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는 11일(현지시간) 현대자동차그룹이 올바른 비자 취득을 위해 자신에게 도움을 요청해했어야 했다고 밝혔다.
미 인터넷매체 악시오스(Axios)에 따르면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은 이날 ‘악시오스쇼’에 나와 “미 이민세관단속국(ICE) 단속의 책임은 전적으로 현대차그룹에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나는 한국인들에게 전화해 ‘제발 올바른 비자를 받아라. 문제가 있으면 내게 전화해라. 내가 크리스티 놈 국토안보부 장관에게 전화할 것이다’, ‘우리가 올바른 비자를 받도록 도와줄 수 있다. 하지만 잘못된 방법으로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이제는 과거 방식대로 할 수 없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모든 절차를 올바르게 따르길 요구한다”며 “이민을 원하거나 노동자를 미국에 데려오고 싶다면 정해진 과정을 밟아야 한다. 더는 규칙을 피하는 것이 불가능하고, 그런 시대는 끝났다”고 부연했다.
하지만 러트닉 장관의 주장과 달리 이민 단속에서 체포·구금된 한국인 중 일부는 미 공장·법인 등에서 합법적으로 일할 수 있는 주재원 비자(L-1)를 들고 있었다. 또 단기 상용비자(B-1)나 최대 90일까지 비자 신청을 면제해주는 전자여행허가제(ESTA)의 경우에도 계약서 등에 명시가 돼 있으면 해당 인력이 미국에 와서 관리·감독을 하고 일부 기자재를 설치하는 데는 문제가 없다.
다만 법적인 시시비비를 가리게 될 경우 구금이 장기화될 우려가 있었기 때문에 우리 정부 당국은 ’우선 귀국‘에 최우선 순위를 두고 한·미 양국간 협의를 진행했다.
이번 단속이 대미 투자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선 러트닉 장관은 “다른 외국 기업들의 미국 내 사업 확장을 막지 않을 것”이라며 “이민세관단속국(ICE)은 본연의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 비자 위반 상태로 체류 중인 사람들이 있다면 이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 이민당국은 앞서 4일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한국인 317명을 포함해 모두 475명이 체포·구금됐다. 한국 근로자 대부분은 미국 내 노동행위가 불가한 비자를 받고 입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금됐다가 풀려난 한국인 근로자들을 태운 전세기는 이날 오전 11시 38분쯤 조지아주 애틀랜타 하츠필드-잭슨 국제공항에서 인천국제공항을 향해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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