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리홈에게 판정승 거두고 UFC 페더급 초대 챔피언이 된 데 란다미(왼쪽). ⓒ 게티이미지
홀리홈(35·미국)을 힘겹게 누른 저메인 데 란다미(32·네덜란드)가 UFC 초대 여성 페더급 챔피언에 등극했다.
데 란다미는 12일(한국시각) 미국 뉴욕 브루클린 센터에서 열린 ‘UFC 208’ 메인이벤트에서 전 여성 밴텀급 챔피언 홀리 홈과 접전을 펼친 끝에 심판전원일치 판정승(48-47, 48-47, 48-47)으로 꼭대기에 올랐다.
안정적인 경기운영 능력이 돋보였다. 홀리 홈이 복싱 챔피언답게 날카롭고 빠른 펀치와 장기인 킥을 섞으며 난타전을 유도했지만, 데 란다미는 리치의 우위를 바탕으로 자신의 리듬을 지키며 경기를 이끌어갔다.
복싱 챔피언, 킥복서 출신이라는 점에서 둘은 테이크다운이나 그라운드에 대한 의식은 크게 하지 않고 강력한 타격전을 펼쳐 보였다.
홈은 2015년 론다 로우지를 쓰러뜨린 헤드킥과 펀치로 데 란다미를 압박했다. 데 란다미는 거칠게 치고 들어오기를 기다렸다는 듯 적시에 안면에 오른손 펀치를 수차례 꽂았다. 유효타에서 크게 앞선 것도 이런 경기운영 능력이 있어 가능했다.
론다 로우지를 꺾고 챔피언에 등극해 장기집권 전망을 낳았던 홀리 홈은 테이트와 셰브첸코에게 무릎을 꿇은 뒤 신설된 페더급에서 재기를 꾀했지만 그것도 뜻대로 되지 않았다. 3연패에 빠진 홀리 홈이 다시 챔피언에 도전하기 위해서는 먼길을 돌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밴텀급에서 2연승을 달리다가 UFC 페더급 초대 챔피언이 된 데 란다미는 한 경기로 챔피언에 등극하는 행운을 누렸다. 킥복싱 전적이 37전 37승(14KO)에 이를 정도로 높은 레벨의 타격가인 데 란다미는 스텝도 좋고 원거리 타격전에도 능하다. 이날 경기에서 드러났듯, 순간적으로 파고들어 묵직하게 가하는 타격도 위협적이다.
UFC 여성부 페더급 신설을 요구했던 크리스 사이보그(왼쪽). ⓒ 게티이미지
그러나 크리스 사이보그의 존재를 생각하면 갑갑하다.
UFC 여성부 페더급의 주인(?)은 사실상 지구상에 가장 강한 여자로 꼽히는 크리스 사이보그(31)이기 때문이다. 감량의 고통을 호소하던 사이보그는 UFC 측에 "페더급 신설이 아니라면 다른 단체와 계약하겠다"는 엄포를 놓기도 했다. UFC에서는 사이보그를 ‘모시기’ 위해 체급까지 신설했다.
지난해 12월 약물검사에서 이뇨제 양성반응이 나와 홀리 홈과 데 란다미의 타이틀전이 성사됐지만 사이보그는 곧 출전이 가능하다. 약물이 치료목적이라는 점을 인정받아 출전정지징계를 받지 않게 됐기 때문이다. UFC 측도 “홀리 홈-데란다미전 승자가 사이보그와 매치를 치를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도 사이보그는 옥타곤 근처에서 둘의 경기를 지켜봤고 팬들에게 인사를 ㅘ며 포스를 자랑했다.
데 란다미가 옥타곤 인터뷰에서 “손 수술을 받은 후 사이보그와 붙겠다”고 말해 다소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이지만, 사이보그의 존재를 생각하면 데 란다미는 챔피언 벨트를 잠시 맡고 있는 모양새다. 그만큼 사이보그는 초강자다. 너무 강해 국내 UFC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싸형”으로 불리기도 한다.
사이보그는 스트라이크포스에서 여성 페더급 챔피언에 등극했고, 현재는 인빅타 FC 페더급 챔피언 벨트를 두르고 있다. 10년 넘게 한 번도 패하지 않으며 17승을 쌓았다. UFC에서는 맞는 체급이 없어 계약 체중으로 두 번의 매치를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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