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석 쿠팡 대표는 지난해 11월 기자간담회를 통해 로켓배송 관련 4만명 채용 계획을 대대적으로 알린 바 있다. 당시 3500여명 이었던 쿠팡맨 수를 2015년말 5000명, 2016년까지 1만명, 2017년까지 1만5000명까지 늘리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8월 현재 쿠팡맨 인력은 여전히 3600명 선에 머물러 있다. 정규직 전환 비율도 쿠팡 측에서는 공개하지 않을 정도로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쿠팡이 최근 들어 쿠팡맨을 대거 채용한다고 밝힌 배경은 당초 약속했던 인력 채용 계획 및 덕평과 인천 등 물류센터들이 연이어 완공되면서 배송인력이 대거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또 쿠팡이 포털사이트 배너광고까지 하며 쿠팡맨 채용을 알리는 것은 불경기에도 대규모 일자리 창출에 나서고 있음을 대외적으로 알리기 위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지난 8일 쿠팡이 포털사이트 배너를 통해 쿠팡맨 채용을 알리는 것을 보고 무심코 그 광고를 눌러봤다. 지원은 의외로 간단했다. 이름과 휴대폰 번호, 이메일, 희망면접 지역, 희망면접일자, 1종 보통운전면허 자격 보유 여부 등만 체크하면 자동적으로 지원할 수 있었다.
그 다음날 쿠팡에서 바로 연락이 왔다. 면접 날짜가 잡혔으니 면접을 보러 오라는 것이다. 장소는 삼성동 쿠팡 본사 옆 건물이며 문자로 안내해 주겠다는 것이다. 쿠팡이 왜 이렇게 다급하게 쿠팡맨을 모집하나 싶을 정도로 지원서 작성과 면접이 빠르게 진행됐다.
쿠팡맨 면접이 어떻게 이뤄지나 호기심이 생겼다. 그 다음날 시간에 맞춰 면접장에 도착했다. 간략한 경력을 묻는 서류를 작성하고 잠시 대기실에서 기다렸다. 경력에는 '가족사업'을 한다고 했다.
본인이 맞는지 신분증 조차 보지 않았다. 면접을 보러오는 사람들은 30대에서 50대까지 다양했다. 광고 모델로 나오는 '꽃미남 쿠팡맨'은 찾기 어려웠다. 면접관은 총 6명이라고 했고 지원자가 많아 1대1 면접을 진행한다고 했다.
5분 정도 기다려 면접장에 들어갔더니 젊은 여자 면접관이 앉아 있었다. 쿠팡이 쿠팡맨 채용에 관심이 크다고 알려진 만큼 임원급이 면접을 볼 줄 알았는데 사원 아니면 대리급 되는 직원 같았다. 쿠팡맨 채용방식이 '우수한 쿠팡맨을 찾자'에서 '일단 뽑고 보자'로 바뀐 거 같았다.
쿠팡맨 채용 면접 대기실에서 한 지원자가 이력서를 작성하고 있다. ⓒ데일리안
이 면접관은 '과거 어떤 일을 했는지', '성격이 어떤지', '고객이 무리한 요구를 하면 어떻게 할 것인지' 등을 물었다. 면접 시간은 약 10분 걸렸다. 면접 결과는 당일 저녁에 문자로 알려준다고 했다.
이 면접관에게 쿠팡맨을 언제까지 채용하느냐, 몇 명 정도 뽑느냐, 경쟁률이 있느냐 등을 질문했다. 상시 채용이며 몇 명 정도 채용하겠다는 계획은 없으며 좋은 인력이면 모두 채용한다는 계획이라고 답했다.
면접을 본 이후 그날 저녁 7시쯤 쿠팡에서 '대면면접 합격을 축하드립니다'라는 문자가 왔다. 면접을 성의 있게 봤다고 생각하지 않았음에도 면접에 합격한 것이 의외라고 느껴질 정도였다. 면접까지는 거의 합격이 되는 것인지 의문이 들 정도였다.
그 다음 단계는 운전 테스트인데 운전 테스트까지는 참석하기 힘들 거 같아 쿠팡맨 채용 경험은 여기서 끝내기로 했다.
쿠팡은 쿠팡맨을 채용함에 있어 과거 우수한 인력을 까다롭게 선별해 채용하겠다는 기조에서 '뽑고 보자' 식으로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그 배경은 쿠팡맨의 수요가 많아졌고 또 쿠팡맨의 잦은 이직률도 한 몫 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럴 경우 쿠팡이 내세웠던 '청년고용' 및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는 거리가 멀어진다고 볼 수 있다. 업계에서는 쿠팡이 택배업계와 법적 소송까지 진행하면서 로켓배송 불법논란을 일으켰지만, 지금은 쿠팡맨으로 인해 비정규직 문제를 더욱 양산하는 것이 아닌가 우려하고 있다.
지금의 쿠팡맨 채용 및 운영 방식이 쿠팡에 긍정적인 시너지를 낼지, 독이 묻은 화살이 부메랑으로 되돌아올지 지켜볼 일이다.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