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나이가 어때서” 사격, 적령기 없다

데일리안 스포츠 = 김평호 기자

입력 2016.07.23 07:45  수정 2016.07.29 11:00
사격 진종오는 세계정상급 기량을 유지한다면 50대까지도 선수생활이 가능하다. ⓒ 연합뉴스

레슬링·유도처럼 과격한 종목과는 달리 선수생명 길어
올림픽 메달에 동기부여, 철저한 자기 관리 수반돼야


올림픽 등 모든 국제대회에서 금메달이 유력한 자국 선수가 50세가 넘도록 선수생활을 유지해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물론 타 종목에 비해서 체력적인 부담이 상대적으로 덜한 사격이라면 오랫동안 선수생활을 유지하는 것이 가능하다.

사격은 양궁과 더불어 올림픽에서 한국의 효자종목이다. 2010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는 단일종목 사상 최다인 13개의 금메달을 수확했고, 2012 런던올림픽에서는 금메달 3개를 따냈다.

세계 정상급 기량을 갖춘 선수들이 오랫동안 선수생활을 해준다면 올림픽에 나서는 한국 선수단의 톱10 진입도 매번 탄력을 받을 수 있다. 한국은 사상 첫 개인 종목 올림픽 3연패에 도전하는 진종오와 2012 런던올림픽에서 한국에 깜짝 금메달을 안긴 김장미를 앞세워 리우에서도 최소 2개 이상의 금메달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올림픽에서 진종오 얼마나 더 볼 수 있을까

사격에서 확실한 금메달 후보로 30대 후반의 나이에도 여전히 세계 정상급 기량을 유지하고 있는 진종오를 앞으로도 계속 볼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가능하다.

비록 100년 가까이 세월이 흐르긴 했지만 1920년 앤트워프 올림픽 사격 경기에 출전한 스웨덴의 오스카 스완은 당시 72세의 나이로 역대 올림픽 선수 중 최고령자에 이름을 올렸다.

가깝게는 50대 중반의 러시아 선수가 지난 2012년 런던 올림픽에 참가한 적이 있었고, 1962년생인 슬로베니아의 라이몬트 데베베츠는 아직도 현역 선수로 활약하고 있다.

대한사격연맹 국제부 정범식 부장은 “종목별로 차이가 있다. 하지만 사격은 일반 레슬링이나 유도처럼 몸을 과격하게 움직이는 종목이 아니기 때문에 오랫동안 선수 생활을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격도 근력과 유연성이 필요하기 때문에 40대가 넘어서면 힘든 부분이 있다”면서도 “하지만 관리를 얼마나 잘하느냐에 따라 40~50대까지도 충분히 선수 생활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정 부장의 설명대로라면 올해 한국 나이로 38세에 불과(?)한 진종오도 아직 은퇴를 언급하기에는 이르다. 진종오 본인도 2020 도쿄올림픽까지는 도전 의사를 밝힌 상태다.

변수는 이미 이룰 것을 다 이룬 진종오의 목표 의식이 나이가 들어서도 유지될 수 있느냐다.

정범식 부장은 “스포츠를 할 때는 동기 부여가 필요하다. 이미 진종오는 2관왕을 이뤘고, 3관왕에 도전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기록을 경신하는 부분이 남아있지만 진종오의 경우 참가 2종목의 세계 신기록 역시 가지고 있다”면서도 “다만 관리가 철저한 선수이기 때문에 본인 의지에 따라 도쿄까지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정 부장은 “사격계에 특출한 선수가 나타나 진로를 막는다 생각하면 그것도 변수가 될 수 있다”며 “하지만 본인이 하겠다하면 50대에도 충분히 선수생활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결국, 선수생활을 이어가는 것은 전적으로 개인의 의지에 달려있다는 설명이다.

30대 진종오 vs 20대 김장미, 사격의 전성기는?

런던 올림픽 여자 25m 권총에서 한국에 깜짝 금메달을 안긴 김장미. ⓒ 연합뉴스

진종오가 30대 넘어서도 세계 정상급의 기량을 유지하고 있지만 사실 사격의 전성기는 따로 없다.

1992 바르셀로나올림픽의 여갑순은 당시 18세의 나이로 금메달을 땄고, 지난 런던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여자 사격의 간판 김장미의 나이도 당시 19세였다.

이에 대해 정범식 부장은 “사격은 연령층이 다양해서 특정 전성기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성기는 그 선수가 얼만큼 잘하는지 여부에 달려있다. 전적으로 개인차다”며 “종목 특성에 따라 본인에게 맞는지 여부도 중요하기 때문에 특정 나이가 전성기라 하기는 어렵다”고 내다봤다.

단 사격을 시작하는 선수들에게 기본이 되는 공기총과 달리 화약총의 경우 경력이 어느 정도 쌓여야 전성기로 접어들 수 있다.

물론 런던 올림픽에서 10대의 나이에 금메달을 획득한 김장미처럼 예외인 경우도 있다. 정 부장은 “김장미 같은 경우는 예외적인 케이스이다”며 “나이가 어리면 주목을 안 한다. 더군다나 젊은 선수들은 겁이 없어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하기 때문에 의외로 좋은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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