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용이 6일 오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한국과 카타르와의 경기에서 선제골을 넣고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카타르전서 ‘1골 1도움’ 맹활약 밥 브래들리 신임 감독에 눈도장
‘캡틴’ 기성용(스완지 시티)이 팀이 필요할 때 제대로 된 모습으로 돌아왔다.
기성용은 올 시즌 소속팀 스완지 시티서 주전 경쟁에 어려움을 겪으며 국가대표팀에서의 경기력에 대한 우려를 낳았지만, 지난 6일 열린 카타르전에서 ‘1골 1도움’ 맹활약을 펼치며 슈틸리케호의 대체 불가 자원임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공교롭게도 지난 시즌부터 관계가 원활하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진 프란체스코 귀돌린 감독이 경질된 직후 나온 맹활약이라 더욱 관심을 모으고 있다. 신임 감독에게는 A매치이긴 하나 제대로 된 눈도장을 찍었다.
지난 시즌 게리 몽크 감독의 후임으로 스완지의 지휘봉을 잡은 귀돌린 감독은 팀을 강등 위기에서 구해낸 공로를 인정받아 2년 재계약에 성공했다. 하지만 올 시즌 초반 1승 1무 5패의 부진한 성적으로 강등권에 근접한 17위로 추락, 조기 경질의 악순환을 피하지 못했다.
성적 부진으로 인한 스트레스로 원래 좋지 않았던 귀돌린 감독이 건강이 악화된 것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현지 언론들이 예상한대로 지난 리버풀과의 7라운드 경기(1-2 역전패)가 스완지에서 귀돌린 감독의 마지막 경기가 됐다.
귀돌린 감독의 경질은 불가피한 수순이었다는 지적이 많다. 보수적인 성향의 귀돌린 감독은 그동안 패스 위주의 점유율 축구에 익숙하던 스완지의 시스템에 수비적인 색채를 입히려다 실패하며 결과와 내용 모두를 만족시키지 못했다.
또한 귀돌린 감독은 선수 장악력에서도 많은 문제점을 노출했다. 첼시전에 닐 테일러, 사우샘프턴전에서는 기성용의 교체를 두고 선수들과 갈등을 빚기도 했다. 특히 기성용은 교체 지시 이후 감독의 악수를 거부해 귀돌린에 대한 불만을 직접적으로 드러냈다.
귀돌린 감독의 경질이 기성용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주목된다. 기성용은 이미 지난 시즌 귀돌린 감독이 부임하던 시점부터 주전 경쟁에서 밀리는 등 원만한 관계를 이루지 못했다. 기성용은 귀돌린 감독이 자신을 다른 포지션에서 자주 뛰게 하는데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스완지 미드필더진의 핵심 선수 중 한 명으로 평가받는 기성용으로서는 일단 자신과 성향이 맞지 않는 감독이 떠났다는 것은 전화위복의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기성용은 2012년에도 미카엘 라우드럽 전 감독과 불화를 겪으며 선덜랜드로 임대를 떠났지만, 그의 경질로 다시 스완지로 돌아왔다.
귀돌린 감독의 후임으로는 밥 브래들리 전 미국 대표팀 감독이 선임됐다. 기성용에게는 스완지 입단 이후 맞이하는 4번째 감독이다. 당초 맨유의 레전드 라이언 긱스가 스완지의 유력한 차기 사령탑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으나 최종적인 선택은 브래들리였다.
브래들리는 미국 대표팀을 2009 컨페더레이션스컵 결승, 2010 남아공 월드컵 16강으로 이끌며 지도력을 인정받은 인물이다. 최근에는 프랑스 2부리그 르 아브르의 지휘봉을 잡았다. 하지만 프리미어리그는 처음으로 아직 실력이 검증되지 않았다는 점은 더 지켜봐야할 부분이다.
스완지는 2011년 1부리그 승격 이후 감독들이 평균 1년을 버티지 못하고 벌써 5명의 감독이 교체되는 혼란을 겪고 있다. 이중 브랜든 로저스 감독을 제외하면 모두 성적부진으로 경질됐다. 브래들리가 감독들의 무덤이 된 스완지에서 과연 얼마나 버텨낼 수 있을지도 기성용의 입지와 더불어 관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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