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중일 감독은 대구 경북 출신으로 오직 삼성에서만 선수-코치-감독을 거치며 야구인생을 바쳐온 30년 삼성맨이었다. ⓒ 삼성 라이온즈
삼성 라이온즈가 류중일 감독과 끝내 결별을 택했다.
삼성은 지난 15일 김한수 전 타격 코치의 감독 선임을 공식 발표했다. 이에 팬들은 물론 야구계 역시 당혹스럽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류중일 감독은 2011년부터 삼성 지휘봉을 잡은 이래 올해까지 6시즌 동안 팀을 이끌며 5년 연속 정규시즌 우승, 4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이라는 위업을 달성했다. 삼성 역사상 최고의 감독이자 KBO 역사에도 한 페이지를 새로 쓴 명장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삼성은 올 시즌 주축 선수들의 공백과 전력누수를 메우지 못해 9위로 추락했다. 삼성 역사상 가장 낮은 순위다. 공교롭게도 류중일 감독은 재임 기간 구단 역사상 최고 성적과 최저 순위를 모두 체험하는 진기록을 남겼다.
비록 올 시즌 기대에 미치지 못했지만 삼성의 부진 탓을 류중일 감독에게만 돌릴 수 없다는 분위기가 우세했다. 주축 선수들의 도박 파문과 줄부상, 외국인 선수 흉작 등 여러 악재가 겹친 탓도 있지만, 근본적으로 프런트의 전문성과 위기관리능력이 크게 떨어졌다.
단장도 함께 교체하긴 했지만 류 감독에게는 한 번 기회를 줘야한다는 여론이 많았다. 성적에 대한 최종책임은 감독이 진다고 하지만, 올 시즌 류중일 감독이 팀 전력에 손을 쓸 수 있는 부분은 거의 없었다. 그러나 삼성은 체질 개선을 명분으로 새판짜기의 길을 택했다.
삼성은 제일기획으로 야구단 운영이 이관된 이후 경영 합리화를 명분으로 내세우며 몸집 줄이기에 돌입했다. 그동안 ‘돈 먹는 하마’라는 오명을 뒤집어썼던 스포츠단의 비효율적인 규모를 줄이고 내실을 다지자는 의도는 좋았지만, 갑작스럽게 확 달라진 운영방식에 적응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류중일 감독은 대구 경북 출신으로 오직 삼성에서만 선수-코치-감독을 거치며 야구인생을 바쳐온 30년 삼성맨이었다. 팀에 대한 충성심과 애정, 능력까지 모두 검증된 지도자를, 구단은 5년의 성공보다 1년의 실패에만 무게를 두고 내보냈다. 김한수 신임감독의 역량이나 성공 가능성 여부와는 별개로 오랫동안 동고동락해온 감독이자 팀의 레전드에 대한 예우가 부족하다는 지적은 피할 수 없다.
타격 3관왕에 빛나는 FA 최형우. ⓒ 연합뉴스
설상가상 감독교체 외에도 삼성은 신경써야할 부분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당장 이번 겨울 자유계약선수(FA)로 풀리는 최형우-차우찬의 잔류 여부는 다음 시즌 삼성의 성적을 좌우할 변수다. 둘은 삼성 투타의 핵심이자 올해 FA시장에서도 최대어급으로 평가받는 자원들이다.
모두 잡기 위해서는 최소한 100억 이상의 비용이 필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올해는 FA 우선협상기간도 폐지되며 삼성은 다른 구단과 동등한 위치에서의 경쟁이 불가피하다. 지난해 박석민과 나바로를 모두 놓쳤던 삼성이 이들을 잡는데 얼마나 쓸지도 불투명하다. 하나라도 잃으면 다음 시즌의 반등도 쉽지 않다.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