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나서는 김인식호의 선발 요원들.(사진 왼쪽부터)이대은, 우규민, 양현종, 장원준. ⓒ 연합뉴스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나서는 김인식호가 결국 많은 논란 속에 오승환(세인트루이스)을 발탁하며 마운드를 강화했다. 문제는 뒷문을 강화했음에도 경기 초반을 책임질 마땅한 에이스가 보이질 않는다는 점이다.
오는 3월 개막을 앞둔 WBC에 출전하는 김인식호의 전력은 역대 최약체로 평가받는다. 이미 추신수(텍사스)와 김현수(볼티모어)가 구단의 반대로 출전이 어려워졌고, 박병호와 강정호는 각각 부상과 불미스러운 일로 최종엔트리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이대호가 아직까지 소속팀을 구하지 못한 가운데 메이저리그 출신은 오승환이 유일하다.
가장 큰 문제는 선발진이다. 한 경기를 확실하게 책임져줄 에이스가 눈에 띄지 않는다. 과거 대표팀은 류현진(LA 다저스), 윤석민(KIA 타이거즈), 김광현(SK 와이번스) 등을 앞세워 국제무대에서 승승장구했다.
2008 베이징올림픽 금메달, 2009 WBC 준우승, 2010 광저우아시안게임 금메달, 2014 인천아시안게임 금메달, 2015 프리미어12 대회 우승 등 호성적에는 항상 에이스가 든든하게 버티고 있었다. 이번만큼은 다르다. 김인식호가 우려 속에 출항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현재 대표팀 내 선발 자원은 우규민(삼성 라이온즈), 이대은(전 지바롯데), 양현종(KIA 타이거즈), 장원준(두산 베어스) 정도다. 차우찬(LG 트윈스) 역시 후보지만 선발과 중간을 오가는 전천후로 활약할 가능성이 크다.
10년 가까이 대표팀 마운드를 이끌어온 류현진과 김광현을 2017 WBC에서는 볼 수 없다. ⓒ 연합뉴스/SK
대표팀의 유일한 사이드암 선발인 우규민은 2006 도하아시안게임 때부터 태극마크와는 인연이 깊다. 하지만 정작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두각을 드러내지는 못했다. 2013년부터 3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올리며 2015 프리미어12에서는 활약이 기대됐지만 부상으로 또 다시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2016시즌에는 허리 부상이 겹치면서 6승 11패 평균자책점 4.91로 부진했다. 외국 타자들에게 다소 생소한 사이드암 투수이긴 하나 구속이 빠르지 않다는 것이 약점으로 지적된다.
우완 정통파 이대은 역시 상황이 좋지 않다. 이대은은 지난해 일본야구 1군 무대에서 단 한 경기도 나서지 못했다. 여기에 지난 12일 입대해 4주 훈련을 마친 뒤 대표팀에 합류해 실전감각에 대한 우려가 따른다.
가장 관심을 모으는 것은 올 시즌 200이닝을 돌파하며 최고의 활약을 펼친 양현종의 몸 상태다.
최근 ‘재활’이라는 단어로 인해 벌어진 해프닝의 주인공이기도 한 양현종은 큰 부상이 없다면 당연히 대표팀의 1선발 후보다. 다만 전형적인 슬로스타터 양현종이 WBC 개막에 맞춰 얼마나 빨리 몸 상태를 끌어 올릴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지난해 많은 이닝을 소화한 뒤 한 달이나 앞서 몸 상태를 끌어올리는 양현종이 WBC에서 쌩쌩한 공을 던질 수 있을지도 장담하기 어렵다.
그나마 가장 기대를 할 수 있는 선수는 장원준이다. 장원준은 2015 프리미어12에 참가해 대표팀의 초대 우승을 견인했다. 당시 도미니카공화국과의 경기에서 7이닝 1실점 했고, 8강전에서는 쿠바의 강타선을 상대로 4.2이닝 2실점하며 승리의 주춧돌을 놓았다.
2015시즌을 앞두고 FA 자격을 얻어 두산으로 팀을 옮긴 뒤 성적도 계속 좋아지고 있어 그에게 거는 기대가 이번에도 크다. 다만 사실상 주축 선수로는 처음 나가는 WBC에서 그의 구위가 통할 수 있을지는 물음표다. 그는 지난 2013년WBC에서는 단 한 경기에 나와 3.2이닝 2실점으로 부진했다.
온갖 악재 속에 이제 막 닻을 올린 김인식호의 선발 자원들이 과연 WBC에서 제 기량을 발휘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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