지한 것은 92년의 롯데와 2001년의 두산 뿐이다. 두산은 2001년과 2013년에 이어 유일하게 준PO부터 시작하는 불리한 조건에서도 3번이나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는 기록을 세웠다. 이전과 달리 삼성의 전력이 정상이 아니라는 점은 2013년의 설욕을 꿈꾸는 두산에는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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