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다나카 마에다 ‘행복하자, 아프지 말자’
아시아 출신 투수들, 2015시즌 부상 악몽 시달려
자국리그서 어깨 소모한 뒤 MLB 일정 소화하다 악화
지난 2015시즌은 메이저리그(MLB)를 누비는 아시아 투수들에게는 힘든 시간이었다.
한국 프로야구가 배출한 류현진을 비롯해 많은 아시아 출신 투수들이 부상의 악몽을 피해가지 못했다. 류현진, 다르빗슈, 다나카 등은 수술대에 올라 시즌을 제대로 치르지 못하고 전열에서 이탈했다.
90년대 이후 수많은 아시아 정상급 투수들이 메이저리그 무대에 도전장을 던졌고 많은 성공 사례도 남겼지만, 내구성은 아직까지 풀리지 않은 숙제다.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부상 없이 4~5년 이상 꾸준히 활약하며 많은 이닝을 소화한 경우는 찾기 드물다.
더구나 최근의 아시아 투수들은 대부분 자국리그에서 프로 경력을 시작했다. 포스팅이나 FA 자격으로 메이저리그에 입단하기 전까지 이미 1000이닝 이상도 소화한 경우가 많다.
이미 어린 나이에 어깨를 소모한 에이스급 선발 투수들은 자국리그보다 더 수준이 높고 치열한 경쟁과 빠듯한 일정을 극복해야하는 메이저리그에서 오래 버티지 못하고 탈이 나는 패턴이다.
류현진만 해도 메이저리그 진출 이후 여러 차례 잔부상에 시달렸고, 결국 3년차를 버티지 못하고 수술대에 올랐다.
또 투수에겐 유독 민감한 어깨나 팔꿈치를 한 번 이상을 드러낸 선수들은 예전의 구위를 찾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올해 부상을 털고 돌아오는 아시아 투수들에게는 건강을 입증하는 것이 올 시즌 가장 큰 화두다.
올해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한 아시아 출신 선발투수는 류현진을 비롯해 대만 출신 천웨이인(마이애미), 일본 출신 다나카 마사히로(뉴욕 양키스), 다르빗슈(텍사스), 이와쿠마 히사시(시애틀) 마에다 겐타(LA 다저스) 등 6명이다.
최근 가장 꾸준한 모습을 보여준 선수는 천웨이인이다. 일본 프로야구 주니치 드래곤즈를 거쳐 2012년 메이저리그에 입성한 천웨이인은 4년간 46승32패 평균자책점 3.72를 올리며 정상급 선발투수로 올라섰다.
지난해도 31경기 191.1이닝을 던지며 풀타임을 소화했고 지난 겨울 FA 자격을 얻어 5년간 8000만 달러에 마이애미로 이적했다. 평균 연봉만 1600만 달러에 이른다. 천웨이인은 올 시즌 마이애미에서 2선발로 꼽힐 만큼 메이저리그에서도 그 위상을 인정받았다.
올해 메이저리그에 첫 발을 내딛는 마에다 역시 주목할 필요가 있다. 마에다는 다저스와 입단 계약 당시 몸값 8년간 보장 금액이 2500만 달러에 그치는 헐값 계약으로 화제가 됐는데 이는 마에다가 일본프로야구 시절부터 많은 이닝(8년간 1509.2이닝)을 소화하며 팔꿈치 부상에 대한 우려가 지적된 것과 무관하지 않다.
하지만 스프링캠프에서 현재까지 마에다의 몸 상태와 관련된 이상 징후는 발견되지 않았다. 올 시즌 마에다가 선발 로테이션에 진입할 경우, 부상을 털고 돌아오는 류현진과 직접적인 경쟁자가 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그 활약이 더 주목된다.
류현진과 다나카, 다르빗슈는 올 시즌 복귀를 목표로 재활이 막바지 단계에 있다. 가장 회복속도가 빠른 다나카는 몸 상태에 따라 개막전 선발로도 등판이 가능할 전망이다. 그러나 지난 두 시즌 연속 부상으로 자주 결장, 올 시즌 메이저리그 첫 풀타임을 소화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반면 류현진과 다르빗슈는 완전한 컨디션 회복을 고려하면 5~6월 정도는 되어야 정상 복귀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류현진은 최근 스프링캠프에서 어깨 통증을 호소해 LA다저스와 국내 팬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기도 했다. 당분간은 신중한 관리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큰 부상과 수술 전력이 있는 투수들은 보통 복귀 시즌 100이닝 이하 정도로 투구 이닝을 제한하는 것이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방식이다.
선수에게 중요한 것은 건강한 몸 상태로 풀타임 뛰는 것이다. 과연 올해는 류현진을 비롯한 아시아 투수들이 문제없이 한 시즌을 소화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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