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아 찍고 목적타...목메인 김연경

데일리안 스포츠 = 김태훈 기자

입력 2016.08.17 06:40  수정 2016.08.18 07:44

여자배구, 리시브 불안 속에 김연경 분전에도 1-3패

기본기 결함, 패턴 플레이 못하고 김연경에게만 의존

박정아 찍고 목적타...목메인 김연경

김연경이 공격 실패에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 연합뉴스

김연경을 위시한 ‘황금 세대’의 힘을 바탕으로 40년 만의 올림픽 메달을 꿈꿨던 한국 여자배구가 네덜란드와의 8강전에서 허무하게 무너졌다. 따낸 한 세트도 네덜란드의 공격 범실이 범람했기에 가능했다.

한국 여자배구대표팀은 16일(한국시각)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마라카낭지뉴에서 열린 ‘2016 리우 올림픽’ 8강전에서 네덜란드에 세트스코어 1-3(19-25 14-25 25-23 20-25)으로 져 4강 진출에 실패했다. 네덜란드는 주포 로네크 슬뢰체스(23점) 등 4명이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했다.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에서 메달을 획득했을 때보다 현재의 대표팀은 신장도 좋아졌다. 또 김연경이라는 세계적인 공격수가 있었다. 장족의 발전이 따랐지만, 정작 가장 기본이 되어야 할 기본기에 막혔다.

상대 네덜란드(9위)는 한국보다 랭킹이 낮은 팀이었고, 지난 5월 도쿄에서 열린 올림픽 예선에서도 3-0 완파했던 팀이다. 올림픽 개막 후 세계랭킹 1위 미국과의 풀세트 접전을 비롯해 중국-이탈리아를 누르고 조 2위로 뛰어오를 만큼 놀라운 상승세를 탔지만 개막 직전에도 한국과 두 번의 평가전을 가진 팀이라 익숙했다.

자신감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배구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네덜란드가 8강 상대로 결정되자 “원했던 상대”라며 반겼다.

하지만 네덜란드를 꺾었을 때의 승리 방정식이 이날은 통하지 않았다. 물론 에이스 김연경은 어려운 환경에서도 양팀 통틀어 최다인 27점으로 제 몫을 했다. 강렬하고 타점 높은 스파이크로 첫 득점을 올린 김연경은 장신의 블로커들을 의식해 대각 공격을 찌르는 등 비범한 기량을 과시했다. 김연경의 체력을 우려했지만 그것마저 극복했다.

문제는 레프트 김연경을 공수에서 받쳐야 할 라이트 김희진과 보조 레프트 박정아가 그렇지 못했다는 점이다. 심지어 리베로 김해란마저 고비마다 불안한 서브 리시브를 보였다. 김희진은 블로킹 벽에 스파이크가 자주 막히며 공격 성공률이 떨어져 황연주로 교체됐고, 대표팀에서 신장의 우위가 있는 박정아의 리시브는 불안했다. ‘목적타 서브’를 날려 리시브가 불안한 박정아를 더욱 흔들었다.

한국은 네덜란드전에서 리시브 불안 탓에 패턴 플레이가 이뤄지지 못했다. ⓒ 연합뉴스

한일전에서도 흔들린 박정아와 이재영이 리시브 불안에 빠질 때 리베로 김해란의 리시브 비중을 키우는 보완책을 세우기도 했지만, 김해란마저 고비마다 아쉬운 서브 리시브로 한숨을 내쉬게 했다. 김해란답지 않은 플레이에 자신도 많이 울었다.

박정아의 공격은 후반 들어 살아나는 듯했지만 네덜란드의 강서브를 제대로 받아내지 못하며 패배를 부르고 말았다.

박정아의 리시브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다보니 준비했던 공격 패턴을 구사하기 어려웠다. 리시브 불안 속에 세터로 정확하게 향하는 볼은 거의 없었다. 패턴 플레이가 이루어지지 않다보니 위력적인 공격은 나올 수 없었고, 눈앞에 보이는 김연경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경기 후 이정철 감독도 이 부분을 지적하며 고개를 숙였다.

전력이 비슷하거나 우위인 상대에게 김연경에게만 의존하는 ‘똑같은 그림’을 계속 보여주다보니 김연경 효과도 제한적이었다. 그럼에도 오픈 공격 위주로 27점을 찍은 김연경은 배구의 여제다웠다.

경기 후에도 고개 숙인 선수들을 격려하며 힘을 불어넣은 김연경은 “무엇이 문제라고 꼽기도 어려울 정도로 어려웠다. 하지만 도쿄올림픽이 있으니 그때를 기대해야 한다”며 리더다운 현실 인식과 미래의 포부를 그렸지만, 목이 메이는 것은 감출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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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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