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구속]삼성생명·화재 차기 수장 선임 예측불허
김창수·안민수, 이미 임기 종료…사장단 인사 연기에 '유임 중'
이재용 부회장 구속 가운데 정기 주총에서 어떻게든 결정내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결국 구속되면서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를 이끌 차기 수장은 사실상 그룹 총수의 부재 속에 결정될 운명을 맞았다.
두 회사 모두 다음 달 안에 열릴 것으로 보이는 주주총회에서 반드시 차기 최고경영자(CEO)를 결판내야하는 상황이다. 결국 두 거대 보험사의 다음 사장들은 이 부회장이 자리를 비운 가운데 불안한 신호탄을 쏴야하는 처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1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김창수 삼성생명 사장과 안민수 삼성화재 사장의 임기는 각각 지난 1월 28일과 27일에 종료됐다.
그럼에도 김 사장과 안 사장은 자리를 떠나지 못한 채 현재까지 임시로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특별검사팀 수사의 칼날이 삼성으로 향하면서 그룹 사장단 인사가 무기한 연기된 까닭이다.
하지만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이 같은 '임시 사장' 체제를 한 달 안에 끝나야만 한다. 이미 임기가 끝난 김 사장과 안 사장이 대표이사를 수행할 수 있는 마지노선은 다음 정기 주주총회이기 때문이다. 통상 3월 중순에 열리는 정기 주총에서 김 사장과 안 사장을 유임하든, 아니면 다른 인물을 선임하든 간에 매듭을 지어야만 하는 상황이다.
이렇게 되면 삼성그룹 양대 보험사의 차기 대표이사는 그룹의 최고 결정권자가 없는 와중에 자리하게 될 것이 확실시된다. 이 부회장이 전격 구속되고 이제 막 재판 준비로 돌입하기 시작하는 시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한 달이라는 시간은 코앞으로 다가와 있는 현실이다.
결국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의 다음 수장은 마지막 순간까지 예측하기 힘든 국면으로 치닫는 형국이다. 특히 두 회사가 삼성그룹 금융계열사의 핵심일 뿐 아니라, 각각 국내 생명·손해보험업계의 최대 보험사라는 점에서 이목은 더욱 집중된다.
전례에 비춰 보면 김 사장이 물러나고 안 사장의 삼성생명 사장으로 자리할 것이라는 설이 설득력을 얻고 있었다. 배정충 삼성생명 전 부회장과 이수창 생명보험협회 회장, 김 사장 등 전직 삼성생명의 CEO들은 모두 삼성화재에서 대표이사를 수행한 뒤 삼성생명의 수장으로 자리를 옮긴 바 있다.
변수는 김 사장의 연임 여부다. 김 사장은 임기 동안 삼성생명을 순조롭게 이끌어 왔고, 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핵심인 삼성생명의 그룹 내 금융계열지주화 작업을 수행해 왔다는 점에서 연임설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이 때문에 보험업계에서는 김 사장이 연임하게 되면 안 사장 역시 동반 연임할 것이라는 시나리오가 제기되기도 했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관계자는 "연임이든 아니든 다음 주총에서는 결정을 내려야 하는 상황"이라며 "예정대로 열릴 정기 주총 자리에서 절차에 따라 다음 사장이 확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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