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생양 된 'V4 명장' 류중일 감독과의 작별

데일리안 스포츠 = 케이비리포트팀

입력 2016.10.18 00:01  수정 2016.10.18 08:55

삼성 라이온즈 팬들 "류중일에게 가혹한 결정"

2015시즌 한국시리즈 준우승에 그친 삼성 류중일호. ⓒ 연합뉴스

삼성 라이온즈가 감독 교체를 단행했다.

류중일 감독은 17일 오전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를 찾아 마무리 훈련을 시작한 선수들과 작별 인사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은 지난 15일 김한수 전 타격 코치의 감독 선임을 발표했다. 3년 총액 9억 원의 계약 조건이다. 놀라운 것은 류중일 감독의 재계약 무산이다. 일부 언론을 통해 류중일 감독의 재계약이 유력하다는 보도가 나온 직후라 더 충격적이었다.

류중일 감독의 재계약 무산은 외형적으로는 ‘경질’과 다르다. 구단이 임기가 만료된 감독과 재계약하지 않고 새로운 감독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감독이 임기 도중에 팀을 떠나게 되는 상황과는 다르다.

하지만 류중일 감독의 경우라면 사정이 다르다. 지난 6년 동안 5년 연속 정규시즌 우승, 4년 연속 한국시리즈를 제패한 명감독이다. KBO리그 사상 그 어떤 감독도 이처럼 연속적인 정규 시즌 우승 및 한국시리즈 우승 업적을 일구지 못했다. 그러나 류중일 감독은 두 번째 임기 만료 해에 9위에 그치며 재계약에 실패했다.

삼성 라이온즈 추락, 류중일 탓인가

올 시즌 삼성이 9위에 그친 탓을 류중일 감독에게 돌리는 것은 가혹하다.

올해 삼성을 거쳐 간 외국인선수 중 제 구실을 한 선수는 투타 통틀어 한 명도 없다. 영입 당시부터 우려가 앞섰던 외국인 투수 웹스터, 벨레스터, 레온, 플란데 4명이 합작한 승수는 6승에 불과하다.

불성실하다는 이유로 최고의 2루수 나바로를 보내고 영입한 외국인 타자 발디리스는 고작 44경기 출전에 그쳤다. 플란데를 제외한 삼성의 외국인 선수들은 시즌 내내 부상에 신음해 1군에서 볼 수 없었다. 외국인 선수 영입의 완전한 실패다.

도박 파문도 발목을 잡았다. 지난해 10월 터진 임창용, 윤성환, 안지만의 해외 도박 파문은 삼성이 그해 한국시리즈 준우승에 그치게 한 빌미가 됐고, 정규시즌 내내 팀 분위기를 뒤숭숭하게 만들었다.

주전 3루수이자 중심 타선을 구성한 박석민의 FA 이탈은 삼성 전력의 직접적인 약화를 야기했다. 누구도 박석민의 공백을 공수에서 메우지 못했다.

외국인 선수 스카우트 실패와 주축 투수의 도박 파문, 그리고 박석민의 이탈 속에서 류중일 감독이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속수무책이었다.

류중일 감독은 지휘봉을 내려놓고 기술 고문으로 임명됐다. 하지만 기술 고문은 아무런 실권이 없어 빛 좋은 개살구에 불과하다.

삼성 김한수 신임 감독. ⓒ 연합뉴스

삼성의 향후 행보는?

일부에서는 류중일 감독의 재계약 무산이 삼성이 넥센과 비교해 성적과 리빌딩,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데 실패했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넥센은 주축 선수 중 불미스러운 이유로 팀을 떠난 이가 없고, 외국인 선수 중 누구도 부상에 시달리지 않았다.

류중일 감독과 재계약하지 않은 삼성이 올 스토브리그에서 어떤 행보를 보일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제일기획 산하의 삼성 스포츠단이 지금까지 그래왔듯 향후에도 투자에 인색하다면 삼성은 암흑기에 돌입할 가능성이 높다. 외부 FA 영입은커녕 내부 FA 최형우와 차우찬을 놓치고 ‘돈 싸움’인 외국인 선수 스카우트에도 실패한다면 삼성은 하위권 신세를 면하기 어렵다.

추락한 위신을 세우기 위해 야구단에 전폭적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는 희망적인 관측도 있다. 내부 FA 최형우와 차우찬을 잔류시키는 것은 물론 외부 FA도 잡고 수준급 외국인 선수도 데려와 ‘1등 기업’에 부합하는 야구단으로 재탄생하는 시나리오다.

그렇게 된다 해도 삼성 야구단 역사상 최고의 공을 세운 류중일 감독이 이 같은 지원을 받을 수 없는가에 대한 의문은 지울 수 없다.

글: 이용선/정리: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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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보 기자 (asd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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